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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손흥민과 3S, 레버쿠젠 챔스 돌풍 이끌까?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잔치였다.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가 4강에서 스페인의 두 강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던 것. 1992년 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팀끼리 결승에서 맞붙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비롯하여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컵까지 휩쓸면서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바르셀로나 시대가 끝나고 '뮌헨의 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분데스리가의 건전한 재정 운영과 재능이 뛰어난 영건들의 끊임없는 등장을 놓고 볼 때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돌풍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올 시즌에도 분데스리가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현지 시간으로 1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손흥민 인터뷰가 등장했다. 상대 팀 선수의 인터뷰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손흥민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manutd.com)]

 

분데스리가의 챔피언스리그 선전이 두드러지려면, 더 나아가 UEFA 리그 랭킹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제치고 2위로 진입하려면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만 잘해서는 안된다. 레버쿠젠과 샬케04가 분발해야 한다. 샬케04는 2010/11시즌 4강, 2012/13시즌 32강 B조 1위 및 16강 진출의 경험이 있는 만큼 올 시즌 32강 E조에서 경쟁력이 있다. 첼시와 함께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레버쿠젠은 2001/02시즌 준우승 이후 11시즌 동안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11/12시즌 16강 진출 이전에는 6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에는 유로파리그 32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를 수 있다. 분데스리가의 유럽 경쟁력 향상이 레버쿠젠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른 분데스리가 클럽처럼 챔피언스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32강 A조 전망이 결코 밝은 것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에서 약세였으며, 샤흐타르 도네츠크와 레알 소시에다드는 일부 주력 선수가 팀을 떠났던 공백이 있다. 레버쿠젠이 32강 6경기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좌우 될 것이다.

 

레버쿠젠의 강점으로 거론되는 키워드가 바로 '3S'다. 손흥민, 스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의 영어 이름 스펠링 앞글자를 따서 3S라는 수식어가 등장한 것. 레버쿠젠의 3S는 팀의 빠른 역습을 전개하면서 많은 골을 터뜨린다. 에이스 키슬링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달성했으며 샘은 올 시즌 5골 4도움 올리며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함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 12골 넣으며 다수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았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손흥민 영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챔피언스리그 돌풍을 꿈꾸는 레버쿠젠은 스리톱을 맡는 선수에게 득점이 편중되어 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34경기에서는 65골 넣었는데 그 중에 42골이 스리톱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들 몫이었다.(당시 쉬얼레-키슬링-카스트로가 스리톱 주전이었다.) 로테이션 멤버였던 샘이 5골 넣은것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공격진이 47골 기록했다. 레버쿠젠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하려면 손흥민-키슬링-샘이 지속적으로 골을 터뜨려야 한다. 역습을 많이 활용하는 레버쿠젠에서는 스리톱의 득점력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3S 모두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부족하다. 손흥민은 오는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키슬링은 풍부한 분데스리가 경험과 달리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011/12시즌 8경기 출전 1골이 전부였다. 샘도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6경기 출전 1골 2도움에 만족했다. 키슬링과 샘은 유로파리그에 여러차례 투입되면서 유럽 대항전 경험이 결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3명 모두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팀과 상대하는 압박감을 이겨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약점이 오히려 '챔피언스리그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분발로 이어질 수 있다.

 

3S는 32강 A조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 나선다.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의 홈에서 승점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스쿼드 무게감에서 상대 팀에게 밀리지만 실속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자신의 유럽 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키슬링은 분데스리가 최고 골잡이의 명성을 떨치며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로빈 판 페르시와의 맞대결에서 이겨야 하고, 샘은 붙박이 주전을 완벽하게 굳히기 위한 임펙트가 필요하다. 이 경기를 통해 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돌풍 가능성을 높여줄지 벌써부터 경기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