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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바란 시메오네 충돌, 누구의 잘못인가?

마드리드 더비가 펼쳐졌던 20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센터백 라파엘 바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사령탑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의 충돌 장면이 있었다. 경기 도중 선수와 상대 팀 감독이 서로 격렬한 설전을 벌이는 것은 매우 드물다. 두 팀의 120분 명승부와 달리 두 사람의 충돌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오점이 됐다.

 

우선, 레알 마드리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4-1로 제압했다. 0-1로 질뻔했던 경기를 후반 48분 세르히오 라모스 동점골에 의해 극적으로 패배를 모면했고, 연장 후반에는 3골을 몰아 넣으며 우승을 눈 앞에 두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좌절시켰다. 문제는 경기 끝나기 직전이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과 (C) 나이스블루 정리]

 

상황은 이랬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4-1로 앞서면서 양팀 선수들이 킥오프를 준비하러 자신의 위치로 이동했을 때 공이 하프라인 밑에 놓여졌다. 공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바란이 공을 오른발로 찼는데 그 방향이 상대편 벤치에 있는 시메오네 감독으로 향했다. 이때 시메오네 감독은 바란이 있는 쪽으로 공을 강하게 차면서 격분한 모습을 보이며 그라운드 안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서로 충돌하게 된 것이다.

 

바란과 시메오네 감독의 충돌은 오래가지 않았다. 양팀 선수 및 관계자들이 말리면서 신경전이 수습되었던 것. 주심은 바란에게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었고 시메오네 감독에게는 퇴장 조치를 취했다. 카드 색깔만을 놓고 보면 시메오네 감독이 가장 잘못을 한 것처럼 보인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지 않은 상황에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온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잘못했던 인물은 바란이었다. 시메오네 감독쪽으로 공을 찼던 것이 충돌의 빌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그 장면을 봤던 사람마다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겠지만 빌미를 제공한 것 자체가 석연치 않았다. 1-4 패배에 직면했던 시메오네 감독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었다. 바란의 불필요한 행동이 시메오네 감독까지 퇴장 당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UEFA 챔피언스리그와 스페인 국왕컵 챔피언이 되면서 한 시즌에 두 번의 우승을 달성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달성하며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양강 체제를 무너뜨렸으며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도 값진 성과다. 2013/14시즌 유럽 축구는 마드리드의 두 팀이 평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