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이었지만, 삼성의 새로운 스마트 시계 기어2는 2개월 전 삼성 모바일 언팩(Unpacked) 당시에는 계륵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갤럭시S5가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했고 삼성의 스마트 밴드 기어핏은 언팩에서 국내 여론의 호평을 받았던 제품입니다. 기어2에 대해서는 존재감이 떨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작인 갤럭시기어가 작년 하반기에 출시되었으나 뚜렷한 흥행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갤럭시기어 판매량은 지난해 11월에 80만 대(세계 기준)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성공작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컸죠.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스럽게 책정되었고, 카메라 화질이 약했고, 배터리 성능도 아쉬웠고, 디자인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말 언팩에서 공개된 기어2는 갤럭시기어보다 성능이 우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죠.
기어2와 갤럭시기어의 대표적인 차이점은 안드로이드 탑재 유무입니다. 갤럭시기어 운영 체제는 안드로이드였으나 기어2는 타이젠입니다. 그래서 기어2에서는 갤럭시라는 명칭이 빠지게 되었죠. 타이젠 탑재를 통해서 좋아진 점이 있다면 배터리에 대한 고민을 덜게 됐습니다. 기어2의 배터리 용량은 300mAh이며 갤럭시기어의 315mAh보다 더 적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평균 수명은 갤럭시기어가 최대 25시간이며 기어2는 대략 2~4일 정도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매일마다 충전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물론 기어2 배터리 수명은 실질적으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제품을 많이 쓸수록 배터리 소모량이 늘어나기 쉬우니까요. 기어2는 갤럭시기어에 비해서 기능이 다양해졌으며 제품 화면에서 이것 저것 둘러보다보면 배터리 소모가 많아질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럼에도 갤럭시기어에 비해서 배터리 성능이 개선된 것은 좋은 일입니다. 삼성이 기어2 성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기어2 스펙입니다.
-디스플레이 : 1.63인치 슈퍼아몰레드 (320x320)
-메모리 : 512MB RAM + 4GB
-크기 : 36.9x58.4x10.0mm
-무게 : 68g
-카메라 : 200만 화소
-배터리 : 300mAh
-AP : 1.0 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기어2 옆모습입니다.
기어2를 착용하기 직전에 찍었던 모습입니다. 제품을 어떻게 손목에 착용하면 되는지 알 수 있죠. 참고로 제가 기어2를 다루어봤을 때는 행사장에 시건 장치가 있었음을 밝힙니다. 시건 장치가 있는 이유는 도난방지 목적이 크죠.
기어2 착용 인증샷
기어2로 전화할 때의 화면은 대략 이렇습니다. 스마트 시계로 전화하는 것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일이라서 이 부분은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말이죠.
기어2에는 여러가지 기능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운동에 눈길이 가더군요. 달리기, 걷기, 자전거 타기, 하이킹을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운동했는지 측정 가능합니다. 기어핏에서도 운동 기능이 강화된 것과 마찬가지죠. 기어2는 평소 걷는 양이 많거나 자전거를 많이 타는 분들, 여행을 많이 다니는 분들에게 흥미로운 제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입니다.
저는 갤럭시S4 LTE-A를 통해서 평소 걷는 양을 체크하는데 건강 관리와 여행 일정에 도움이 되더군요. 얼마전 지방 여행 다녀왔을 때도 그랬죠. 정말 엄청나게 걸었는데 무리하게 이동하지 않았던 것도 갤럭시S4 LTE-A 걷기 도우미가 도움이 되었어요. 그런 것처럼 기어2와 기어 핏이 건강을 강조하는 기능을 선보이는 것은 사람들에게 유용합니다. 삼성이 기어2와 기어 핏을 선보이면서 제품의 콘셉트를 잘 잡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기어2에서는 심박 기능이 지원됩니다. 디바이스를 손목에 착용하면서 심박수를 측정하면 됩니다.
음성 기능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화이팅을 다섯 번 외치면서 녹음 및 저장을 했죠. 녹음 목록에 있는 5초 분량의 파일(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을 손가락으로 눌러봤더니 제가 녹음했던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습니다. 화면에는 화이팅이라는 글자가 다섯 번 반복되어서 나왔고요. 음성 인식이 자동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글자도 정확하게 표기되었고요.
사진과 동영상도 살펴봤습니다. 사진은 몇 장 찍어봤는데 스마트폰에 비하면 흔들림이 덜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손목이 제품을 지탱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스마트 시계가 아직까지는 태블릿PC 만큼의 화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화소를 좀 더 키워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기어2의 동영상 촬영은 여전히 아쉬움이 있더군요. 한 번에 15초까지만 촬영 가능합니다. 동영상 촬영 시간이 스마트폰처럼 넉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대신에 카메라 위치가 더 좋아졌습니다. 화면 바로 밑에 배치되었죠. 갤럭시기어에 비해서 좀 더 윗쪽으로 올라왔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기가 더 좋아졌죠.
기어2에서는 음악 기능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노래도 들어봤고요. 화면에 블루투스 헤드셋이 언급된 것을 봐선 해당 제품이 기어2에 장착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맞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스마트 시계에 헤드셋을 장착하면 음악 감상이 편리해서 좋을 것 같죠.
기어2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기능이 있었습니다. TV 리모콘 기능이 지원됩니다. 스마트 TV만 연동되는지 아니면 일반 TV 모두 지원되는지 여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TV와 연동이 가능한 것 자체가 편리합니다. 자신의 주위에 리모콘이 없거나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손목에 착용하는 기어2를 통해서 TV 채널과 음량을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삼성 TV만 연동되는 것이 아닌 다른 TV 회사도 가능합니다.
이번 제품을 다루어보면서 느낀 것은 기어2가 갤럭시기어보다 발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이 좋은 스마트 시계를 만들어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국내 출시 가격이 판매량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성능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람마다 제품 만족도가 서로 다르겠지만 확실히 이것만큼은 제대로 말할 수 있습니다. 기어2가 갤럭시기어보다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