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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주영 위건 임대, 반드시 성사되었으면

 

많은 축구팬들은 박주영의 위건 임대를 바라고 있다. 아스널 복귀 이후 단 1분이라도 뛰지 못했던 박주영이 실전 감각을 되찾기를 원하고 있는 것. 그래야 홍명보호의 원톱을 맡아 한국의 최전방을 빛낼 수 있다. 홍명보호 원톱에 가장 어울리는 한국인 공격수가 박주영인 것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심지어 홍명보 감독도 박주영을 향한 위건의 관심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만약 지난해 여름에 이러한 일이 있었다면 여론에서는 박주영을 향한 위건의 관심을 반갑게 여기지 않았을 것 같다. 위건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되었기 때문. 하지만 박주영은 당초 전망과 달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새로운 팀을 찾지 못했고 현재까지 아스널에서 결장을 거듭중이다. 이제는 어느 팀에서 뛰든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까지 얼마 안남은 만큼 이제는 그의 결단이 필요하게 됐다.

 

 

[사진=박주영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박주영의 위건 임대설은 5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2008년 여름 이적시장이 막판에 접어들자 당시 프리미어리그에 속했던 위건이 박주영을 영입하고 싶다는 잉글랜드 언론들의 보도가 등장했던 것. 실제로 영입할 의향이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루머 만큼은 국내 여론에서도 전파됐다. 박주영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기대하는 축구팬들도 있었지만, 부상 여파로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박주영이 위건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지 않겠냐는 축구팬들의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국 박주영은 프랑스 리게 앙에 속한 AS 모나코로 이적하면서 위건행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리고 5년 뒤 박주영은 위건 임대설로 주목을 끌게 됐다. 비록 위건은 챔피언십으로 강등되었으나 여론에서는 박주영의 위건행이 성사되기를 바라고 있다. 최소한 아스널을 떠나면 출전 기회가 올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소속팀 활약상에 따라 홍명보호 복귀 및 브라질 월드컵 본선 출전 여부가 가려지는 만큼 박주영의 선택이 중요하게 됐다.

 

특히 위건은 올 시즌 챔피언십과 유로파리그를 병행중이다. 챔피언십은 한 시즌 동안 46경기를 치르며 프리미어리그의 38경기보다 일정이 더 빡세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유로파리그에 임하는 체력적인 부담과 선수들의 피로도 증가를 놓고 볼 때 소위 말하는 베스트 일레븐으로는 한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어렵다. 실제로 위건은 공격수 마크 안토니 포춘과 그랜트 홀트가 부상당하면서 시즌 중에 새로운 공격수 긴급 임대를 추진하게 되었고 박주영을 낙점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주영의 위건 임대 기간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출전 기회가 올 것 같은 기대감이 작용한다.

 

위건 사령탑이 오언 코일 감독인 것도 반가운 부분이다. 코일 감독은 볼턴 시절 이청용을 신뢰했던 지도자로 유명하다. 지난해 1월초에는 일본인 미드필더 미야이치 료(아스널)를 임대했던 전례가 있었다. 동양인 선수를 선호하는 지도자라고 볼 수 있다. 볼턴 시절에는 미야이치를 비롯해서 잭 윌셔(아스널) 블라디미르 바이스(당시 맨체스터 시티, 현 올림피아코스) 다니엘 스터리지(당시 첼시, 현 리버풀) 같은 빅 클럽 선수를 임대하며 전력 강화를 꿈꾸었다. 그것도 아스널 선수만 두 명이었다. 위건으로 팀을 옮긴 지금도 빅 클럽 선수 임대에 관심을 가지지 않겠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 선수가 현재까지는 박주영으로 유력한 분위기다.

 

축구에서는 감독운이 중요하다. 감독의 호불호에 따라 선수의 팀 내 입지가 뒤바뀔 수 있다. 박주영은 꾸준한 경기 출전과 더불어 자신을 신뢰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아스널에서는 안타깝게도 감독운이 따르지 않았다.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되기 일쑤였다. 반면 위건에는 코일 감독이 있다. 이청용이 코일 감독 체제에서 기량이 만개했던 것처럼 박주영도 위건 임대를 기점으로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지 않겠냐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

 

박주영의 위건 임대가 과연 성사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축구 선수는 경기를 뛸수록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박주영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동안 공식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셀타 비고 임대 시절에도 이아고 아스파스(현 리버풀)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말리면서 왼쪽 윙 포워드로 뛰거나 벤치 멤버로 나왔던 때가 많았다. 이제는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위한 자신만의 승부수가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위건 임대가 좋은 선택으로 여겨진다. 다른 선택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스널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 상황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