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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강인 이승우, 스페인 성공 기대되는 이유

 

최근에 화제를 모으는 축구 선수들이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클럽의 유스팀에 소속된 한국 축구의 꿈나무들이다. 발렌시아 인판틸B의 이강인(12) FC 바르셀로나 후베닐B의 이승우(15)가 대표적이다. 두 선수 외에도 또 다른 한국인 유망주들이 스페인 유스 클럽에서 활동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강인과 이승우는 지난 일주일 동안 국내 여론의 주목을 끌었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기존에도 10대 초반과 중반에 속하는 축구 꿈나무가 미디어의 주목을 끌었으나 대부분 국내 학교의 축구부에서 활동했다. 반면 이강인과 이승우 같은 현재 여론의 관심을 받는 꿈나무들은 스페인의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중인 차이점이 있다. 단기간에 축구 유학을 떠났다고 볼 수도 없다. 프리메라리가 클럽의 정식 유소년 선수로 활동중이면서 최근 활약상까지 좋다. 이강인과 이승우, 그 외 스페인에서 활동중인 한국인 유망주들이 여론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당연하다.

 

 

[사진=이강인 (C) 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valenciacf.com)]

 

유소년 시절에 잘했다고 축구 선수로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어릴적부터 축구 재능을 드러냈다면 이제부터는 경기력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유스 시스템에서 높은 레벨의 팀으로 올라갈수록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A팀이나 B팀에서 활동할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A팀에 속하는 1군에서는 절정의 축구 실력을 과시하는 성인 선수들과 팀 내 입지를 다투어야 한다. 유스 출신 선수가 1군에서 넉넉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벤치 멤버로 밀리기 쉽다. 이 때문에 다른 팀으로 임대되거나 이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강인과 이승우가 국내 축구팬들의 기대만큼 훌륭한 축구 선수로 성장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기량이 나날이 향상되더라도 나중에 1군 같은 높은 수준의 팀에서 활동하면 주전 경쟁을 겪어야 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동중인 손흥민(레버쿠젠)도 함부르크 시절에 붙박이 주전으로 활동했을 때가 딱 1시즌(2012/13시즌)이었으며 그 이전에는 백업 멤버였다. 믈라덴 페트리치(웨스트햄) 파올로 게레로(코린티안스)가 2011/12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났던 행운이 함부르크의 주전 진입으로 이어졌고 그 이후의 행보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페트리치와 게레로가 계속 팀에 남았다면 손흥민이 지금처럼 성장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만큼 유스 출신 선수가 팀을 옮기지 않고 성공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유스 시스템이 발달되기로 소문난 FC 바르셀로나도 유망주들이 다른 팀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흔하다. 현재 1군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중인 세스크 파브레가스, 헤라르드 피케, 호르디 알바는 FC 바르셀로나 유스 팀에서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뒤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던 케이스였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버턴으로 임대됐던 헤라르드 데울로페우는 FC 바르셀로나 출신의 유망주였다. 따라서 이강인과 이승우 같은 스페인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하는 한국인 꿈나무들이 나중에 현 소속팀의 1군에서 활동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성공했던 한국인 선수가 없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이천수(전 레알 소시에다드, 누만시아) 이호진(전 라싱 산텐데르) 박주영(전 셀타 비고 )이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했으나 화려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 같은 다른 빅 리그에 비해서 한국인 출신 선수들이 많이 진출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프리메라리가에서는 한국과 일본 같은 동아시아 축구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없었다. 선수의 개인 기술과 패스를 통한 연계 플레이, 창의성이 강조되는 프리메라리가에서 두각을 떨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강인과 이승우의 앞날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는 스페인의 유스 시스템에서 축구를 배우는 중이다. 이 선수들이 착실히 성장하면 나중에는 1군에서 두각을 떨치는 날이 올지 모른다. 두 선수 외에 다른 한국인 꿈나무들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이들이 한국인 선수의 프리메라리가 성공시대를 개척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비록 프리메라리가가 아닌 다른 리그에서 뛰더라도 성공할 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스페인 또는 프리메라리가 출신 선수들을 봐도 개인 기술이 뛰어난 선수는 다른 리그에서 경쟁력이 강하다. 이강인과 이승우 같은 유망주들의 성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