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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 4호 도움, 그러나 무릎 걱정된다

박지성이 시즌 4호 도움을 통해 PSV 에인트호번의 오름세를 공헌하며 산소탱크의 진가를 증명했다. 16일 비테세 원정에서 전반 29분 멤피스 데파이의 결승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것. 데파이가 페널티킥을 찼으나 볼이 비테세 골키퍼의 왼발을 맞추면서 실축했다. 이 때 박지성은 볼이 골대 옆쪽으로 굴절된 것을 확인한 뒤 자신의 머리로 볼을 골대 중앙에 연결했다. 자신의 가까이에 있던 데파이가 헤딩골을 넣으면서 에인트호번의 2-1 승리가 결정됐다.

 

이로써 에인트호번은 에레디비지에 28라운드를 마치면서 3위(15승 5무 8패, 승점 50)로 뛰어 올랐다. 4위 트벤테(13승 10무 4패, 승점 49), 5위 페예노르트(14승 6무 7패, 승점 48)가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렀음을 감안해도 에인트호번의 최근 7연승이 놀랍다. 시즌 전반기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던 박지성의 복귀와 맹활약이 한때 중위권으로 밀렸던 에인트호번의 성적 향상에 큰 힘이 됐다.

 

 

[사진=박지성 (C) PSV 에인트호번 공식 홈페이지 메인(psv.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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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비테세전에서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오스카 힐리에마르크, 스테인 스하르스와 함께 중원 라인을 구축하면서 데파이-위르겐 로카디아-브라이언 루이스로 짜인 스리톱을 보조했다. 이날은 박지성을 포함한 미드필더들의 무게 중심이 후방쪽으로 쏠리면서 데파이와 로카디아에게 여러 차례 골 기회가 주어졌다. 에인트호번이 원정팀 특성 때문인지 점유율에서 4:6 내지는 3:7 정도로 밀리면서 공격보다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박지성의 압박이 돋보였다. 전방 압박과 협력 수비에 이르기까지 상대 팀의 공격 전개를 방해하는데 주력했다. 2개의 태클과 1개의 인터셉트까지 기록하며 팀의 수비 안정에 힘을 실어줬다. 수비형 윙어로 각광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 했다. 공격에서는 도움 장면을 제외하면 딱히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나 볼을 받을 공간을 잘 찾아다니고 패스 활로를 개척하며 상대 미드필더를 힘들게 했다. 이러한 팀 플레이 덕분에 에인트호번의 7연승이 가능했던 것이다.

 

박지성 도움 장면에서는 수많은 빅 매치를 치렀던 관록이 묻어났다. 데파이 페널티킥 실축 이후 볼이 그라운드를 튀기고 위로 솟아 올랐을 때 머리로 볼의 타점을 정확히 맞추면서 골문 중앙쪽으로 패스를 연결했다. 만약 이 장면이 없었다면 데파이는 골을 넣지 못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에인트호번의 승리는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박지성은 지난 2일 고 어헤드 이글스전 도움 이후 2주 만에 또 다시 도움을 얻으며 이번 달에만 2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제 앞으로의 관심은 에인트호번의 2위 진입 여부 및 박지성의 무릎이다. 에인트호번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려면 1~2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야 한다. 에레디비지에는 1위가 챔피언스리그 본선, 2위가 챔피언스리그 예선 진출 자격을 얻으며 3~8위는 유로파리그 예선이나 플레이오프를 치를 자격이 주어진다. 아약스의 독주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에인트호번의 현실적인 목표는 2위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지성이 앞으로 많은 경기를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박지성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한국 대표팀 복귀가 성사되지 않았던 것도 무릎이 결정적이었다. 에인트호번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잔여 경기에서 많이 뛰어다닐 것으로 예상되나 무릎이 도와줄지 의문이다. 최근 은퇴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도 무릎 영향이 크다. 많은 축구팬들은 그가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며 오는 5월 22일 빅버드에서 펼쳐질 수원 블루윙즈-에인트호번 맞대결에 뛰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