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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 하세베-기요타케를 이겨야 한다

 

레버쿠젠의 손흥민이 카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또 다시 미니 한일전을 치른다. 한국 시간으로 30일 오후 11시 30분 바이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2013/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4라운드에서 뉘른베르크와 격돌한다. 뉘른베르크에는 일본 축구 대표팀의 간판 스타 하세베 마코토와 기요타케 히로시가 몸담고 있다. 지난 2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0-5 대패의 악몽을 겪었던 손흥민에게 뉘른베르크전은 카가와와의 맞대결에서 패했던 것을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사진=손흥민 (C)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bayer04.de)]

 

통계상으로는 레버쿠젠이 뉘른베르크를 이길 가능성이 높다. 레버쿠젠은 현재 분데스리가 2위(10승 1무 2패, 승점 31)를 기록중이며 뉘른베르크는 17위(8무 5패, 승점 8)에 그쳐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비록 레버쿠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5골 차이로 패하는 굴욕을 겪었으나 분데스리가에서는 6승 1무를 기록하며 유독 홈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최근 뉘른베르크를 상대로 3연승을 기록중이며 3경기에서 7골 기록했다. 그 중에 4골이 스테판 키슬링의 몫이었다.

 

'뉘른베르크 킬러'로 떠오른 키슬링은 이번 경기에서 분데스리가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분데스리가 득점왕 2연패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골을 넣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현재 리그 득점 랭킹에서 공동 2위(8골)에 있으며 1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9골)에 1골 차이로 추격중이다. 시드니 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현 시점에서는 손흥민과 함께 팀의 득점력 향상을 위해 분발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뉘른베르크는 키슬링이 7년 전까지 몸담았던 팀이다.

 

하지만 레버쿠젠의 현재 분위기는 좋지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0-5 대패의 충격을 크게 받았을 것이다. 엠레 찬과 스테판 라이나르츠 같은 후방과 중원 옵션들이 수비 실수를 범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렇다보니 선수들의 무게 중심이 뒷쪽으로 쏠렸고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끝에 단 1골도 넣지 못했던 졸전으로 이어졌다. 수비가 튼튼하지 못하면 공격 옵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번 뉘른베르크전은 팀의 수비력이 얼마나 회복되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공격에서는 손흥민의 분발이 절실하다. 샘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레버쿠젠 공격을 짊어지는 이미지를 키워야 한다. 3개월 연속 한국 대표팀 차출과 최근 5일 간격으로 소속팀 경기를 치렀던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으나 레버쿠젠이 주력 선수의 체력을 안배하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아니다. 뉘른베르크를 이기지 못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0-5 대패의 악몽이 지속되며 자칫 잘못하면 팀의 집단적인 슬럼프로 이어질 염려가 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일본인 두 선수가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중인 뉘른베르크에게 승점 3점을 얻어내는 맹활약이 필요하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하세베 또는 기요타케의 견제를 받을 수도 있다. 뉘른베르크는 4-1-4-1 포메이션일 때는 하세베와 기요타케가 동시에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며,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할 때는 하세베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온다. 두 선수 모두 몸 놀림이 부지런하며 이번 레버쿠젠 원정에서는 수비에 많은 신경을 쓸 것이다. 강등 위기에 빠진 팀이 최소한 승점 1점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레버쿠젠에게 실점을 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하세베와 기요타케에게 수비력이 요구되면서 몇몇 상황에서는 손흥민과 볼을 다툴 가능성이 있다.

 

비록 손흥민이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과 위치 선정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면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뉘른베르크전에서도 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하세베 또는 기요타케 아니면 일본인 두 선수의 방어에 시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 팀에 일본 대표팀 선수가 두 명 있다는 것은 손흥민에게 동기부여가 될지 모를 일이다. 미니 한일전 승리를 통해 국내 축구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은 마음을 느낀다면 이번 경기에서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끌어 올리는 면모를 발휘하는데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7호골 및 리그 5호골을 노리는 손흥민에게 행운이 찾아올지 뉘른베르크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