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그리스 한국, 박주영 득점 터질 가능성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그리스 원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박주영이다. 그동안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그리스 원정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그동안 선수 선발에 대한 기준으로 소속팀 활약상을 중시했음에도 박주영을 선택한 것은 대표팀의 약점이었던 공격 파괴력 부족을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김신욱이 대표팀 원톱으로서 부족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스위스전 맹활약을 기점으로 팀 내 입지가 좋아졌으며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가 유력하다. 그러나 김신욱 경쟁자가 마땅치 않다. 월드컵에서 맹활약 펼칠만한 원톱 자원이 김신욱 이외에는 마땅히 떠올르는 인물이 없다. 이근호의 경우 올해 초 미국 전지훈련 부진이 뼈아프다. 홍명보 감독이 그리스전에서 박주영을 실험할 여지가 주어지게 됐다.

 

 

[사진=박주영 (C) 왓포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watfordfc.com)]

 

한국의 약점이 득점력이라면 그리스의 강점은 짠물 수비다. 박주영이 가세한 홍명보호가 그리스 원정에서 과연 몇 골을 터뜨릴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통계적인 관점에서는 한국의 그리스 원정 득점을 낙관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리스가 홈에서 웬만한면 실점을 잘 안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 G조 유럽 예선 5번의 홈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G조에서 유럽의 강팀이 없었던 특성을 감안해도 중요한 대회에서 웬만하면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은 수비 경쟁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리스는 유로 2004 당시 치밀한 압박과 넓은 활동량, 강력한 파워에서 비롯된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과시한 끝에 깜짝 우승을 달성했다. 여전히 유로 대회 최고의 이변으로 꼽을만 하다. 유럽의 축구 선진국처럼 특출난 인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보다 팀의 역량에 초점을 맞추면서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펼치며 상대 팀을 괴롭혔다. 한국과의 홈 경기에서도 그러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나름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그리스 축구에 강했다. 역대 전적에서 2승 1무로 앞섰다. 2006년 1월 2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펼쳐졌던 평가전에서 박주영 골에 의해 1-1로 비겼고, 이듬해 2월 7일 영국에서 진행된 평가전에서는 이천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2010년 6월 12일 남아공 월드컵 본선 1차전에서는 한국이 이정수, 박지성 득점에 힘입어 2-0 완승을 챙겼다. 중립 지역 3경기에서 그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 3경기와 달리 그리스 원정을 치르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한국의 득점 생산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그리스에게 역습을 허용당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홍명보호에는 박주영이 있다. 8년 전 그리스를 상대로 골을 터뜨렸으며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는 부지런한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한국이 우세한 경기를 펼치도록 많은 노력을 쏟았다. 그리스에 강했던 두 번의 경험이라면 이번 경기에서 예전에 잘했던 면모를 되찾을 기회를 얻었다고 봐야 한다.

 

박주영에게 그리스 원정은 중요하다.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 합류 여부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대표팀에 발탁했던 홍명보 감독의 믿음을 실전에서 맹활약으로 갚을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려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이었던 2010년 3월 A매치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당시 대표팀 발탁 논란에 휩싸였던 이동국이 골을 넣으며 최종 엔트리 합류를 보장 받았다. 4년이 지난 2014년 3월 A매치 그리스전에서는 박주영 득점 여부가 이 경기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