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 레버쿠젠)이 지난 9일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했습니다. 지금까지 유럽 빅 리그에서 뛰었던 한국인 선수 중에서 최초로 해트트릭을 기록했죠. 그 이전까지 최근 6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던 아쉬움을 이번 경기를 통해 충분히 해소했습니다. 전반 9분과 16분, 후반 10분에 골을 터뜨렸으며 후반 27분에는 도움을 올리며 이날 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했습니다. 레버쿠젠의 5-3 대승을 주도하는 원맨쇼를 발휘했고 올 시즌 공격 포인트가 3골 4도움에서 6골 5도움으로 늘었습니다.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손흥민에 대한 해외반응이 뜨거운 것 같습니다.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 선수로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임펙트가 컸기 때문입니다. 레버쿠젠은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와 함께 올 시즌 분데스리가의 빅3를 형성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노리는 중입니다. 독일과 유럽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손흥민을 좋게 보는 시선이 많을 것 같아요.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손흥민은 함부르크전 3골 1도움에 의해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를 비롯하여 <빌트><골닷컴 독일판> 같은 현지 언론과 <후스코어드닷컴> 같은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에서 평점 만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키커와 빌트에서는 평점 1점 만점 중에 1점, 골닷컴 독일판에서는 평점 5점 만점 중에 5점, 후스코어드닷컴에서는 평점 10점 만점 중에 10점을 기록했습니다. 역대 한국인 선수 중에서 평점 만점 세례를 받았던 것이 드물었던 편이라 이러한 반응이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평점을 주는 곳마다 점수의 기준이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해트트릭 그리고 3골 1도움은 엄청난 평점을 받기에 충분하죠.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서는 지난 9일 분데스리가 관련 기사가 메인에 노출됐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기록을 깨뜨렸고, 손흥민은 해트트릭을 올렸다(Bayern breaks record, Son hits hat-trick)'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요. 원문을 봤더니 해당 기사는 바이에른 뮌헨을 중심으로 풀이됐습니다. 3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성하면서 분데스리가 연속 무패 기록을 새롭게 바꾸었죠. 그 뒤를 이어 도르트문트와 손흥민, 샬케04 등이 기사에서 언급됐습니다. 손흥민 부분에 대해서는 "전반 9분과 전반 16분에 골을 터뜨렸고 후반 10분에 해트트릭을 날렸다. 그 이후에는 스테판 키슬링의 골을 도왔다"는 멘트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목에서 Son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이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의 많은 축구팬들이 FIFA 홈페이지를 보며 '손'이라는 선수가 누구인지, 어떤 활약상을 펼쳤는지 알게 되었을 겁니다. FIFA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 인지도가 국제적으로 높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손흥민은 키커에 의해 분데스리가 12라운드 최우수 선수로 뽑혔습니다. 12라운드에 출전했던 분데스리가 선수 중에서 가장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죠. 키커가 독일의 유명한 축구 전문지임을 떠올리면 손흥민이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음을 실감합니다. 키커 선정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4-4-2 포메이션에서 아드리안 라모스(헤르타 베를린)와 함께 공격수로 포함됐습니다. 손흥민과 함께 베스트 11에 있는 선수 중에 주요 인물은 프랭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케빈-프린스 보아텡(샬케04)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볼프스부르크) 크리스티안 겐트너(슈튜트가르트) 입니다. 그 중에 로드리게스는 스위스 대표팀 선수로서 오는 15일 A매치 한국전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은 빌트에서도 베스트11에 뽑혔습니다. 3-4-3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라모스, 피에르-미헬 라소가(함부르크)와 함께 공격수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빌트는 키커와 달리 베스트11에 선정된 선수 몇몇이 다릅니다. 평점도 서로 다르고요. 그럼에도 손흥민은 해트트릭 때문인지 키커와 빌트에서 평점 1점과 더불어 베스트11에 선정됐습니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해트트릭 그리고 3골 1도움을 통해 현지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점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손흥민이 골 넣는 장면을 지속적으로 보지 못했는데 함부르크전을 계기로 레버쿠젠 경기를 다시 즐겁게 시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A매치 스위스전, 러시아전 활약상도 기대되고요. 손흥민 맹활약을 오랫동안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