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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 피파랭킹, 57위 당연한 성적인 이유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14년 6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하 피파랭킹)이 57위로 집계됐다. 547점으로 말리와 함께 공동 57위를 기록했다. 5월 랭킹 55위에 비해서 두 계단 하락했던 것. 지난 5월 28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졌던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던 것이 랭킹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홍명보호는 피파랭킹이 50위권 후반에 속하는 상태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임하게 됐다.

 

피파랭킹 57위에 속하는 한국의 순위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 출전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낮다. B조에 속한 호주가 526점으로 62위를 기록하며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는 32개 국가 중에서 가장 최하위이며 그 다음이 한국이다. 한국 피파랭킹에 대하여 '왜 이렇게 낮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으나 축구 대표팀의 전체적인 경기력을 놓고 보면 당연한 성적이다.

 

 

[한국 피파랭킹 요점 정리 (C) 나이스블루 정리]

 

우선, 홍명보호의 브라질 월드컵 성적이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월드컵에서 예상외 선전을 거듭하면서 피파랭킹이 대폭 향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난 5월 튀니지전까지의 경기력을 떠올리면 피파랭킹 57위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이 사실이다. 잘했을 때와 못했을 때의 경기력 편차가 컸으며 유럽파가 빠졌을 때의 공백도 효과적으로 메우지 못했다. 심지어 튀니지전에서는 공격의 맥이 자주 끊기면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얻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의 A매치 결과를 봐도 피파랭킹 50위권 이내 진입은 어려워보였다. 2013년 A매치에서는 15전 5승 4무 6패를 기록했다. 평가전에서는 8전 3승 1무 4패, 동아시안컵에서는 3전 1무 2패,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4전 2승 1무 1패를 나타냈다. 심지어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2승을 올렸을 때는 경기 내내 졸전을 거듭했다. 카타르전에서 경기 막판 손흥민 결승골이 없었다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상대 팀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한국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2014년 A매치에서는 5전 2승 3패를 기록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1-0, 그리스전에서 2-0 승리를 거두었으나 멕시코전 0-4, 미국전 0-2, 튀니지전 0-1 패배가 아쉬웠다. 5경기 동안 3골에 그쳤으며 패했을 때는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결과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경기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경기에서 많이 패배할지라도 선수들이 열심히 뛰면서 다음에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감을 축구팬들에게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을 향한 여론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

 

지금까지는 피파랭킹이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 월드컵 본선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이후 수준 높은 팀들과 지속적으로 A매치를 개최하는데 있어서 피파랭킹을 통해 '한국 축구의 실력이 이렇게 좋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쏠리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거나 또는 강팀과의 A매치 대결 성사가 탄력받을지 모를 일이다. 한국의 피파랭킹이 끊임없이 치솟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