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가 AS모나코의 골잡이 라다멜 팔카오 영입에 관심있다는 유럽 언론의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펼쳐졌던 벨기에와 콜롬비아의 A매치에서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이 경기를 관전하면서 팔카오의 첼시 이적설이 눈길을 끌게 됐다. 팔카오는 AS모나코 입단 전에도 첼시의 주목을 받았으며, 첼시 이외에 영입 관심을 나타냈던 또 다른 클럽이 레알 마드리드였다. 그 팀의 당시 사령탑이 바로 무리뉴 감독이었다. 그는 마드리드 더비를 통해 팔카오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
[사진=라다멜 팔카오 (C)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asm-fc.com)]
프리미어리그 2위를 기록중인 첼시가 내년 1월 이적시장을 통해 팔카오를 영입하려면 기존 공격수 중에서 1명을 다른 팀에 넘겨야 한다. 현재 페르난도 토레스, 뎀바 바, 사뮈엘 에토가 로테이션을 통해 원톱으로 번갈아 기용되는 중이며 로멜루 루카쿠는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에버턴으로 임대됐다. 올 시즌 종료 후 루카쿠를 완전히 복귀시키면 최소 1명의 공격수와 작별해야 한다. 그 선수가 누구일지는 아직 모른다. 세 명의 공격수 모두 딱히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로테이션 기용에 의해 이들의 체력을 아끼는 이점이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믿음직한 공격수가 없다.
첼시의 팔카오 영입설은 원톱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디디에 드록바(현 갈라타사라이) 이후 많은 골을 넣는 공격수가 여전히 배출되지 않았다. 토레스는 예년에 비해 올 시즌 폼이 좋아졌으나 여전히 먹튀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뎀바 바는 뉴캐슬 시절 만큼의 임펙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에토도 마찬가지. 이들보다 더 좋은 공격수를 확보해야 득점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팔카오는 '인간계 최강'으로 꼽히는 골잡이이며 올 시즌 리게 앙 득점 3위(14경기 9골)를 기록중이다.
팔카오와 계약한다고 원톱 딜레마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첼시는 오스카, 에당 아자르, 후안 마타, 프랭크 램파드 같은 미드필더들이 집단적으로 많은 골을 넣는 대표적인 팀이다. 2선에서 원톱의 골 생산을 도와주는 패턴의 비중이 크지 않다. 이렇다보니 원톱이 스스로 골 기회를 해결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올 시즌에는 토레스가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을 파고들면서 득점을 올리거나 에토가 상대 골키퍼의 골킥을 틈타 득점을 연출하는 장면들이 있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첼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팔카오가 스탬포드 브릿지에 입성해도 첼시의 간판 공격수가 될 것이라 장담하는 것은 무리다.
그보다는 첼시가 팔카오를 영입할 가능성을 더 주목해야 한다. 팔카오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AS모나코로 떠났을 당시의 이적료는 6000만 유로(약 865억 원, 추정)로 알려졌다. 이는 첼시가 2011년 1월 이적시장에서 토레스를 영입했을 당시의 이적료(5000만 파운드, 약 869억 원)와 유사한 액수다. 토레스 이적료는 지금도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에 해당된다. 팔카오는 최근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과의 불화설에 직면했으나 리게 앙에서는 득점 상위권에 오르며 이적료에 걸맞는 활약을 펼쳤다. 따라서 첼시가 팔카오를 데려오려면 AS모나코를 만족시킬 고액 이적료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첼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쏟았다. 윌리안(3800만 유로) 안드레 쉬를레(2200만 유로) 마르코 판 힌켈(940만 유로) 같은 주요 선수 영입에 적잖은 금액을 투자한 것. 윌리안과 쉬를레의 경우 첼시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되는 중이며 선발 출전 횟수가 많지 않다. 팔카오 영입에 엄청난 이적료를 지출하면 파이낸셜 페어 플레이(FFP) 룰 위반을 걱정해야 한다. 기존 선수와 작별하면서 두둑한 이적료를 챙겨야 팔카오를 데려오는데 부담이 덜할 것이다.
내년 1월보다는 여름 이적시장에 눈길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1월 이적시장은 시즌 중에 펼쳐지기 때문에 이적생 혹은 임대생이 새로운 팀의 전술에 적응하는데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다. 토레스와 뎀바 바는 1월 이적시장에서 영입되었으나 이적 초반부터 침체에 빠지면서 먹튀로 전락했다. 그래서 다수의 빅 클럽들은 1월이 아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핵심 선수들을 보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과연 첼시가 팔카오를 영입할지는 앞으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