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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챔피언스리그, EPL 강세 돋보였다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5차전까지의 흐름을 요약하면 프리미어리그(EPL)의 강세가 돋보였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 약세를 나타냈으나 올 시즌 현재까지는 이를 만회하는 추세다. 5차전까지 프리미어리그 3팀이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으며 나머지 1팀도 유력하다. 두 팀씩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2011/12, 2012/13시즌과 대조적이다. 현 추세라면 프리미어리그 4팀 모두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를 치르게 됐다.

 

챔피언스리그에 참여중인 프리미어리그 4팀 중에서 3팀은 조 1위를 기록중이다. A조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E조에는 첼시, F조에는 아스널이 선두를 질주했다. D조에서는 맨체스터 시티가 2위를 기록했으나 3위 CSKA 모스크바와의 승점 차이가 무려 9점이며 이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의 챔피언스리그 분발이 두드러졌다.

 

 

[사진=레버쿠젠 원정 5-0 승리를 발표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manutd.com]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A조 5차전 레버쿠젠 원정 5-0 승리는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6위 팀이 분데스리가 2위 팀의 홈 구장에서 다섯 골을 퍼부었다. 로빈 판 페르시, 마이클 캐릭, 마루앙 펠라이니의 부상과 징계에 따른 공백을 견뎌내고 대승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프리미어리그의 챔피언스리그 경쟁력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결과로 말해줬다. 경기 내용에서도 레버쿠젠보다 한 수 이상 앞선 모습을 보였다. 이날 레버쿠젠은 부실한 수비 조직력과 미흡한 연계 플레이를 거듭하며 홈에서 대량 실점 허용하는 졸전을 펼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버쿠젠 원정 대승은 프리미어리그가 UEFA 리그 랭킹 2위를 지키는데 힘이 됐다. 현재까지 UEFA 리그 랭킹에서는 잉글랜드가 2위(77.463점)이며 독일이 3위다.(74.641점, 1위 스페인은 84.141점) 지난 시즌까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독일 분데스리가에게 추격을 받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가 분발하면서 분데스리가와의 격차를 벌리는 양상이다. 2013/14시즌 포인트에서는 잉글랜드가 9.500점, 독일은 7.714점이다. 그런 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버쿠젠전 승리가 프리미어리그의 영향력 강화에 도움됐다.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는 팀 역사상 최초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D조 다섯 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했던 것. 선두 바이에른 뮌헨(5승)과 팀 득점 동률(15골)을 나타내는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4차전 CSKA 모스크바전 5-2, 5차전 빅토리아 플젠전 4-2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세르히오 아궤로가 6골, 알바로 네그레도가 5골 넣었던 것이 팀의 득점력과 승점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보다는 이적시장이 개장할 때마다 우수한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나섰던 구단의 의지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결실을 맺게 됐다.

 

맨시티가 지난 시즌 종료 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현 갈라타사라이)을 경질하고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을 영입한 것은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기존의 만치니 체제에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 팀을 이기겠다는 전략과 선수들의 조직된 모습이 결여됐다. 만치니 감독이 챔피언스리그에 약한 징크스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지금의 페예그리니 체제는 다른 팀이 됐다. 상대 수비 약점을 물고 늘어지면서 짜임새 넘치는 패싱력을 과시하며 대량 득점을 양산한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주말 토트넘전 6-0 대승이 대표적인 예다.

 

아스널은 죽음의 조로 꼽히는 F조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3차전 도르트문트와의 홈 경기에서 1-2로 패했으나 4차전 도르트문트 원정 1-0 승리를 통해 이전 경기 패배를 설욕했다. 메수트 외질의 영입과 애런 램지의 눈부신 성장, 잭 윌셔의 각성을 통해 미드필더들의 경쟁력이 강해졌다. E조의 첼시는 FC 바젤에게 두 경기 모두 패했음에도 나머지 세 경기를 이기면서 조 선두를 기록중이다. 특히 샬케04와의 두 경기에서 홈과 원정에 걸쳐 3-0 완승을 거둔 것이 E조 1위 질주의 결정타가 됐다. 6차전에서는 E조 최하위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16강 진출을 굳힌다.

 

프리미어리그의 남은 과제는 과연 토너먼트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여주느냐 여부다. 조별리그 강세가 토너먼트에서 두드러진다는 보장은 없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려면 바이에른 뮌헨,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강력한 우승 후보를 물리치는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나와야 한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를 제외한 나머지 3팀이 조 1위에 속한 것은 바이에른 뮌헨 같은 강력한 우승 후보와 동일한 조에 편성되지 않았던 영향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강세가 16강 토너먼트에서도 이어질지 계속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