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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베일 해트트릭, 드디어 이적료 값을 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가레스 베일을 영입하면서 두드러지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크리스타아누 호날두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었다. 호날두-베일의 양 날개를 앞세워 지난 시즌 무관의 한을 풀겠다는 것이 레알 마드리드의 올 시즌 목표. 시즌 초반 베일의 부상 여파로 '베일을 잘못 영입한 것 아니냐?'라는 외부의 우려섞인 시선을 받았으나 10월 30일 세비야전에서 베일이 2골 2도움 기록하며 조금씩 영입 성과가 나타났다. 그리고 12월 1일 바야돌리드에서 베일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그가 드디어 이적료 값을 했다.

 

베일은 바야돌리드전에서 3골 1도움 기록했다. 전반 33분과 후반 18분, 44분에 골을 터뜨렸으며 전반 36분에는 카림 벤제마의 골을 도왔다. 팀의 4골에 모두 관여하는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호날두 공백을 메웠으며 최근 3경기 연속 골(총 5골)을 터뜨렸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의 또 다른 에이스였다.

 

 

[사진=가레스 베일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realmadrid.com]

 

이날 오른쪽 윙어로 나선 베일은 전반 33분에 첫 골을 뽑았다. 앙헬 디 마리아의 왼쪽 크로스를 상대 팀 골키퍼가 두 손으로 펀칭했으나 볼이 베일 앞으로 향했다. 베일은 볼을 머리로 받아내며 골망을 흔들었다. 3분 뒤에는 도움을 기록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 크로스를 날린 것이 벤제마 헤딩골로 연결됐다.

 

후반전에는 2골 작렬했다. 후반 18분 페널티 박스 중앙 바깥에서 왼쪽에 있던 마르셀루에게 대각선 패스를 연결했다. 마르셀루나 크로스를 올렸던 볼이 헤수스 루에다의 왼발을 맞췄고 근처에 있던 베일이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후반 44분에는 상대 진영의 중앙 공간을 파고들면서 노마크 상태였던 마르셀루에게 횡패스를 연결했다. 마르셀루는 중앙쪽으로 볼을 공급했고 베일이 왼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지었다.

 

베일의 3골은 위치선정이 모두 좋았다. 첫 번째 골 상황은 세컨볼 상황을 대비하는 움직임이 효과를 봤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득점 장면에서는 페널티 박스 중앙 안쪽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마르셀루의 패스가 공급 되었을 때의 위치가 만족스러웠다. 두 번째 골도 세컨볼을 노렸으나 상대 팀 선수의 클리어링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또한 두 번째와 세 번째 골 이전에 스스로 공격 기회를 창출하며 마르셀루에게 패스를 연결한 것도 칭찬하고 싶다. 그 패스로 인하여 상대 수비의 시선을 마르셀루쪽으로 분산 시켰고 문전에서 골 기회를 포착하게 됐다.

 

3골 중에 2골은 머리로 넣었다. 세트 피스가 아닌 상황에서 두 차례의 헤딩골을 넣은 것은 득점 의지가 많이 발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왼쪽 윙어로 두각을 떨쳤던 토트넘 시절에 비해서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접근하여 골을 노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당시에는 해리 레드냅 감독(현 퀸즈파크 레인저스)의 전술적 성향상 측면에서 골 기회를 만들어내는 역할에 충실했다. 때로는 마이콘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시절도 있었으나 지금처럼 거의 매 경기마다 골 넣는 기질은 아니었다. 현재는 호날두와 유사한 형태의 윙어로 성장하며 골 냄새를 잘 맡았다. 개인 파괴력이 발달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 크로스로 벤제마 골을 엮었던 장면이 나왔다. 그 이전에도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골 기회를 만들어냈던 경우가 꽤 있었다. 지금까지는 오른쪽 윙어 전환이 성공적이다. 토트넘 시절에는 지난 시즌 막판에 오른쪽 윙어를 소화했으나 자신에게 익숙한 자리는 아니었다. 주로 왼쪽 윙어를 맡았으며 지난 시즌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많은 골을 터뜨렸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에는 호날두와의 공존을 위해 오른쪽 윙어로 나오게 됐다. 낯선 위치에 따른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었으나 오히려 왼발로 공간 패스를 시도했을 때의 볼의 타이밍이 빠르게 향했던 느낌이다. 오른쪽에서 예측 불허의 공격을 전개하게 됐다. 호날두에 이어 벤제마와의 공존이 잘 풀리게 됐다.

 

베일은 세계 최고 이적료 2위(9100만 유로, 약 1310억 원)의 사나이다. 그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이적료가 1억 유로(약 1440억 원)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부상 여파와 엘 클라시코 더비 부진에 의해 국내 여론에서 먹튀로 오명을 받았으나 FC 바르셀로나전 이후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총 8골 6도움 기록한 것. 바야돌리드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레알 마드리드 공격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