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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하메스 로드리게스, 콜롬비아 월드컵 돌풍 이끌다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는 라다멜 팔카오였다. 그가 부상으로 브라질 월드컵에 불참하면서 콜롬비아의 전망이 불투명했으나 기우에 그쳤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원맨쇼가 조별 본선에 이어 16강에서도 이어졌다. 우선, 선수 명칭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국립 국어원이 최근에 발표한 브라질 월드컵 선수명 한글 표기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James Rodriguez는 제임스 로드리게스가 아닌 하메스 로드리게스로 표기됐다.

 

로드리게스는 콜롬비아의 브라질 월드컵 8강 진출의 주역으로 꼽힌다. 조별본선 3경기와 16강 우루과이전을 포함한 4경기 모두 골을 터뜨리면서 총 5골 작렬했다. 현 시간을 기준으로 브라질 월드컵 득점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브라질 네이마르,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독일 토마스 뮐러의 4골을 넘어섰다.

 

[사진=하메스 로드리게스 (C)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sm-fc.com)]

 

사실, 로드리게스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축구 스타가 아니었다. 콜롬비아하면 떠오르는 축구 선수는 팔카오였다. 더욱이 콜롬비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떨치지 못하면서 콜롬비아 축구를 잘 아는 축구팬이 많지 않았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브라질 월드컵 이전까지 로드리게스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어쩌면 누군가는 로드리게스가 이번 대회에서 골을 잘 넣어서 공격수로 인식할지 모를 일이다. 실제로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윙어를 모두 소화한다.

 

로드리게스는 유럽 축구의 떠오르는 영건이다. 지난해 여름 FC 포르투에서 AS모나코로 둥지를 틀었을 때의 이적료가 무려 4500만 유로(약 622억 원)였다. 그 이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같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았으나 차기 행선지는 프랑스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승격했던 AS 모나코로 결정됐다. 그 팀이 2011년 12월 러시아 자본에 인수되면서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했고 2013/14시즌부터 1부리그에서 올라오자 로드리게스와 팔카오 같은 대형 선수들을 여러 명 영입했다.

 

 

 

 

무엇보다 로드리게스 이적료가 4500만 유로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돈은 2013년 여름 이적시장 최다 이적료 6위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같은 시기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아스널로 떠났던 독일의 에이스 메수트 외질 이적료 5000만 유로(약 691억 원)보다 500만 유로 부족할 뿐이다. 이는 로드리게스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성장할 잠재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그는 15세였던 2006년 콜롬비아 2부리그 엔비가도 FC에 입단했으며 2008년에는 아르헨티나 반필드, 2010년에는 포르투갈 FC 포르투로 이적했다.

 

로드리게스는 FC 포르투에서 뛰었던 3시즌 동안 다양한 장점을 과시했다. 빠른 순발력과 감각적인 발재간을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상대 팀 선수를 뚫는 돌파까지 시원스럽다. 패싱력과 크로스, 볼 키핑까지 빼어나면서 정교한 킥력까지 자랑했으며 왼발을 자주 쓴다. 2011/12시즌과 2012/13시즌에는 포르투갈 수페르리가에서 각각 13골, 10골 넣으며 미드필더로서 부족하지 않은 득점력을 과시했다. 우수한 경기력을 거듭할수록 자신의 가치가 커지면서 유럽 주요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았고 FC 포르투에 4500만 유로를 제시했던 AS모나코로 소속팀이 결정됐다.

 

어쩌면 로드리게스는 2013/14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는 첼시의 주전급 선수로 뛰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럴 역량이 충분했던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AS모나코 이적도 나쁘지 않았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붙박이 주전을 보장받을 클럽에서 뛰는 것이 중요했다. AS모나코에서는 리게 앙 34경기 9골 12도움 기록했다. 팀의 리게 앙 2위 및 2014/1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일등 공신이 됐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맹활약으로 유럽 클럽들의 이적설이 끊임없이 제기 될 것으로 예상되나 AS모나코가 비싸게 영입한 선수라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는 잔류에 무게감이 실린다.

 

로드리게스는 브라질 월드컵 4경기 연속골을 기록중이다. C조 본선에서 그리스전 1골, 코트디부아르전 1골, 일본전 1골 2도움에 이어 16강 우루과이전에서 2골 터뜨렸다. 월드컵을 통해 이른바 미들라이커로 진화했다. 향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처럼 2선에서 활동하면서 꾸준히 골을 터뜨리거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는 대형급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줬다. 유럽 축구에서 활약할 때보다 기량이 더 만개한 것 같은 느낌이다. 콜롬비아를 8강에 올려 놓았던 로드리게스가 8강 브라질전에서 물오른 공격력을 과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