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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8호골, 통쾌했던 중거리슛 한 방

 

소치 올림픽 개막일에 독일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손흥민이 레버쿠젠의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터뜨렸다. 한국 시간으로 8일 오전 4시 30분 보루시아 파크에서 펼쳐졌던 2013/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0라운드 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서 리그 8호골이자 시즌 10호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12월 8일 도르트문트 원정 결승골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5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손흥민의 골 상황은 이랬다. 후반 17분 시드니 샘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볼을 몰고 가면서 자신의 왼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횡패스를 밀어줬다. 볼을 받아낸 손흥민은 하바드 노르트바이트를 앞에 두고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는데 골로 이어졌다. 슈팅을 날렸던 시점에 자신의 근처에 있던 마르틴 스트란츨이 볼을 오른발로 막으려했으나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볼의 속도가 더 빨랐고 높이까지 확보됐다. 손흥민의 통쾌했던 중거리슛 한 방은 이랬다.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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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골이 의미있는 이유는 레버쿠젠이 그동안 원정에 약했다. 분데스리가를 기준으로 홈에서 8승 1무 1패를 올렸으나 원정에서는 6승 4패에 만족했다. 원정 4패 중에는 꼴찌 팀에게 덜미를 잡혔던 전적도 있었다. 묀헨글라드바흐는 20라운드 전까지 홈에서 8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유난히 안방 경기에 강했다. 레버쿠젠보다 원정 성적이 좋지 않아(2승 2무 5패) 분데스리가 5위에 만족했으나 홈에서는 많은 경기를 이겨봤다. 방문 팀 입장이었던 레버쿠젠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손흥민 결승골의 영양가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왼쪽 윙 포워드를 맡았던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팀의 골 기회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동료 선수들에게 볼을 받아내거나, 침투를 시도하거나, 전방 압박을 펼치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상대 팀 진영에서 볼을 받았을 때는 속공보다는 지공으로 공격을 풀어가려는 경향이 강했다. 상대 팀이 수비라인을 구축했을 때 무리하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기 보다는 엠레 찬 같은 주변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하며 팀이 점유율을 회복하는데 신경썼다. 자신을 견제하는 선수들이 후방에 있다보니 동료 선수와 공격을 만들어가는 장면이 잦았다.

 

이는 손흥민의 팀 플레이가 완전히 무르익었음을 알 수 있다. 시드니 샘이 부상에서 복귀한 상황에서도 볼에 관여하는 상황이 많았다. 후반 17분 자신의 골을 도와줬던 선수도 샘이었다. 두 명의 윙 포워드가 팀의 승리를 합작했다. 또한 손흥민은 후반 20분 팀의 역습 상황에서 전방에 있던 스테판 키슬링에게 왼발로 킬러 패스를 연결했다. 상대 팀 선수 3명이 막을 수 없었을 정도로 볼의 궤적이 빨랐고 키슬링에게 정확하게 전달됐다. 이날 후반 31분까지 뛰었는데 윙 포워드로서 제 몫을 다했다.

 

손흥민의 이날 최고의 장면은 중거리 골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묀헨글라드바흐 선수들의 압박에 직면하며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슈팅을 날렸던 장면이 드물었다. 패스를 통해 팀 플레이에 치중했던 것도 상대 팀의 포백이 흔들림 없었다. 그래서 손흥민은 중거리슛으로 골 기회를 노렸다. 전반 40분 상대 팀 진영 중원 공간이 비었을 때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1분 뒤에는 그보다 가까운 곳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두 명의 견제를 받으면서 정확한 슈팅을 날리기 어려웠다.

 

후반 17분 골 장면은 달랐다. 묀헨글라드바흐 중원이 비었을 때 중거리슛을 시도할 공간이 주어졌다. 볼을 잡았을 때부터 노마크 상황이었던 것. 슈팅 정확도를 높일 타이밍을 확보했고 전반 40분 슈팅에 비해서 골대와의 거리가 멀지 않았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 답게 오른발 슈팅이 총알처럼 향하면서 골대 안쪽 그물을 흔들었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골닷컴 독일판을 통해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았다. 에미르 스파히치, 로베르토 힐버트, 외메르 토프락 같은 수비수들과 함께 5점 만점에 3.5점을 기록했던 것. 레버쿠젠의 미드필더와 공격수 중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얻었으며 이날 우수한 경기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