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한국 러시아, 손흥민 골 보고 싶은 경기

한국 러시아 맞대결이 드디어 펼쳐진다. 지난해 11월 19일 평가전 이후 7개월 만에 A매치에서 맞붙게 됐다. 그때는 한국이 러시아에게 1-2로 패했으나 이번에는 월드컵 본선 첫 경기다. 양팀 모두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멤버로 격돌한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 H조 4팀의 전력 차이가 다른 조에 비해 크지 않은 특성상 1차전을 이기는 팀이 16강 진출에 유리할 수 있다.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얻어야 한다.

 

일부 여론에서는 한국의 최근 A매치 2연패가 연막 전술이기를 바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이 두 경기 모두 사실상 베스트11을 가동했음에도 패한 것이 석연치 않았다. 벌써부터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한국이 월드컵에서 잘하기를 바라는 팬들도 많다. 특히 러시아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한국의 러시아전 승리를 원하면 이 글을 추천해주세요. 손가락 버튼 누르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펼쳐졌던 브라질 월드컵 경기에서 두드러진 특징이 하나 있다면 에이스들이 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네이마르는 2골 넣으며 브라질 3-1 역전승을 주도했고 그와 같은 FC 바르셀로나 소속의 알렉시스 산체스는 1골 1도움 기록하며 칠레의 3-1 승리를 공헌했다. 카림 벤제마는 2골에 자책골 유도까지 더해지면서 프랑스 3-0 완승을 이끌었고 리오넬 메시 결승골은 경기 내용이 아쉬웠던 아르헨티나 2-1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토마스 뮐러의 포르투갈전 해트트릭도 빼놓을 수 없다.

 

축구팬들은 슈퍼스타가 골을 넣는 짜릿한 장면을 보고 싶어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에이스들이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축구팬들의 기대치를 채워졌다. 그렇지 않은 케이스가 있음에도 지금까지 펼쳐졌던 경기에서는 에이스의 득점이 승부의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개인보다 팀 플레이가 강조된 경향이 뚜렷했던 4년 전 남아공 월드컵보다 차이가 있다. 그 대회에서 골이 없었던 메시가 이번 대회에서는 철저히 자신의 능력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한국과 러시아의 승부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는 에이스 맞대결이 될 것이다. 에이스가 얼마나 잘하면서 동료 선수들의 확실한 지원을 얻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 한국의 에이스는 손흥민이며 러시아 에이스는 알렉산더 케르자코프, 알렉산더 코코린이라고 봐야 한다. 러시아의 경우 신구 에이스가 서로 공존했다. 올해 32세의 케르자코프는 러시아 최고의 골잡이이며 올해 23세의 코코린은 러시아 축구의 떠오르는 영건이다. 만약 한국전에서 케르자코프의 선발 출전이 성사되면 코코린은 왼쪽 측면 공격을 맡는다.

 

사실, 한국 공격진에서는 손흥민 이외에는 지속적으로 골을 넣어줄 인물이 마땅치 않다. 박주영은 그동안 소속팀에서 긴 부진에 시달렸고 구자철은 2013/14시즌 경기력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이청용은 자신의 득점보다는 팀 플레이에 주력하는 성향이다. 손흥민이 러시아 수비를 위협하면서 활발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손흥민은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기 쉽다. 특히 러시아는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손흥민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침투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은 2013/14시즌 레버쿠젠에서 충분히 겪었다. 이제는 과거보다 연계 플레이가 늘어나면서 동료 선수들의 골 기회를 잘 만들어냈다. 문제는 박주영과 구자철 같은 한국 중앙 공격진의 경기력이 지금까지 좋지 않았다. 손흥민이 자신의 철저한 개인 역량으로 골을 넣어줄 필요가 있다. 골 욕심을 부리더라도 최소한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에이스 분전이 눈에 띄는 추세를 놓고 보면 러시아전에서는 손흥민 골을 보고 싶다.

 

변수는 손흥민에게 얼마나 양질의 패스가 향하면서 그의 수비 가담을 줄이느냐 여부다. 손흥민이 골 생산에 전념할 분위기를 동료 선수들이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월드컵 직전까지 수비 불안을 이겨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레버쿠젠도 후방이 자주 허물어지면서 손흥민의 수비 가담이 늘어나면서 활동 반경이 밑쪽으로 향했다. 이러한 상황이 한국과 러시아의 맞대결에서 재현되어서는 안된다. 어느 선수든 혼자서 많은 것을 할 수 없다. 손흥민이 맹활약 펼치는 여건을 한국 선수들이 잘 마련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