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카디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던 카디프 시티와 선더랜드의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경기는 김보경과 기성용의 코리안 더비가 화제를 모았다. 경기 결과는 2-2로 끝났으며 김보경과 기성용이 제 몫을 해냈다. 전반전에는 김보경, 후반전에는 기성용 활약이 돋보였다. 두 선수가 중원에서 볼을 다투거나 압박을 펼치는 장면도 여러차례 연출됐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명승부가 펼쳐졌다.

 

특히 김보경이 기성용과의 맞대결에서 대등한 접전을 펼친 것을 주목해야 한다. 소속팀 활약상, 유럽 무대에서 쌓았던 커리어, 대표팀 입지를 놓고 봤을 때 지금까지는 김보경이 기성용에게 밀리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올 시즌 활약을 봐도 기성용은 선덜랜드의 붙박이 주전으로서 최근에 2골 넣었으며 김보경은 시즌 중반에 접어들자 백업 멤버로 밀리며 출전 시간이 줄었다. 하지만 코리안 더비에서는 김보경이 기성용에게 밀리지 않았다. 카디프가 선덜랜드를 2-0으로 앞섰던 시점까지는 김보경의 폼이 더 좋았다.

 

 

[사진=김보경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premierleague.com)]

 

김보경과 기성용은 카디프와 선더랜드의 4-2-3-1 포메이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중원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 받았던 공통점까지 있다. 김보경이 피터 위팅엄, 조던 머치와의 공존을 위해 3선으로 내려갔다면 기성용은 원정에 임했던 팀의 전술적 선택에 의해 리 캐터몰과 중원을 지켰다. 두 명의 한국인 선수가 볼을 다투고 공간 싸움을 하는 장면이 잦을 수 밖에 없었다.

 

전반전까지는 김보경의 경기력이 좋았다. 팀 내 볼 터치 1위(47개) 패스 3위(34개)에 인터셉트 3개, 태클 1개를 기록하며 카디프 시티 공격에 많은 기여를 하면서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카디프 시티가 전반전 내용과 스코어(1-0)에서 우세를 점하는데 있어서 김보경의 영향력이 빛났다. 그래서 위팅엄과 머치, 크레이그 눈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이 선더랜드의 수비 공간을 파고들며 상대 팀의 수비 불안을 야기했다. 이는 기성용의 전반전이 잘 풀리지 않았던 여파로 이어졌다. 기성용의 볼 터치는 팀 내 최저 3위(22개)였으며 패스는 19개에 그쳤다. 동료 선수에게 볼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김보경의 기교가 돋보였던 장면도 있었다. 전반 15분 프레이저 캠벨에게 전진패스를 연결했을 때 볼이 상대 수비 빈 공간으로 향했다. 캠벨이 볼을 받아내고 문전으로 침투하면서 결정적인 공격 기회가 연출됐다. 김보경의 패싱력과 시야, 센스가 빛났다. 3분 뒤에는 하프라인에서 상대 팀 선수 2명의 압박을 받았을 때 특유의 발재간으로 볼을 지켜내면서 홈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 기세를 후반전에도 이어가더니 후반 13분 캠벨의 득점에도 관여했다. 왼쪽 측면에서 캐터몰을 앞에 두고 머치쪽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이 장면이 머치의 크로스에 이은 캠벨의 골로 이어졌다.

 

이날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했으나 낯선 포지션에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팀의 수비 및 빌드업 상황에서 횡방향과 종방향 움직임을 넓혔다. 경기 상황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 공간을 넘나들며 기성용을 비롯한 선더랜드 팀 선수를 압박하거나 상대 팀 진영에서 팀의 패스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모처럼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기 때문인지 코리안 더비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모습이 경기력에서 잘 나타났다. 선더랜드전에서 열심히 뛰었던 성과는 후반 34분 교체 때 카디프 홈팬들의 박수 소리로 이어졌다. 빈센트 탄 구단주도 김보경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럼에도 김보경과 기성용의 맞대결은 무승부였다. 선더랜드가 0-2에서 2-2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는데 있어서 기성용이 2골에 모두 관여했다. 후반 38분 스티븐 플래처 추격골 이전에는 엠마뉘엘 자케리니에게 로빙패스를 찔러줬다. 후반 50분 잭 콜백 동점골 상황에서는 발랑탕 로베르주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자케리니와 로베르주는 도움을 기록했고 두 선수에게 패스를 찔러줬던 선수가 기성용이었다. 특히 기성용은 후반전에 엄청난 볼 터치와 패스를 날리며 팀의 공격에 적극 관여했다. 경기 종료 후 볼 터치 1위(78개) 패스 1위(63개) 패스 성공률 1위(94%)를 기록하며 중원 사령관으로서 제 몫을 해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김보경은 기성용을 상대로 대등한 접전을 펼친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어쩌면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할 자신감을 얻었는지 모른다. 카디프 시티의 차기 감독과 위팅엄-머치 같은 2선 미드필더와의 주전 경쟁이 변수로 작용하겠으나 기량만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이번 경기에서 보여줬다. 만약 카디프 시티의 새로운 감독(누군지 알 수 없지만)이 선더랜드전을 봤다면 김보경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지 모를 일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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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nsik's Drink 2013.12.30 0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너무 기대되는 선수네요~ ^^
    잘 보고 갑니다 ㅎㅎ

  2. 이슈스타 2013.12.30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보경과 기성용 둘 다 훌륭한 선수죠~개인적으로는 묵묵히 자기 몫을 다하면서 팀에 기여도가 높은 김보경이 더욱 좋다고 생각합니다~~

  3. TikNTok 2013.12.30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독이 바뀌는 시점에서 김보경 선수의 활약이 눈부셨다는 점은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시즌 초반처럼 꾸준히 선발출장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4. 지후니74 2013.12.30 1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은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자리를 잡고 좋은 플레이를 한다는 건 반가운 일입니다.
    이 기세를 몰아 월드컵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 좋겠네요.

  5. 비키니짐(VKNY GYM) 2013.12.30 1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보경, 기성용 선수 모두 멋진 분들인듯합니다. 앞으로의 멋진 활약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