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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호날두 400골, 역대 최고의 미들라이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지션은 공격수일까? 미드필더일까? 기본적으로는 미드필더가 맡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동안 윙어로 활약했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는 팀의 포메이션에 따라 윙 포워드와 윙어를 번갈아갔으나 경기 내내 중앙에서 골을 노리는 전형적인 공격수는 아니다. 하지만 호날두의 득점력은 현 시점에서 유럽 최고다. 2013년에는 69골 작렬하며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지금까지 웬만한 공격수보다 더 많은 골을 터뜨리며 오랫동안 신계를 지켰다.

 

올해 30세가 된 호날두가 개인 통산 400골을 터뜨렸다. 7일 셀타 비고전에서 2골 넣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3-0 완승을 이끈 것. 프리메라리가 득점 단독 선두(17경기 20골)로 뛰어오르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디에구 코스타(18경기 19골)를 1골 차이로 따돌렸다. 2014년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자신의 득점력이 변함없다는 것을 과시했다. 그와 동시에 개인 통산 400골 고지에 오르며 '역대 최고의 미들라이커'임을 증명했다.

 

 

[사진=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미들라이커는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가 합쳐진 단어다. 주로 한국에서 골을 많이 넣는 미드필더를 가리켜 미들라이커로 지칭한다.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 프랭크 램파드(첼시)가 대표적인 미들라이커이며 최근에는 아론 램지(아스날)가 미들라이커로 떠오르는 중이다. 이들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면서 다른 누구보다 파괴적인 공격 본능을 과시하는 선수가 바로 호날두다. 과거에는 원톱을 맡았을 때가 있었으나 지금까지 많은 경기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되었으며 수없이 골을 터뜨렸다.

 

지금까지는 미드필더가 공격수의 골을 도와주는 개념이 강했다. 아무리 득점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라도 기본적으로는 팀 플레이에 충실하며 공격수를 보조했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 유럽 주요 리그 득점 상위권 순위를 봐도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미드필더가 공격수보다 더 많은 골을 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호날두는 다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과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공격수를 능가하는 득점력을 과시하면서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오르게 됐다. 이제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유럽에서 많은 골을 넣는 선수로 거듭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4-4-2의 오른쪽 윙어,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4-2-3-1의 왼쪽 윙어를 맡았음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거나 스스로 골을 노렸다. 슈팅 시도가 많을 때도 있으나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때는 골을 넣기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알 수 있다.

 

누군가는 호날두 경기를 부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호날두가 개인 플레이에 치중한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호날두는 2010/11, 2011/12, 2012/13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10도움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동료 선수의 골을 많이 도와줬다. 스스로 골을 많이 넣으면서 팀 플레이에 충실하는 전천후 공격 옵션이었다. 지금까지 정규리그에서 5도움 미만을 기록했던 때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이었던 2004/05시즌(33경기 5골 4도움)이 마지막이며 당시 나이는 20세였다. 그때는 퍼거슨 체제의 유망주로 활동했을 무렵이었다.

 

호날두는 다양한 장점을 겸비한 미들라이커다. 좌우 윙어와 공격수를 모두 소화하면서 양발과 헤딩을 골고루 활용하면서 골을 잘 넣는, 패스와 드리블에 개인기까지 능한, 무회전 프리킥까지 장착됐다. 경기력 완성도는 다른 누구보다 높았다. 심지어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좀처럼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거의 매 경기마다 골을 넣으며 자신의 명성을 높였다. 앞으로도 호날두와 비슷한 경기력을 과시하는 이들이 여럿 나타나겠지만, 꾸준함과 완성도에서 호날두와 대등한 수준이거나 능가하는 선수가 쉽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나마 베일이 유력한 인물이나 팀 동료가 호날두다.

 

돌이켜보면 '호날두 전성시대'는 2006/07시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다. 긴 시간 동안 롱런했으며 지금의 유럽 최정상급 득점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됐다. 현재까지의 커리어만을 놓고 보면 앞으로 영원히 세계 축구 역사에 길이남을 축구 영웅이 될 것임에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