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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디에구 코스타, 스페인 최고 골잡이 되나?

 

2013/14시즌 유럽 축구에서 가장 높은 주목을 받는 인물은 디에구 코스타(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하 아틀레티코)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같은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 영웅들을 제치고 득점 1위를 기록중이다. 8경기에서 10골 터뜨렸던 것. 최근 프리메라리가 5경기 연속골(총 7골) 행진을 이어갔으며 지난달 29일 지역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는 결승골을 작렬했다. 아틀레티코가 정규리그에서 13년 만에 마드리드 더비에서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쐐기를 박았다.

 

이미 코스타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골 기록(31경기 10골)과 동률을 이루었다. 그때는 팀의 간판 골잡이였던 라다멜 팔카오(현 AS 모나코)의 득점을 돕는 역할을 맡았다. 올 시즌에는 팀이 다비드 비야를 영입하면서 그의 골 생산을 보조할 것으로 보였으나 오히려 팀 내 최다 득점자로 활약중이다. 이러한 활약에 아틀레티코는 프리메라리가 8전 8승을 거두며 선두 FC 바르셀로나와 승점 24점 동률을 이루었다. 골득실에서 7골 밀렸으나 3위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렸다.

 

 

[사진=디에구 코스타 (C)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코스타가 축구팬들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스페인 대표팀 합류 여부다. 본래 브라질 출신이자 올해 상반기 브라질 대표팀에서 두 번의 친선 경기를 뛰었으나 지난 7월에 스페인 시민권을 획득했다.(현재 이중 국적) 지금까지 브라질 대표팀 일원으로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와 각 대륙 대항전에 참가한 이력이 없어 FIFA 규정상 스페인 대표팀 출전이 가능하다. 지난 여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준우승에 만족했던 스페인의 대표적인 약점은 원톱이며 이를 해소할 적임자로 코스타가 떠올랐다.

 

스페인의 원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페르난도 토레스(첼시)와 비야는 소속팀에서 부침을 겪으면서 대표팀 입지가 과거에 비해 축소되었으며, 알바로 네그레도(맨체스터 시티)와 로베르토 솔다도(토트넘)는 대표팀 주전이 되기에는 임펙트가 부족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솔다도는 최근 소속팀에서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스페인은 유로 2012에서 제로톱 효과로 우승을 달성했으나 마땅한 원톱이 없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차선책에 무게감이 실린다. 팀의 월드컵 2연패를 보장할 만한 원톱이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코스타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페인 원톱으로 나설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스페인 대표팀에 합류해도 토레스-비야-네그레도-솔다도를 비롯해서 또 다른 원톱 자원들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만큼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코스타를 향한 기대치가 높은 이유는 아틀레티코에서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프리메라리가에서 메시와 호날두를 제치고 득점 선두로 뛰어 올랐다. 지금의 오름세가 지속되면 기존 스페인 대표팀 원톱 자원보다 경기력이 더 우수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그동안 징계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이미 해제되면서(4경기 출전 정지 다 채웠음) 현재의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됐다. 아틀레티코가 32강 조별리그 G조 선두(2전 2승)로 뛰어올랐으며 이제는 코스타가 합류하면서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꿈꾸게 됐다.

 

어쩌면 코스타는 아틀레티코에서 팔카오보다 더욱 훌륭한 업적을 달성한 가능성이 있다. 팔카오는 아틀레티코의 2011/12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유로파리그는 챔피언스리그보다 낮은 대회라는 한계가 있다. 반면 코스타는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다. 프리메라리가와 코파 델 레이에서 보여줬던 놀라운 골 결정력과 빼어난 연계 플레이를 놓고 보면 유럽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 아직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부족하나 얼마전 레알 마드리드전 결승골을 통해 강팀 경기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프리메라리가에서는 팀의 8전 전승을 주도했다.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2강 체제를 깨뜨리는데 많은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타가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을 달성할지 여부도 기대된다.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 아닌 선수가 득점왕에 도전하게 되는 것. 아틀레티코의 스쿼드가 두 팀에 비해서 무게감이 부족한 특성상 코스타가 프리메라리가에서 메시-호날두보다 더 많은 골을 터뜨릴지는 시즌 막판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만약 올해 안이나 내년 초 스페인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가정했을 때 득점왕을 달성하면, 2007/08시즌의 다니엘 구이사(당시 마요르카) 이후 6시즌 만에 스페인 대표팀 선수가 득점왕에 등극한다. 과연 그가 스페인 최고 골잡이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활약을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