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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레버쿠젠 맨유, 손흥민 챔스 데뷔골 터질까?

 

20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5차전을 뜨겁게 빛낼 빅 매치는 레버쿠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맞대결이다.(28일 오전 4시 45분) 두 팀은 A조 1위를 다투는 중이다. 맨유가 1위(2승 2무, 승점 8) 레버쿠젠이 2위(2승 1무 1패, 승점 7)에 속했다. 이번 5차전 결과에 따라 A조 1위를 굳히거나 또는 새롭게 1위로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패하는 팀은 자칫 3위 추락까지 걱정해야 한다. 6차전까지 마친 뒤 A조에서 3위를 확정지으면 16강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된다.

 

레버쿠젠과 맨유에게 A조 1위는 중요하다.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막강한 상대와 겨루지 않으려면 A조 2위가 아닌 1위를 사수해야 한다. 냉정히 말해서 두 팀의 현재 행보와 경기력만을 놓고 보면 챔피언스리그 우승 전력이 아니다. 그래서 A조 2위 자격으로 16강에 오르는 것은 불안하다. 따라서 두 팀은 이번 경기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손흥민은 9월 18일 맨유전에서 챔피언스리그 첫 도움이자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이번 맨유전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첫 골에 도전한다. (C) 레버쿠젠 공식 홈페이지(bayer04.de)]

 

2개월 전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졌던 32강 1차전에서는 맨유가 4-2로 이겼다. 레버쿠젠의 수비 불안을 이용한 과감한 공간 침투와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를 거듭한 끝에 웨인 루니의 2골을 포함하여 총 4골 몰아 넣었다. 특히 상대 팀의 왼쪽 풀백 세바스티안 보에니쉬의 뒷 공간을 물고 늘어진 것이 주효했다. 비록 2실점이 아쉬웠으나 스테판 키슬링과 시드니 샘을 고립시켰던 수비력이 나쁘지 않았다. 마루앙 펠라이니와 마이클 캐릭이 중원을 장악하면서 맨유가 경기 흐름을 지배했다.

 

하지만 바이 아레나에서 진행될 5차전은 1차전과 다른 양상의 경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맨유가 끊임없는 경기력 난조에 시달린 끝에 프리미어리그 4위권 바깥으로 밀렸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불안한 선두 유지를 나타냈다. 레버쿠젠 원정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결정적 이유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3명이나 뛸 수 없다. 캐릭과 필 존스는 부상자 명단에 올랐으며 펠라이니는 징계(4차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로 못나온다. 톰 클레버리와 안데르손(또는 라이언 긱스)이 더블 볼란테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두 명 모두 경기력 난조에 빠졌다. 최전방에서는 부상으로 신음했던 로빈 판 페르시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레버쿠젠이 홈에 강한 것도 참고할 부분.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7번의 홈 경기를 치렀는데 6승 1무를 기록했다. 비록 바이에른 뮌헨에게 비겼으나 적어도 유럽 최고의 클럽을 상대로 패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두 번의 홈 경기를 모두 이겼다. 3차전이었던 샤흐타르 도네츠크전에서는 4-0 대승을 거두었다. 홈과 원정 경기력 편차가 큰 것이 단점이나 맨유와의 5차전만을 놓고 보면 1차전 2-4 패배를 복수할 잠재력이 있다.

 

따라서 이번 경기에서는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이 기대된다. 만약 맨유가 5차전에서 크리스 스몰링을 오른쪽 풀백으로 배치하면 손흥민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스몰링은 지난 25일 카디프 시티전에서 수비 불안에 잦은 패스미스까지 겹치면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 공간 돌파에 이은 슈팅을 즐기는 손흥민에게 뚫리기 쉬운 타입이다. 카디프 시티전 부진에 자극 받아 레버쿠젠전에서 각성하면 손흥민을 철저히 막을 수도 있으나 오른쪽 풀백은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니다. 본래 맨유의 주전 오른쪽 풀백은 하파엘 다 실바였으나 최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카디프 시티전에서 후반 46분 김보경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2-2로 비겼다. 김보경에게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허용했던 것. 손흥민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직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었던 경험이 없었던 만큼 맨유의 골망을 흔들고 싶어할 것임에 틀림 없다. 맨유의 중원과 오른쪽 수비 불안, 연이은 경기력 난조와 더불어 지난 9일 함부르크전 3골 1도움 올렸던 자신감을 놓고 볼 때 이번 경기 맹활약이 기대된다. 만약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맨유는 두 경기 연속 한국인 선수에게 실점을 허용하게 된다.

 

손흥민은 2개월 전 맨유 원정에서 챔피언스리그 첫 공격 포인트를 올렸던 경험이 있다. 후반 9분 시몬 롤페스의 골을 도왔던 것. 이제는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노려볼 때다. 시드니 샘 부상 공백이 레버쿠젠에게 변수로 작용하나 한편으로는 손흥민에게 여러 차례 골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손흥민이 김보경에 이어 맨유를 상대로 데뷔골(서로 대회는 다르지만)을 넣을지 벌써부터 경기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