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 대표팀이 오는 22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북한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현재 3승2무를 기록하며 조 선두에 올라있는 한국은 이미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남북대결'로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될 북한전은 무난하게 3차 예선의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북한전을 앞둔 한국은 여러 악재로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열흘 넘게 진행된 원정경기와 장거리 비행 이동에서 따르는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 피로감, 시차 적응이 선수들을 괴롭히는 것. 여기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부상 후유증을 호소했으며 최근에는 대다수 선수들이 집단 식중독으로 고생해 거의 전방위적인 부분에서 악재와 싸우고 있다.

이러한 온갖 어려움을 딪고 승리해야 할 북한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해야 할 선수가 바로 '축구 천재' 박주영(23, 서울)이다. 북한 골잡이 정대세(가와사키)와의 맞대결 역시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나 그의 북한전 활약에 따라 향후 국가 대표팀에서의 입지와 영향을 좌우할 수 있어 '북한전 맹활약'이 반드시 전제될 수 밖에 없다.

물론 박주영은 북한전 승리를 이끌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지난달 31일 요르단전을 비롯한 최근 A매치 3경기에서 주전 원톱을 소화하며 페널티킥 2골을 넣었다. 그러나 자신이 만들어낸 필드골이 없는데다 자신의 장점이었던 골 결정력과 볼 키핑, 움직임 등이 청소년대표팀 시절보다 위력이 떨어진 것. 북한전을 앞둔 그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박주영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대표팀 포지션이 애매한 것. 그는 2005년 국가대표팀 시절부터 지금까지 윙 포워드와 원톱 위치를 골고루 오갔으나 청소년대표팀과 FC서울에서의 걸출했던 활약을 뽐내지 못했다. 투톱의 처진 공격수로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는 자신의 스타일이 오랫동안 스리톱을 고수했던 국가 대표팀 전력에 부합되지 않은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북한전에서의 박주영 포지션 역시 애매한 상황. 그는 20일 팀 훈련에서 윙 포워드를 맡았으며 고기구(전남)가 원톱 자리를 맡았다. 지난 3월 26일 북한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그가 어느 위치에서 상대팀 선수들을 상대할지 오리무중이다.

그동안 박주영은 허정무호 출범 이후 '붙박이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북한전 활약 여부에 따라 다른 선수에게 자리를 내줄 수 있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될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조재진(전북) 염기훈(울산)이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신영록과 서동현, 하태균(이상 수원) 조동건(성남) 같은 젊은 공격수들의 국가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따라서 박주영은 북한전에서 '축구 천재'의 재능과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만 앞으로 치열해질 대표팀 공격수 생존 경쟁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어느 포지션을 맡더라도 상대팀 선수들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허정무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그래야 국가대표팀이 자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공격 전술을 구사할 수 있으며 그동안 침체에 빠졌던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허정무호는 끊임없는 '스위칭 공격'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박주영이 동료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와 유기적이고 활발한 스위칭을 통해 상대팀의 견고한 수비망을 뚫고 골 넣을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면 '축구 천재'라는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낼 기회가 생긴다. 그가 북한전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준다면 허정무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를 받는 것은 물론 대표팀에서의 영향력과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그동안 여론에서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에 시달렸던 박주영. 그가 북한전을 통해 자신에게 드리워진 우려의 눈빛을 걷어낼 수 있을지, 향후 대표팀에서 매력적이고 우선적인 공격 카드로 쓰일지 진정한 '축구 천재'의 능력을 이번 경기에서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