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9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한 <설국열차>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나 많은 관객이 설국열차를 보러 극장을 찾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대중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영화임에 틀림 없습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설국열차가 흥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영화속의 스토리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커티스(크리스 에반스)가 꼬리칸 사람들과 함께 기차의 앞칸으로 향하는 과정이 우리들의 인생과 닮았으니까요. '사회의 기득권'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닙니다. 사회는 기차이며 기득권은 앞칸으로 비유되는 것이죠. 기차의 절대 권력자 윌포드(에드 해리스)라는 캐릭터는 영화에서 부정적으로 설정됐습니다. 만약 선역이었다면 꼬리칸 사람들이 멸시 받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영화가 그렇게 나왔다면 흥행에 실패했겠죠. 우리들의 삶과 전혀 다르니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적부터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았던 사람도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왜 공부 안하냐?", "공부해라"는 말을 들었겠죠. 시험 성적이 떨어지면 온갖 체벌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학교에서 체벌이 없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전에는 더 심했을 겁니다.(아직도 체벌이 없어지지 않은게 참 이상하죠.) 그때는 사람들이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는 논리를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

 

그러나 공부를 잘했다고 인생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돈이 없으면 성공하기 위한 과정이 험난합니다. 아무리 좋은 대학교에 입학해도 비싼 등록금 때문에 제대로 학교를 다니기 힘들거나 부모님이 고생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대학교를 졸업하셨거나 재학중인 분들이라면 등록금 문제는 대부분 겪어보셨을 겁니다. 대략 1년에 1,000만 원 정도 되는 동록금을 납부하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알바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으나 최저임금 제대로 지급 못받는 알바생들이 존재하는 현실입니다. 학업과 알바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개인 공부 시간이 부족합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고요.

 

한때 반값 등록금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반값 등록금을 도입했고 다른 대학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미래는 알 수 없으나 과거와 현재에는 등록금 때문에 고달픈 나날을 보냈거나 보내고 있는 중인 분들이 많을 겁니다. 설국열차로 비유하면 자신의 위치가 꼬리칸에 머물러있는 것이죠. 기득권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고생할 확률이 높은 사회적인 구조가 영화에서 제대로 설정 됐습니다.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인생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어느 순간에 해고 당하거나 직장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할지 모릅니다. 직장 내에서 최고 또는 최상급 위치에 오르기 전까지 말입니다. 특히 중년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청년 세대들도 이러한 케이스가 많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영업 성공 확률은 10%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자영업은 포화 상태 입니다. 굳이 자영업은 아니라도 다른 사업 또한 다르지 않을 겁니다. 우리나라의 민생 경제가 좋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점이 설국열차의 구조(꼬리칸과 앞칸의 차이)와 밀접하죠.

 

설국열차 기차 내부에는 학교가 있습니다. 선생이 아이들에게 윌포드를 찬양하는 교육을 하고 있죠. 아이들과 함께 율동하면서 말입니다. 나쁜 사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교육하면 아이들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교육이 무섭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꼬리칸 사람들은 앞칸으로 전진하는 과정에서 도끼로 무장한 사람들과 싸우게 됩니다. 나중에는 총까지 등장하죠. 일종의 계급 투쟁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설국열차에서 연출되는 또 다른 장면들이 우리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떠올리게 합니다.

 

제가 볼 때 설국열차의 결말은 '불완전한 진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요나(고아성)가 티미라는 어린 아이와 함께 기차 밖으로 나올 때 북극곰을 보게 됩니다. 북극곰이 사람을 해치는 존재인지 아니면 함께 공존하는 대상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이치처럼 진보라는 것이 불완전 합니다.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고 나쁜 쪽으로 기울 수도 있으니까요. 해피 엔딩과 세드 엔딩이 아닌 설국 열차가 전하는 메시지가 끝까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스토리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고, 사람들의 입소문이나 미디어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설국열차를 보게 된 것이죠. 설국열차의 흥행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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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코루 2013.08.20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사회를 열차안에 담아 공감을 얻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