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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모예스 경질, 맨유 선택 옳았던 이유

한국 시간으로 21일 저녁과 22일 새벽에 걸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지휘중인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경질 루머가 연쇄적으로 제기됐다. 현지 언론 보도 및 언론사 기자들의 트위터에서 그런 루머들이 전파됐다. 차기 감득으로 디에고 시메오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위르겐 클롭(도르트문트) 루이스 판 할(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의 이름이 거론되었으며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에서는 맨유의 플레잉 코치 라이언 긱스를 언급했다.

 

그리고 22일 오후에 맨유 구단이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모예스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맨유가 2013/14시즌을 최악으로 끝냈다는 점에서 누군가의 책임이 불가피하다. 맨유의 올 시즌 실패는 모예스 감독에서 비롯된 것을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진=모예스 감독 경질을 공식 발표한 맨유 홈페이지 (C) manut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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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예스 감독 경질이 완료되면서 앞으로 그에게 위약금이 얼마나 지급될지 주목된다. 그는 지난해 7월 1일 맨유와 6년 계약을 맺으며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만약 계약 기간 도중에 경질되면 맨유로부터 위약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정확한 계약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유럽 축구에서는 이적료, 연봉, 위약금 등이 공식 발표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특정 감독이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았을 때 구단에 의해 사령탑에서 물러나면 위약금을 받게 된다. 계약 과정에서 위약금 조항이 붙은 감독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아직까지 모예스 감독의 정확한 위약금은 전파되지 않았다. 그의 연봉은 590만 유로(추정, 약 480만 파운드, 한화 84억 원)로 알려졌으며 맨유와의 계약 기간을 5년 정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그래서 위약금 규모가 대형 선수 영입 1명의 이적료와 맞먹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질 발표 이전이었던 21일에는 첫 시즌에 맨유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시 1년치 급료를 받고 팀을 떠난다는 루머도 제기됐다. 만약 그 루머가 사실이라면 맨유는 모예스 감독 경질에 대하여 위약금을 걱정할 필요 없다.

 

 

 

 

모예스 위약금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맨유가 그와 작별했다는 점이다. 위약금 규모가 크든 적든 2013/14시즌 실패에 대해서는 모예스 감독의 책임이 컸다. 리버풀 같은 강팀들에게 빈번하게 패하면서 약팀들에게 종종 덜미를 잡히는 맨유의 올 시즌 행보는 퍼거슨 체제의 맨유와 전혀 달랐다. 측면 공격에 의존하면서 부정확한 크로스를 남발하는 맨유의 전술적인 문제는 모예스 감독의 전략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말한다. 수비력 약화 또한 모예스 감독의 전술적 역량과 밀접하다. 수비가 강하지 않으면 그 팀은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어느 감독이든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다. 퍼거슨 전 감독은 다른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팀에 비해 강하지 않았던 맨유의 선수층을 토대로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했다.(그 당시 맨유 스쿼드는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보다 더 약했다. 지금도 마찬가지) 감독이라면 주어진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모예스 감독의 경우 팀의 활발하지 못한 대형 선수 영입(특히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주력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팀 전술을 완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맨유의 경기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심지어 결과도 좋지 않았다. 특히 지난 주말 에버턴전은 선수들이 경기를 이기겠다는 의욕이 잘 보이지 않은 끝에 0-2로 패했다. 더욱이 맨유는 구단 적자가 만만치 않은 팀으로 잘 알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되면서 팀의 수익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맨유가 모예스 감독을 경질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