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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에투 해트트릭, 첼시의 맨유전 승리 주역

 

'흑표범' 사무엘 에투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첼시의 3-1 승리를 주도했다. 전반 17분과 전반 45분, 후반 4분에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조세 무리뉴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소 경기 100승 달성에 힘을 실어줬다.

 

에투가 유럽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은 3년 4개월만이다. 인터 밀란 시절이었던 2010년 9월 29일 UEFA 챔피언스리그 베르더 브레멘전에서 3골 1도움 기록한 이후 모처럼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특히 맨유전 해트트릭의 의미는 남다르다. 첼시 이적후 과거의 명성을 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아쉬움을 마침내 극복했으며 상대 팀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다.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냈다.

 

 

[사진=사무엘 에투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helseafc.com)]

 

당초 첼시는 맨유와의 원톱 대결에서 밀릴 것으로 보였다. 이번 경기 이전까지 원톱이 취약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만을 놓고 보면 에투가 11경기 3골 1도움(선발 출전 7경기) 페르난도 토레스는 16경기 4골 2도움(선발 출전 11경기), 뎀바 바는 8경기 1골 1도움(선발 출전 2경기)에 머물렀다. 세 명 모두 맨유전 이전까지의 기록이며 공격 포인트가 저조했다. 반면 맨유는 대니 웰백이 최근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6골 넣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첼시에서는 웰백처럼 시즌 중반부터 득점력이 부쩍 좋아졌던 원톱 자원이 없었다.

 

그런데 에투가 맨유전에서 3골을 퍼부었다. 첫 번째 골 상황에서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특유의 발재간으로 필 존스를 제치고 왼발 슈팅을 날렸던 볼이 마이클 캐릭의 오른발을 맞고 굴절되면서 골망이 흔들렸다. 공식 기록상 자신의 골로 인정되었으나 단순히 운만 좋았던 것은 아니다. 존스와의 일대일 경합에서 이기면서 스스로 득점을 연출했다.

 

두 번째 골 상황에서는 위치선정이 절묘했다. 문전 중앙에서 팀 케이힐이 오른쪽 공간에서 찔러줬던 패스를 오른발로 밀어 넣었던 것. 누구의 마크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지체없이 골을 터뜨렸다. 주변에 네마냐 비디치가 있었으나 에투와의 간격이 조금 떨어진 상태였다. 에투의 위치선정과 골 포착 능력을 칭찬할 수 밖에 없다. 세 번째 득점은 운이 따랐다. 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가 걷어냈던 볼을 근처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이렇게 해트트릭이 완성됐다.

 

이러한 에투의 맹활약은 첼시팬들이 보고 싶어했던 모습이었을 것이다. 첼시는 그동안 골을 잘 넣는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며 팀의 공격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3년 전 이맘 때 5000만 파운드(약 866억 원)라는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고 블루스의 일원이 되었던 토레스가 끝없는 부진에 시달렸던 영향이 컸다. 그 이후 영입된 뎀바 바도 뉴캐슬 시절의 포스를 재현하지 못했고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자유계약으로 합류했던 에투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그러나 에투는 달랐다. 맨유전 해트트릭을 계기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FC 바르셀로나와 인터 밀란에서 팀의 트레블을 이끌었던 진가를 재현한 것. 이러한 경기력을 앞으로 계속 유지할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빅 매치를 통해 자신의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분명하다. 첼시로서도 골 넣는 공격수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을 것이다. 많은 경기를 이기는데 있어서 공격수의 득점력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 부족함을 에투가 맨유전에서 채워졌다. 만약 첼시가 남은 이적시장 기간에 공격수를 보강하지 않을 경우 에투의 출전 시간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