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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 FIFA 랭킹, 60위권 추락 현실로?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해 1월 FIFA 랭킹 34위에서 지금은 58위로 미끄러졌다. 8개월 만에 24단계이나 추락했다. 1월부터 9월까지 34-38-47-42-42-40-43-56-58위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1월에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순위에 속했으나 이제는 이란-호주-우즈베키스탄에 밀려 아시아 다섯번째로 밀렸다. 오랫동안 아시아 축구의 강자로 꼽혀왔던 한국 축구의 영향력이 약해졌음을 FIFA 랭킹을 통해 알 수 있다.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에 발표된 한국의 FIFA 랭킹은 58위다. 지난 달보다 2계단 떨어졌다. (C) FIFA 홈페이지 캡쳐(fifa.com)]

 

FIFA 랭킹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전한 논란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FIFA 랭킹이 50위권 바깥으로 밀려난 것과 더불어 아시아 No.2에서 No.5로 떨어진 것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내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FIFA 랭킹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으나 지금의 한국 경기력을 놓고 볼 때 반드시 잘할 것이라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참고로 글쓴이는 FIFA 랭킹 30계단 오르는 것보다 월드컵에서 최소 16강 진출의 성적을 거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FIFA 랭킹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으나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씩 펼쳐진다.

 

한국이 10월 FIFA 랭킹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음달 12일 브라질, 15일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야 한다. 감독 교체 이후에 치렀던 A매치 6경기에서는 1승 3무 2패를 기록했으나 내용에서는 이전 대표팀 체제보다 나아진 것이 분명하다. 이제부터는 내용과 결과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까다로운 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키우면서 브라질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브라질과 말리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브라질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남미의 대표적인 축구 강국이다. 현재 FIFA 랭킹이 8위이며 지난 여름에 펼쳐졌던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스페인을 꺾고 우승을 달성했다. 말리는 브라질 월드컵 아프리카 2차예선 H조 2위에 그치면서 탈락이 확정됐으나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팀이다. FIFA 랭킹이 38위이며 우리나라보다 20계단 더 높다. 만약 한국이 두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FIFA 랭킹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60위권 추락이 현실화 된다.

 

최악의 경우 한국의 역대 FIFA 랭킹 최저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FIFA 랭킹 최저 순위는 62위(1996년 2월) 였다. 60위권 추락을 면하려면 브라질전과 말리전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다행히 두 경기는 홈에서 펼쳐진다. 비록 한국이 지난 10일 홈에서 크로아티아에게 1-2로 패했으나 어느 팀이든 원정보다는 홈에서 최상의 경기력으로 좋은 결과를 달성하기 쉽다. 한국은 1999년 3월 28일 잠실 주 경기장에서 펼쳐졌던 A매치 브라질전에서는 김도훈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던 경험이 있다.

 

만약 60위권으로 추락했다고 한국 축구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의 거듭된 FIFA 랭킹 추락은 두 가지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는 홍명보호가 자극받게 된다. 선수들이 매 경기 좋은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둘째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과 상대할 팀이 방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 팀이 한국 축구와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본선에 임하면 태극 전사들에게 승리의 제물이 될지 모를 일이다. 이런 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대표팀이 목표 달성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