본문 바로가기

축구

이영표 예언 해설, KBS 월드컵 시청률 1위 원인

브라질 월드컵 최대의 화제는 이영표 예언이 아닐까 싶다. 스페인이 네덜란드에게 1-5로 대패하면서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대회 이전에 스페인 몰락을 예상했던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영표 예언'으로 화제를 모으게 된 것. 그 이후 특정 경기에서 스코어를 맞추거나 한국 경기에서 꼽았던 키 플레이어가 실제로 맹활약을 펼쳤다. 16강 브라질-칠레전에서는 경기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정확하게 맞췄다.

 

여론에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승리팀을 잘 맞춰서 화제가 되었던 문어를 빗대서 '문어 영표'라는 수식어가 등장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영표 해설위원의 말솜씨가 뛰어났다. KBS 월드컵 시청률 1위의 결정적 원인은 이영표 해설위원의 역량이 매우 컸다.

 

[사진=이영표 KBS 해설위원(오른쪽)이 방송하는 모습 (C) 나이스블루]

 

이영표 해설위원의 예언은 한국 대표팀 일정이 끝난 이후에도 화제가 됐다. 16강 브라질-칠레 경기에서 브라질이 연장전 끝에 2-1로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브라질-칠레 경기는 스코어를 맞추지 못했다. 실제로는 브라질이 연장전까지 칠레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접전 끝에 이겼다. 하지만 두 팀이 연장전까지 막상막하의 접전을 펼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팀의 네임벨류와 개최지를 놓고 보면 브라질이 이길 것 같았으나 실제 경기 흐름은 대등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의 예지력과 경기 흐름을 읽는 감각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이영표 해설위원이 브라질 월드컵 전경기 스코어를 정확히 맞추지는 못했다. 승무패보다 스코어 적중이 더 어렵다. 그럼에도 '이영표 예언'이 여론의 꾸준한 주목을 끌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이영표 해설위원의 견해에 설득되었기 때문. 이영표 해설위원의 생각이 무조건 맞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한국이 탈락한 뒤 "월드컵은 경험하는 것이 아닌 증명하는 자리"라는 이영표 해설위원 일침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것을 봐도 그의 말솜씨는 역대급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공중파 3사의 시청률 경쟁이 치열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SBS가 독점 중계를 하면서 차범근 전 MBC 해설위원 영입에 성공했다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공중파 3사가 모두 생중계를 했다. 이 때문에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멤버들이 공중파 3사 해설위원 및 방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시청률 경쟁이 붙었다. SBS는 차두리&박지성, KBS는 이영표&김남일, MBC는 안정환&송종국 해설위원을 영입했다. 그중에 차두리 해설위원은 자신의 아버지 차범근 해설위원과 더불어 SBS, 이영표 해설위원은 KBS, 안정환&송종국 해설위원은 MBC 메인급으로 활동했다.

 

시청률 경쟁의 승자는 이영표 해설위원의 KBS였다. 한국 경기에서 KBS 시청률이 다른 방송사들을 압도하면서 '이영표 효과'를 누렸다. 그런데 KBS는 당초 시청률 경쟁에서 취약했다. 월드컵 개막 무렵까지는 그동안 대표팀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SBS 스포츠)에 걸쳐 축구 중계를 활발히 했던 SBS, 일요일 인기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출연중인 안정환과 송종국을 앞세운 MBC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KBS의 경우 조우종 캐스터가 다른 방송사 메인급 캐스터들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도 약점으로 꼽혔다. 여론에서는 '배성재vs김성주' 캐스터 맞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영표 예언이 눈길을 끌으면서 시청률 경쟁 구도가 KBS 우세로 역전됐다. 예언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스토리가 전해졌던 만큼 이 글에서는 예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생략한다. 어쨌든 이영표 예언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이영표 해설위원의 발언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가 해설하는 경기를 지켜보게 됐다. 그 이후 '이영표 해설을 계속 듣고 싶다'는 신뢰감이 형성되면서 KBS가 브라질 월드컵 시청률 1위로 올라섰다.

 

반면 SBS는 차범근 해설위원과 차두리 해설위원의 해설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지 못했고(차범근&차두리 부자 콤비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김성주 캐스터와 함께 MBC 해설진으로 활동했다.) MBC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3인 중계가 시끄러워서 경기 집중이 잘 안됐다. 이는 글쓴이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2인 중계였던 KBS의 경우 이영표 해설위원이 경기 상황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가 많았다. 3인 중계였다면 다른 해설위원이 어떻게 말을 하는지 들으면서 자신의 멘트를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을 것이다. KBS가 월드컵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데 있어서 이영표 해설위원의 역량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