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위 부진에 빠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어떤 선수를 영입할지 관심을 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영입 실적 저조의 댓가를 치렀던 만큼 내년 1월에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 새로운 선수와의 계약만이 능사는 아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일하게 수혈했던 마루앙 펠라이니는 부상 및 부진으로 고액 이적료(2750만 파운드, 약 475억 원)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맨유의 중원 딜레마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마이클 캐릭의 분투는 올 시즌 전반기에 한계를 드러냈으며 펠라이니 효과도 없었다. 캐릭-펠라이니 조합은 스피드와 포백 보호에 약점을 드러내며 맨유의 중원을 튼튼히 다지지 못했다. 톰 클레버리와 필 존스는 경기력 편차가 컸던 아쉬움이 있다.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를 데려올지 주목된다.
[사진=마루앙 펠라이니. 맨유는 2013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펠라이니를 영입했다. 그러나 펠라이니는 기대에 어긋난 행보를 보였고 이는 팀의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맨유는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할까?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맨유에서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미 펠라이니를 영입했고 클레버리의 최근 폼이 좋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부상으로 신음했던 캐릭은 팀 훈련에 합류하며 복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펠라이니가 부상 복귀 이후 에버턴 시절의 포스를 되찾을지, 클레버리의 경기력이 꾸준히 유지될지, 사실상 30대 중반이 된 캐릭의 체력이 4개 대회를 병행할 수준인지 알 수 없다. 냉정히 말해서 맨유에는 중원 딜레마를 풀어줄 선수가 마땅치 않으면서 최고의 호흡을 과시할 수준의 조합도 없다.
사실, 맨유는 중앙 미드필더만 보강해선 안된다. 믿음직한 측면 미드필더가 '18세 유망주' 아드낭 야누자이 말고는 없으며 파트리스 에브라를 대체할 선수도 마땅치 않다. 윙어 딜레마에 대해서는 '박지성이 떠났던' 지난 시즌부터 드러났던 문제점이며 이제는 에브라의 기량 저하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중원이 튼튼하지 못하면 팀 성적이 좋아지기 힘들다. 우리 몸에서 허리가 중요한 것처럼 축구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혹은 수비형이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선수의 경기력이 뛰어나야 팀의 전력이 높아진다.
최근 맨유 이적설로 주목을 끄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미드필더들이 많다. 일카이 귄도간, 마르코 로이스(이상 도르트문트)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안데르 에레라(빌바오) 이반 라키티치(세비야)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 레미 카벨라(몽펠리에) 등이 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맨유의 문제점이 미드필더로 지적되고 있음을 현지 언론 이적설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들 중에서는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 또는 4-2-3-1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선수들도 있다.
그 중에 귄도간은 도르트문트와 재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 사힌(레알 마드리드, 현 도르트문트 임대) 카가와 신지(맨유)가 그랬듯 다른 빅 클럽으로 떠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빼어난 볼 배급과 감각적인 발재간을 뽐내는 귄도간의 재능이라면 폴 스콜스(은퇴)를 대체할 기질이 충분하다. 귄도간도 스콜스처럼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로 분류된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도 귄도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연 그의 맨유행이 성사될지 알 수 없다.
최근에는 코케도 눈길을 끌고 있다. 데이비드 모예스 맨유 감독이 지난 12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FC 포르투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케 이적설이 불거졌다. 코케는 올 시즌 윙어로 활발히 기용됐다. 하지만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의 창의적인 볼 배급이라면 웨인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 같은 맨유 공격수들의 골 생산을 도와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다만, 프리메라리가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노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시즌 중에 코케를 맨유에 내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맨유가 내년 1월에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원만이 취약 포지션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 1월에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팀 전력에 많은 도움이 되는 '제대로된 이적생'이 절실하다. 내년 1월은 지난 여름과 달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