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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 성공, 기대 이상의 성과

 

2013년 한국 스포츠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스타중에 한 명을 꼽으라면 류현진이 아닐까 싶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면서 30경기 14승 8패 평균 자책점 3.00 탈삼진 154개를 기록했으며, 포스트 시즌이었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내내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었으며 LA다저스의 붙박이 선발 투수로서 굳건한 활약을 펼쳐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이제는 팀에서 2013년 일정을 마무리하며 2014년을 준비하게 됐다.

 

이러한 류현진의 활약은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 14승을 거둘 줄, 시즌 내내 선발 투수로 나설 줄, 한국인 투수 최초로 포스트 시즌에서 선발승을 따내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시범경기 무렵까지 '과연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까?'라고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 몇 년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눈부신 피칭을 보여줬던 한국인 투수가 박찬호(은퇴)를 제외하면 딱히 떠오르는 선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류현진이 미국 무대에 순조롭게 정착할지 알 수 없었다.

 

 

[사진=류현진 (C) LA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osangeles.dodgers.mlb.com)]

 

그 이전으로 거슬러가면 지난해 이맘 때 포스팅 금액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과거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했던 한국인 투수들이 적은 금액의 포스팅 금액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접었던 전례가 있다.(그 중에 이상훈과 임창용은 일본 무대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대략 1000만 달러(약 106억 원) 이상의 포스팅 금액을 기록했던 선수들이 즐비한 일본을 떠올리면 한국 야구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의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았다.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은 2573만 7737달러 33센트(약 273억 원)의 거액으로 책정됐다. 그의 포스팅 금액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던 사람이라도 이렇게 어마어마한 금액을 기록할 줄 예상 못했을 것이다. 올림픽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같은 국제 대회를 빛냈던 활약상과 당시 25세의 젊은 나이와 더불어 병역 혜택을 받았던 영향이 컸다. 류현진 영입에 거액의 돈을 쏟았던 팀은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LA 다저스였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냈을 당시의 소속팀이었다.

 

우리는 IMF 시절 박찬호와 여자 골프의 박세리 경기를 보며 삶의 활력을 얻었다. TV가 있는 곳이면 두 명의 한국인 스포츠 선수가 미국 무대를 빛내는 모습을 봤던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그때와 달리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류현진 관련 콘텐츠를 어디에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출근길에 스마트폰 DMB를 통해 류현진 경기를 봤던 기억이 난다. 많은 사람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성공을 보며 그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게 됐다. 14승과 평균 자책점 3.00은 누구도 혹평하기 힘든 성적이다.

 

류현진이 LA 다저스에서 정규리그를 보내기 이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할 것이다', '데뷔 시즌 10승은 힘들 것이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던 일부 여론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결코 낯설지 않다. 누군가 무엇을 하면 '쟤는 안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알고 보면 꽤 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즌 내내 최상의 투구를 펼치며 LA 다저스에서 입지를 키웠다. 그 결과 팀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및 포스트 시즌 진출을 공헌했다.

 

물론 류현진이 보완해야 할 점은 있다. 1회 징크스와 미국 동부 원정에 약한 면모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에는 무리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영토가 넓어 서부와 동부 지역의 시차가 존재한다. 비행기로 원정을 다녀오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한국보다 경기 횟수가 많으면서 시즌 일정까지 빡빡하다. 류현진의 체력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다행히 선수가 슬기롭게 극복했다. 2013년 마지막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팀의 승리 투수가 됐다.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 선발 등판이 무산됐다. 팀의 6차전 패배로 월드 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것.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성공을 예감했던 LA 다저스의 안목은 탁월했다. LA 다저스 덕분에 한국인들은 2013년에 류현진 관련 소식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입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으로 류현진 등판을 기대하고 그의 호투에 환호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2014년과 그 이후에도 이러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이는 글쓴이만의 바람이 아닐 것이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쌓인 훗날의 류현진이라면 지금보다 더욱 풍부한 장점과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단련되었을 것 같다. 류현진의 성공 신화가 계속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