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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경제

서울시 교육감 조희연 당선이 반가운 이유

2014년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는 당초 서울시장 선거가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박원순 vs 정몽준' 맞대결이 많은 눈길을 끌었죠. 선거 이틀전 JTBC 뉴스9에서 토론회를 했을 정도로 과연 누가 한국의 수도 서울의 4년을 짊어질 시장이 될지 여론의 관심이 컸습니다. 그때 생중계를 봤던 저로서도 두 후보의 토론 분위기가 긴장감 넘치게 느껴졌는데 특히 농약급식에 대한 공방전이 치열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예상된 흐름이었다고 봅니다. 박원순 당선자가 지지율에서 확고한 우세를 점한 끝에 지방선거에서 이겼으니 말이죠. 애초부터 박원순 당선자가 서울시장을 계속 하기를 바라는 서울시민들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서울시장을 잘했으니까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는 서울시장 선거가 아닌 서울시 교육감 선거였습니다.

 

 

[사진=6월 4일 지방선거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인물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가 됐습니다. 조희연 당선자의 승리를 예상했던 사람은 드물었죠. 이 사진은 청계천에서 지방선거가 홍보되었을때의 모습입니다. (C)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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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당선자가 서울시 교육감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와 달리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1위 질주를 계속 이어갔던 것도 아닙니다. 고승덕 후보와 문용린 후보에 비하면 인지도가 높지 않았었죠. 아시다시피 고승덕 후보는 그동안 TV에 많이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호감을 얻었으며 한때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문용린 후보는 현 서울시 교육감이죠. 여론조사에서는 고승덕 후보가 1위였고 문용린 후보가 2위였습니다. 이때까지 조희연 당선자 승리를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겁니다.

 

사실, 저는 조희연 당선자를 잘 몰랐습니다. 진보 성향의 서울시 교육감 후보인 것 외에는 아는게 없었죠. 서울시장 선거 외에는 별 다른 관심이 없었으며 박원순 당선자 외에는 표를 주고 싶을 만한 인물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도 서울시장 선거에 비해 여론 분위기가 묻혀서 관심이 크지 않았죠.

 

 

 

 

그런데 지난 주말 고승덕 후보의 딸이 페이스북을 통해 올렸던 글이 서울시 교육감 선거의 엄청난 반전이 됐습니다. 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고승덕 후보가 서울시 교육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해당 글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어서 이 글에서는 길게 언급하지 않겠지만 고승덕 후보를 향한 여론의 분위기가 싸늘했습니다. 저도 여론의 생각과 동일하고요. 서울시 교육감은 보수와 진보 성향을 떠나서 서울의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되어야 하니까요.

 

고승덕 후보 딸 페이스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웠을 때 조희연 후보 아들이 다음 아고라에 올렸던 글이 여론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현재 해당 글의 조회 수를 확인해봤더니 48만 회를 넘었더군요. 1만 3,564명이 추천했으며 댓글도 3,534개가 달렸습니다.(6월 5일 오후 1시 기준) 저는 그 글을 보면서 조희연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이런 분이 반드시 서울시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개인적인 생각을 하나 더 보태면, 조희연 당선자 같은 인물이 한국 정치권에 많았으면 사회가 발전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 조희연 당선자의 슬로건이었던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는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경쟁에 치우쳤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 잘해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각종 불이익이 가해졌던 것이 한국 교육의 현실이었으니까요.(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밤 늦게까지 야간자율학습(야자) 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나라의 기존 교육 분위기에 대하여 문제점을 인식하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조희연 당선자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경쟁을 유도하는 분위기를 많이 해소시킬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보내면서 올바르게 성장하는 토대를 조희연 당선자가 잘 마련해줬으면 좋겠어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이긴 지역이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진보의 압승이었죠.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당선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