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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 레버쿠젠, 관전 포인트 4가지는?

 

이번주 수요일에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그리고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1차전이 펼쳐진다. 유럽 챔피언이 되고 싶어하는 32개 팀들의 각축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질주한다.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데뷔전 장소는 다름 아닌 올드 트래포드다. 레버쿠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원정 경기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첫 승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3시 45분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되는 챔피언스리그 32강 A조 1차전에서 맨유와 레버쿠젠이 맞붙게 됐다. 두 팀 모두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첫 경기를 이기고 싶어할 것이다.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꼽히는 손흥민과 카가와 신지의 맞대결 성사 여부도 관심거리다. 아울러 손흥민이 맨유 원정에서 시즌 3호골을 터뜨릴지 주목된다.

 

 

[사진=손흥민 (C) 나이스블루]

 

1. 맨유와 레버쿠젠, 지난 주말에 어땠나?

 

두 팀 모두 지난 주말 정규리그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맨유는 크리스탈 팰리스를 2-0으로 제압했고 레버쿠젠은 볼프스부르크를 3-1로 꺾으면서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었다.

 

맨유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판 페르시와 루니가 골맛을 봤다. 판 페르시는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렸고 루니는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맨유의 경기 내용은 매끄럽지 못했다. 중원에서 비효율적인 공격 전개를 펼치면서 상대 팀 수비의 허점을 파고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캐릭의 패스 미스가 많았다. 후반 중반에 펠라이니와 야누자이가 교체 투입하면서 맨유 경기력이 안정을 되찾는 모양새였다.

 

레버쿠젠은 볼프스부르크전 승리를 통해 '3S(손흥민, 스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의 위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키슬링과 샘이 각각 2골과 1골 넣었으며 손흥민은 빠른 역습과 끈질긴 수비력을 앞세워 팀의 왼쪽 측면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하지만 수비가 견고하지 않았다. 전반 39분 올리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던 장면을 봐도 알 수 있다. 전반 34분과 35분에 걸쳐 올리치에게 연속 슈팅을 내줬으나 수비수들이 올리치를 또 놓치면서 실점을 내준 것이다. 왼쪽 풀백 보에니쉬의 난사 기질도 여전했다.

 

2. 맨유와 레버쿠젠, 이번 경기에서 꼭 이겨야 하는 이유

 

두 팀은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32강 첫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고 싶어할 것이다. 첫 경기부터 이겨야 앞으로 남은 32강 조별리그 다섯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조금 해소할 수 있다. 만약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같은 만만치 않은 팀들을 상대로 이겨야 하는 절박함에 놓인다. 맨유가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전례를 놓고 볼 때 레버쿠젠전 승리 여부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기는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 클럽의 맞대결이다. 두 리그는 UEFA 리그 랭킹 2위를 다투고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2위(71.296점)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면, 3위 분데스리가(69.927점)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강세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를 추격중이다.(참고로 1위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올 시즌 유럽 대항전에 나서는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 클럽의 성적에 따라 2위와 3위가 바뀌거나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될 수도 있다. 맨유와 레버쿠젠의 경기는 단순히 두 팀이 겨루는 의미의 경기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3. 판 페르시vs키슬링, 득점왕과 득점왕의 맞대결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 득점왕이 올드 트래포드에서 최고의 킬러를 놓고 맞대결 펼치게 됐다. 판 페르시는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달성했으며 키슬링은 지난 시즌 막판 몰아치기를 통해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를 2위로 밀어내고 득점왕에 올랐다. 두 명의 킬러는 소속팀에게 많은 승점을 안겨줬던 에이스다. 판 페르시는 맨유의 측면 공격 약화 속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골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과시하며 많은 골을 터뜨렸고, 키슬링은 우월한 피지컬과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의 견제를 이겨내며 최전방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두 킬러의 득점 감각은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 판 페르시는 커뮤니티 실드 위건전 2골을 통해 맨유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프리미어리그 4경기에서는 3골 넣었다. 지난 9월 초 네덜란드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했던 A매치 에스토니아전과 안도라전에서는 각각 1골과 2골씩 뽑았다. 키슬링은 DFB 포칼컵 1라운드 2골을 비롯해서 분데스리가 5경기에서 4골 기록했다. 맨유와 레버쿠젠은 챔피언스리그 선전을 위해 판 페르시와 키슬링이 많은 골을 터뜨리기를 바랄 것이다. 평소 두 선수 득점력에 의해 경기 내용과 결과가 엇갈리는 경향이 다분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과연 어느 선수가 골을 통해 팀 승리를 이끌지 지켜보자.

 

4. 손흥민vs카가와, 맞대결 성사되나?

 

우선, 카가와의 선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모예스 감독 부임 이후 철저한 벤치 멤버로 밀렸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했으며 최근 2경기 연속 18인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공격 옵션들에게 강력한 압박을 주문하는 모예스 감독의 전술적 성향과 맞지 않으면서 A매치 출전을 위해 두 달 연속 잉글랜드와 일본을 왕복했다. 하지만 맨유가 1주일에 두 경기를 치르는 본격적인 강행군을 시작한 만큼 카가와의 중용 빈도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시작이 레버쿠젠전이 될지 아니면 그 이후 일지는 알 수 없으나 팀 내 입지가 안좋은 것은 분명하다.

 

손흥민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올드 트래포드는 박지성(현 PSV 에인트호번) 경기를 즐겨봤던 한국 축구팬들에게 매우 익숙한 경기장이다. 아마도 손흥민은 어렸을 적에 박지성 경기를 보며 축구 선수로서 성공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맨유 원정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할 것임에 틀림 없다. 최근 국내에서 펼쳐졌던 A매치 출전을 위해 장거리 비행을 감수하면서 지난 주말 볼프스부르크전에서 80분을 소화했지만, 맨유전이라는 특수성을 놓고 볼 때 평소와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 공격의 활기를 불어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되도록이면 손흥민이 맨유 원정에서 골을 터뜨릴 필요가 있다. 맨유 선수들은 올 시즌 레버쿠젠에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중인 키슬링과 샘을 강하게 견제하려 할 것이다. 그럴 때 손흥민이 날카로운 문전 침투를 통해 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맨유 골망을 흔드는 면모를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레버쿠젠이 원정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카가와의 출전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맨유전을 통해 '카가와보다 더 잘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기를 한국 축구팬들이 기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