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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의 윌리안 영입, 2선 개편의 신호탄

 

첼시가 윌리안 하이재킹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2선 미드필더를 보강했다. 지난 25일 구단 홈페이지에서 안지 마하치칼라와 윌리안 영입에 합의했음을 밝힌 것. 같은 날 잉글랜드 공영 방송 BBC에서는 윌리안 이적료를 3000만 파운드(약 520억 원)라고 언급했다. 첼시가 이번 이적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영입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윌리안은 토트넘 이적이 유력했으나 첼시의 영입 제안을 받았고 선수 본인도 첼시행을 원하면서 계약이 합의됐다. 한편 윌리안 영입에 실패한 토트넘은 가레스 베일 대체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사진=윌리안 영입 합의를 발표한 첼시 공식 홈페이지 (C) chelseafc.com]

 

윌리안은 올해 25세의 브라질 출신 테크니션이다. 19세였던 2007년까지 브라질의 SC 크린티안스에서 뛰었으며 그 이후 2013년 1월 이적시장 전까지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활약했다. 올해 1월 이적시장 마감 무렵에는 3500만 유로(약 521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러시아의 안지로 떠났다. 하지만 안지가 최근에 재정적인 지출을 줄이면서 주요 선수들과 작별하게 되었고 윌리안은 첼시로 떠나게 됐다.

 

조세 무리뉴 감독의 선택을 받은 윌리안은 첼시에게 익숙한 존재다. 샤흐타르 도네츠크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4차전 첼시 원정에서 2골 넣었다. 비록 팀은 2-3으로 패했으나 첼시는 빅터 모제스가 후반 49분에 결승골을 넣기 이전까지 상대 팀을 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윌리안 2골이 첼시가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원인이 됐다.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였던 윌리안은 안지에 이어 첼시에서 높은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윌리안의 주 포지션은 왼쪽 윙어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3200만 파운드(약 555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던 에당 아자르,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2200만 유로(약 327억 원)의 이적료를 올렸던 안드레 쉬를레와의 포지션이 겹친다. 윌리안을 포함한 첼시의 왼쪽 윙어 세 명은 몸값이 비싼 공통점이 있다. 다행히 세 명 모두 중앙 또는 오른쪽 측면에서 뛸 수 있다. 윌리안은 2선 모든 지역을 소화할 수 있다.

 

사실, 첼시가 윌리안을 영입할 필요는 없었다. 2선 미드필더 가용 인원만 6명이다. 주전으로 분류되는 아자르, 오스카, 후안 마타를 비롯하여 쉬를레, 케빈 데 브뤼네, 빅터 모제스가 포함된다. 윌리안까지 포함하면 7명이며 2선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2선 옵션 중에 누군가를 정리할 수도 있으며 그 대상이 마타일 수도 있고(첼시팬들은 아니기를 바랄 것이다.) 모제스가 팀을 떠날 수도 있다. 3000만 파운드 사나이 윌리안의 가치를 놓고 볼 때 첼시의 주전으로 활용 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백업 멤버 영입하려고 3000만 파운드 지출한 것은 아닐 것이다.

 

첼시의 윌리안 영입은 2선 개편의 신호탄이다. 지난 22일 애스턴 빌라전에서는 아자르-오스카-마타가 상대 팀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첼시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경기 결과는 2-1 승리였으나 내용에서는 아쉬움에 남았다. 이러한 문제점은 지난 시즌을 떠올리게 한다. 아자르-오스카-마타에서 2선에서 트리오를 형성했을 때 상대 팀이 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의 간격을 좁히고 집중 견제를 펼치면서 첼시의 원톱이 고립된다. 무리뉴 감독은 아직까지 이러한 약점을 풀지 못했고 첼시는 토트넘 이적을 앞두었던 윌리안을 하이재킹했다.

 

윌리안이 프리미어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한다는 전제에서는 아자르-오스카-마타 중에 한 명을 백업 멤버 또는 로테이션 멤버로 밀어낼 수 있다. 로멜루 루카쿠 임대 복귀 이외에는 원톱 문제를 풀지 못한 첼시에게 있어서 아자르-오스카-마타 트리오 공격력에 의지하는 것은 불안하다. 윌리안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통해 팀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이제는 2선에서 누구도 붙박이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시절 곤살로 이과인(현 나폴리)과 카림 벤제마를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하여 치열한 원톱 경쟁을 유도했다. 첼시에서는 2선 미드필더들의 체력 부담을 덜게 하면서 경쟁심을 높이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쓸 것으로 보인다. 윌리안을 비롯하여 과연 어떤 선수가 첼시의 2선에서 살아남을지 앞으로를 주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