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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브라질 월드컵 명단, 런던 세대 15명 의미는?

브라질 월드컵에 나설 한국 축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23인의 특징은 2년 전 런던 올림픽을 경험했던 선수들이 다수 포진했다. 23명 중에 절반이 넘는 12명이 런던 올림픽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었던 선수들이다. 본선에 뛰지 못했으나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동하며 홍명보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인물도 3명(김승규, 홍정호, 한국영) 더 있다. 따라서 국가 대표팀에는 런던 세대가 15명이나 포진했다. 올림픽 동메달 멤버들이 이제는 월드컵 돌풍을 꿈꾸게 됐다.

 

물론 올림픽에서 잘했다고 월드컵에서 무조건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올림픽은 23세 이하 선수들(와일드카드 최대 3명 포함)이 참가하는 대회이며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축구 대표팀을 가리는 상징성이 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 구성원 중에 절반 이상이 올림픽 동메달을 달성했던 경험은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 선수들에게 없는 장점이다.

 

 

[사진=박주영 (C) 왓포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watfordfc.com)]

 

사실, 한국의 월드컵 최종 명단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 소위 말하는 홍명보 감독의 인맥 축구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 및 파주 NFC 훈련(이른바 '박주영 황제훈련'으로 일컫는)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의 관계에 대한 구설수가 오르내리는 중이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에서 고려대 출신 선수는 박주영 단 한 명뿐이다. 아울러 박주영은 그리스 원정 맹활약을 통해 대표팀 원톱에 걸맞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홍명보 감독이 고려대 출신 선수를 선호한다'(혹은 비슷한 뉘앙스로)는 일부 여론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런데 브라질 월드컵 명단에 런던 세대가 많은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출신 선수들을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될 만한 사안이다. 박주호, 이명주 최종 엔트리 탈락과 맞물려 홍명보 감독의 최종 엔트리 선발을 원치 않는 여론의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박주호는 부상으로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고 이명주는 포항에서 잘했던 것과 달리 그동안 홍명보호에서 부진했으며 대표팀 경쟁 자원들에게 밀렸다. 두 선수의 탈락은 홍명보 감독이 지도했던 올림픽 대표팀과는 연관성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홍명보호가 국가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때의 상황을 되돌아봐야 한다. 그때는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막판에 졸전을 거듭하면서 간신히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 침체에 빠진 대표팀의 위기를 구할 시간은 1년에 불과했다. 더욱이 대표팀 A매치 횟수는 한정되었으며 거스 히딩크 전 감독 시절과 전혀 다르다. 홍명보 감독이 런던 세대 위주로 팀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며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것은 한국 대표팀의 최근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이 부분에 대하여 인맥 운운하며 홍명보 감독을 질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심지어 런던 세대들은 홍명보호 출범 이전부터 국가 대표팀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 다수 포진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들도 있다.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에 뽑힌 경험이 없었던 손흥민의 경우 2011년 1월 아시안컵부터 국가 대표팀에서 뛰었다. 그런 경험이 홍명보호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명단은 이렇다.

-골키퍼 :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
 -수비수 : 김진수(니가타) 윤석영(QPR)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황석호(히로시마)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곽태휘(알 샤밥) 이용(울산) 김창수(가시와)
-미드필더 : 기성용(선덜랜드) 하대성(베이징 궈안) 한국영(가시와) 박종우(광저우 부리)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 시티) 이청용(볼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공격수 :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상주) 박주영(왓포드) 김신욱(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