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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라 데시마, 레알 마드리드 10회 우승의 위엄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에게 돌아갔다. 레알 마드리드는 결승에서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연장 접전 끝에 4-1로 승리하며 챔피언스리그 최초로 통산 10회 우승을 이룩했다. 2001/12시즌 우승 이후 12시즌 만에 유럽 챔피언이 되면서 지긋지긋했던 아홉수에서 벗어나 '라 데시마(La Decima)'를 달성했다.

 

라 데시마는 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을 뜻한다. 시즌 3관왕을 뜻하는 트레블보다 달성하기 힘든 업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유럽 축구에서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 컵대회 우승을 통해 트레블을 이루었던 팀들이 몇몇 있었다면 라 데시마는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 최초다.

 

 

[사진=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C) 나이스블루]

 

레알 마드리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클럽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정상급 클럽이라는 자부심과 더불어 20세기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7번 달성했다. 1955/56시즌부터 1959/60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 전신이었던 유로피언컵 5연패 달성을 통해 오래전부터 유럽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1965/66시즌과 1997/98시즌에도 정상에 오르면서 스페인과 유럽 최고의 클럽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21세기 이후에는 세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1999/2000시즌, 2001/02시즌, 2013/14시즌 정상에 등극했던 것. 특히 올 시즌 우승을 통해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와 더불어 21세기 이후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3회) 타이 기록을 세웠다. 지난 몇 시즌 동안 'FC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가 굳어졌던 흐름도 이제는 '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 구도로 역전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와의 맞대결에서 우세를 나타냈으며 올 시즌 국왕컵 결승에서는 FC 바르셀로나를 꺾고 우승을 달성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의미있는 이유는 갈락티코 2기가 유럽 제패를 위한 학수고대 끝에 드디어 정상에 올랐던 결실을 맺었다는 점이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2009년 6월에 복귀한 이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카(현 AC밀란), 카림 벤제마, 사비 알론소, 메수트 외질(현 아스날), 루카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 등 대형 선수 영입에 거금을 투자하며 갈락티코 2기를 구성했다.

 

갈락티코 2기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2009/10시즌까지 6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이라는 불명예와 더불어 그 시즌에는 무관에 그쳤다. 심지어 카카는 부상 및 부진으로 신음하며 먹튀 논란에 빠졌다. 결국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조세 무리뉴 감독(현 첼시)을 영입하며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 3시즌 연속 4강 진출을 이루었다. 올 시즌에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하며 유럽 정복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드디어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레알 마드리드 다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횟수가 많은 팀은 AC밀란이다. 현재까지 총 7회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라 데시마의 기쁨을 누리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올 시즌 세리에A 8위 부진으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다.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두 번째로 라 데시마를 달성하는 팀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10회 우승 위엄은 앞으로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