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무료 피자 이벤트 당첨자를 발표하는 애드찜 홈페이지]

이 글을 쓰기 이틀전인 10월 31일 이었습니다. 어느날 애드찜이라는 무료 문자 서비스 회사(정확히 말하자면, 문자 메시지 온라인 광고대행 전문업체) 에서 저에게 연락이 온 겁니다.

"XXX씨죠? 여기 애드찜인데요. 무료 피자 이벤트에 당첨되셨거든요. 언제쯤 피자 보내드릴까요?"

이런 연락이 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1일 저녁 6시 즈음 집에 보내달라고 답했죠. 그동안 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공짜로 피자를 먹은 경우가 여러번 있었습니다만, 메이커 피자를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이벤트에 당첨되기는 처음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모여서 '메이커 피자'를 먹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그것도 토요일 저녁에 먹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게 생각했죠.

제가 애드찜을 하는 이유는 '블로그 효과' 때문입니다. 저의 티스토리 블로그 상단에 애드찜 무료 문자 서비스 공간이 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다 보니 그에 대한 보답이 필요할 것 같아 애드찜을 설치했죠. 경기가 불황인 시대에 핸드폰 요금을 덜내기 위한 사람들이 늘어가는 요즘인데 문자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애드찜의 취지가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애드찜 피자 이벤트에 당첨 되었습니다. 무료 피자 이벤트가 10월 1일부터 한 주당 3명을 뽑는 순서로 진행 되었는데 '과연 내가 공짜로 피자 얻어먹을까?'라는 궁금증을 한달 동안 품었더니 결국 당첨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다음날, 우리에게 이름이 잘 알려진 어느 메이커 피자가 저희집 앞에 도착 했습니다.  



'게살몽땅'이라는 이름의 피자가 도착했는데 가격이 21,500원 이었습니다. 저희 집 동네 피자 가격이 6,900원인데 그것보다 3배 비싼 피자를 '공짜로' 먹게 된 것이죠. 물론 밖에서 이것보다 더 비싼 피자가 있을 것이고, 이것보다 더 큰 사이즈의 피자가 있겠지만, 무료로 먹을 수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 행복했습니다. 그것도 가족들과 함께...

사실, 저희 부모님이 메이커 피자를 드신 것은 어제가 처음 이었습니다. 물론 피자는 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담백한 음식' 입니다만 가정과 맞닥뜨리며 삶의 전선에 마주서는 40대와 50대 이상의 분들에게는 피자와 거리감이 멀었죠.(요즘에는 피자 즐겨 먹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것도 가격이 비싼 메이커 피자라면 한판이라도 구입하는데 부담스러운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동네 주변에서 저렴한 피자를 파는 가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게 된 것이죠.

저희 집이 IMF 이후 어렵게 지내다보니, 부유한 집처럼 좋은 음식만 먹고 지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못살았던 것은 아닙니다만, 조금이라도 지출을 아끼기 위해서 비싼 것에 거부감을 느꼈죠. 그래서 두 분이 메이커 피자를 멀리 하셨습니다. 피자가 외국 음식이다보니 입에 맞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고요.

그러나 아빠와 엄마는 제가 피자 무료 이벤트 당첨된 것에 기쁜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지금까지 드셔보지 못했던 메이커 피자를 먹을 수 있던 것에 행복하신 거죠. 아빠가 올해 54세고 엄마가 52세이신데,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커 피자를 드시게 된 겁니다.


물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엄마가 피자 자르는 모습을 그동안 많이 못보셨는지, 칼과 '주걱'을 함께 들고 상을 차리신 거죠. 처음에 주걱으로 피자를 자르시려다 제가 칼로 자른다고 얘길하니까 그때서야 원활하게(?) 피자를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빠는 피자 1조각 다 드시자마자 그만 먹겠다고 하셨습니다. 피자가 입맛에 맞지 않아 못먹겠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저희 아빠가 케이크, 스파게티 같은 서양 음식을 즐겨 먹는 분이 아니셔서 저로서는 금방 이해가 되더군요. 아무리 메이커 피자라도 모든 세대들의 입맛을 맞추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그러자 엄마가 아빠에게 더 드시라고 재촉하지만, 끝내 안드셨죠.

엄마는 저에게 피자가 맛있다고 말하시자만, 엄마는 2조각만 드셨습니다. 엄마가 남을 항상 잘 챙기시는 분이시다보니 이날도 아빠에게 피자 드시라고 계속 말하시고, 저에게도 계속 말을 하셨습니다. 결국 나머지 5조각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제가 먹었습니다.(이 글을 쓰면서 피자 먹을 때를 떠올리다 보니, 엄마의 사려감이 지금까지 가족이 잘 지탱되었던 원동력이자 힘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피자에 치즈가루를 뿌려먹는 센스를 발휘한 사람은 가족 중에서 저 밖에 없었습니다. 사진에서 본 것 처럼, 제가 가루를 많이 넣었는데요. 그래도 피자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50여년만에 처음으로 메이커 피자를 드신 부모님을 생각해 보면서, 제가 지금까지 어엿한 청년으로 클 수 있었던 첫째 이유와 두번째 이유, 그리고 무한한 이유는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위해서 25년 동안 많은 것을 희생하시고 포기하셨던 두 분이 있었기에 제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었네요.

제가 젊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이 머릿속에 잘 떠오르지 않는데 글을 쓰면서 마음속 깊이 느낍니다. 그럼에도 저를 25년 동안 키우셨던 부모님의 속 마음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청년인데다 자식도 없기 때문이죠.(여자 친구도 없습니다. 교제 경력도 없고요..^^) '부모 마음은 애를 키워봐야 안다'는 말을 일상생활에서 얼핏 듣는데, 아마 저도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집안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일어선 두 분을 보면서, 제가 두 분에게 갚아야 할 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메이커 피자가 두 분을 향한 고마움의 '작은 보답'이라고 느끼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한게 사실이죠. 정작 부모님이 원하시는 것은 메이커 피자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순간적인 행복감'이 아니라, 제가 인생에서 성공을 거두시는 것을 바라보고 싶으신 것이죠.

올해 여름 의류 쇼핑몰 창업 하려다 자본금 부족으로 그 계획을 접었는데, 어떻게든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겠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셨던 두 분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제가 어엿한 성인으로서 남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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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02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에드찜 2008.11.02 16: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에드찜입니다.
    긴 글을 읽고 찔끔 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피자한판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부여되고, 가족의 사랑부터, 도리 그리고 야망까지 .....

    이런 보람을 느끼는 것 자체가 저희가 에드찜을 더 열심히 운용해야 하는 사명감(?), 내지는 앞으로 좀 더 많은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추가해야 겠다라는 다짐도 곁들여 집니다.

    2만원 상당으로 200만원 이상의 기쁨을 가져다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 드립니다.

    지금 개선중인 작업들이 끝나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수익모델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의미있는 블로그 수익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덧 : "게살몽땅"은 홍보용 사진이고 안에 내용물은 다른 거랍니다.^^;;

  3. 2424 2008.11.02 16: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놔 피자먹고 싶다 !!!!!!!!!!!!!!! ㅠ_ㅠ

  4. 글을 읽다가 2008.11.02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득 우리 부모님은 유명브랜드 피자를 드셔본적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돌아오는 주말에는 제일 맛있는걸로 한판 사들고 가봐야겠습니다.

  5. o 2008.11.02 1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상의 소소한 삶의 철학이 행복한 글이네요.

  6. 행우니 2008.11.03 14: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한 글 잘 보았습니다.
    언제나 항상 눈앞에 일어나는 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시면
    그것이 행복한 삶 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활짝 *^____^*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