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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김보경, EPL 성공 예상되는 7가지 이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한국 축구에게 고마운 존재다. 태극 전사들이 유럽 3대 리그 중에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 축구의 우수성이 유럽과 세계에 전파됐다. 박지성(현 PSV 에인트호번)이 아시아의 영웅을 넘어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거듭났던 것도 8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 펼쳤던 효과가 컸다.

 

이제는 '또 다른 태극전사' 김보경(24, 카디프 시티)이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 초반부터 두각을 떨쳤다. 지난 8월 26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현란한 기술과 끈질긴 압박, 지능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팀의 3-2 승리를 기여하며 국내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의 우승 후보로서 김보경의 가치가 높아졌다. 벌써부터 그의 프리미어리그 성공이 예상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사진=김보경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premierleague.com)]

 

1. 맨체스터 시티전 맹활약으로 자신감 얻었다

 

김보경이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뛰어난 실력을 과시하며 팀의 승리를 공헌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51년 만에 1부리그로 승격했던 카디프 시티가 우승 후보 맨체스터 시티를 이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비록 김보경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선발 멤버 중에서 패스 성공률 2위(91%)를 기록하는 효율적인 공격 전개를 과시했다. 이러한 활약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보다 더욱 거친 축구를 경험한데다 잉글랜드에서 두번째 시즌을 보내는 만큼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김보경 수비력, EPL에서 통했다

 

한국 축구팬 시각에서는 김보경이 공격 성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올림픽 대표팀과 국가 대표팀에서 왼쪽 윙어로 기용되면서 상대 팀의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거나 전방쪽으로 볼을 공급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이렇다보니 김보경 수비력을 주목하는 외부의 시선이 적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드러난 김보경의 수비력은 수준급이었다. 민첩한 몸놀림에 지기 싫은 승부 근성이 발동하면서 상대 팀 선수를 끈질기게 압박하면서 협력 수비에 충실했다. 두 번이나 상대 팀 공격을 차단하며 포백과 3선의 수비 부담을 줄여줬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수비력에 약점을 드러낸 일본 대표팀 에이스 카가와 신지(맨체스터 시티)와 달랐다.

 

3. 기술력이 뛰어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요구되는 기술력이란 좁은 공간에서 볼을 지켜내면서 개인 능력으로 상대 팀 선수의 압박을 뿌리치는 것이다. 중앙 압박이 강한 특성상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 선수는 볼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면서 상대 팀 선수에게 위축되어서는 안된다. 김보경은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이러한 능력들을 보여줬다. 중앙에서 상대 팀 선수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았고 감각적인 발재간으로 야야 투레까지 제쳤다. 야야 투레는 현존하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현지 축구팬들에게 '김보경은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인 선수'라는 임펙트를 심어줬을 것이다.

 

4. 많은 경기에 선발 투입할 수 있다

 

김보경이 지난해 여름 카디프 시티로 이적했을 때 많은 축구팬들은 그의 선택을 아쉬워했다. 카디프 시티는 당시 챔피언십 소속으로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보경은 소속팀의 승격을 공헌하며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지난 시즌의 활약 덕분에 올 시즌 2경기에서는 모두 선발로 투입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출전 횟수가 많아야 한다. 시티전의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면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느낌은 좋다.

 

5. 김보경 옆에는 벨라미가 있다

 

김보경과 2선에서 호흡을 맞추는 오른쪽 윙어는 벨라미다. 축구 악동으로 유명하나 그라운드에서는 팀의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뛰는 열정을 발휘한다. 올해는 34세의 나이에 팀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끄는 노련함을 과시하며 팀의 실질적인 리더 다운 모습을 보였다. 김보경은 지난 시즌 벨라미에게 호통을 들으면서 팀에 적응했다. 벨라미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한 순간이라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는 김보경의 꾸준한 맹활약을 기대케 한다.

 

6. 맥케이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축구 선수에게는 '감독 운'이 중요하다. 출전 기회를 얻으려면 감독에게 실력을 입증 받아야 한다. 개인 능력이 전부가 아니다. 감독이 요구하는 전술적 성향에 맞춰야 한다. 이청용은 볼턴에서 다섯 시즌째를 보내는 동안 멕슨-코일-프리드먼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반면 감독이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박지성 사용법을 몰랐던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레드냅 감독이 대표적이다. 다행히 김보경은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지도자(맥케이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팀의 주요 선수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도중에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위치를 옮기면서 팀 내 입지가 튼튼해졌다. 맥케이 감독이 김보경 활용을 잘했다는 뜻이다.

 

7. 빅 클럽 진출이라는 동기부여

 

카디프 시티는 맨체스터 시티전 이변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승격 팀으로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였다. 2011/12시즌의 스완지 시티(11위) 노리치 시티(12위), 2012/13시즌의 웨스트햄(10위)처럼 중위권에 진입할지 기대된다. 특히 스완지 시티의 돌풍을 일으켰던 미드필더 중에서 앨런(리버풀) 싱클레어(당시 맨체스터 시티, 현 웨스트 브로미치 임대) 시구르드손(토트넘)이 2011/12시즌을 마친 뒤 빅 클럽에 진출했다. 김보경도 카디프 시티의 승격 팀 돌풍을 주도하면 자신의 이름값을 높이며 빅 클럽의 선택을 받게 될지 모른다. 빅 클럽 진출이라는 동기부여를 느끼며 카디프 시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