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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파리 생제르망 레버쿠젠, 과연 재미있을까?

 

파리 생제르망과 레버쿠젠이 맞붙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기적이 벌어질지 아니면 어느 한 팀의 일방적 우세가 전개될지 주목된다. 바이 아레나에서 펼쳐졌던 지난 1차전에서는 파리 생제르망이 적지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2골, 블레이즈 마튀디와 요한 카바예가 1골씩 넣었다. 레버쿠젠은 홈에서 4골 차 패배라는 치욕을 겪었다.

 

레버쿠젠이 최근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에 빠진 슬럼프를 놓고 보면 파리 생제르망의 8강 진출이 유력하다. 2차전 홈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통합 스코어 리드만 지키면 다음 라운드 진출에 문제 될 것 없다. 관건은 TV와 인터넷으로 경기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과연 2차전이 재미있느냐 여부다. 두 팀을 지지하는 팬이 아니라면 경기의 결말을 알 수 없는 예측불허의 분위기를 원할 것이다.

 

 

[사진=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C) 나이스블루]

 

사실, 손흥민이 지난해 여름 바이 아레나에 입성하지 않았다면 파리 생제르망-레버쿠젠 경기를 주목하는 사람은 적었을 것이다. 다수의 축구팬들이 새벽에 FC 바르셀로나-맨체스터 시티 경기를 시청했을 것임에 틀림 없다. 어쩌면 손흥민 2차전 출전 여부를 떠나 레버쿠젠 경기가 아닌 FC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를 보는 사람이 더 많을지 모른다. 현 시점에서 레버쿠젠 탈락이 유력하기 때문.

 

언제부턴가 '레버쿠젠 경기가 재미없다'는 축구팬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최근 성적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 역습에 의존하는 팀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창의력 약한 전술, 테크니션 부재, 거듭된 수비 불안, 왼쪽 풀백 딜레마, 사미 히피아 감독 전술 능력 부족 등 여러 문제점이 국내 여론의 지적을 받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엘 클라시코 더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빅 클럽끼리 맞대결 펼치는 모습에 익숙해진 축구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레버쿠젠이 파리 생제르망과의 2차전 원정에서 분발하면 그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할 수도 있다. 선수들이 다득점 무실점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서 그 성과를 나타낼수록 경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축구팬이 많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경기가 절정에 접어들 때는 파리 생제르망의 8강 진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뒤바뀔 수 있다.

 

레버쿠젠은 '리아소르의 기적'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스페인의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는 2003/04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유럽의 강적 AC밀란과 격돌했다. 1차전 원정에서 1-4 대패를 당했으나 2차전 홈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통합 스코어 5-4 승리에 의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차전 홈 경기가 펼쳐졌던 장소의 이름은 리아소르였으며 현재 축구팬들에게 리아소르의 기적으로 회자된다.

 

어느 분야에서든 기적을 연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레버쿠젠의 경우 파리 생제르망과의 2차전 원정에서 대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으면 시즌 막판 고공질주를 위한 자신감을 되찾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와 더불어 경기를 보는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것이다. 두 팀의 2차전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관심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