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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 축구, 아시아 축구 최강이 아닌 이유

 

불과 3년 전까지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강으로 손꼽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까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통해 아시아 무대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고, 그 이전인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4강 신화를 이루었다. 2010년 무렵에는 박지성과 이청용이 당시 유럽 최고의 리그로 평가 받았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 펼쳤으며, 한국 대표팀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사진=한국과 일본의 A매치 경기 모습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그러나 지금의 한국 축구는 현 시점에서 아시아 최강이 아니다. 2011년 아시안컵 우승 실패 및 일본 원정 0-3 완패를 기점으로 아시아 No.1이라는 이미지와 점점 멀어지게 됐다. 이제는 일본이 아시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4번의 아시안컵에서 3번의 우승을 거머쥐은 것이 결정적이다. 한국은 50년 넘게 아시안컵을 제패하지 못했다. 아울러 한국은 최근 A매치 일본전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 승부차기는 무승부로 간주)에 그쳤다. 한국 대표팀보다 일본 대표팀의 수준이 더 높은 현실이다.

 

지난 8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FIFA 랭킹은 더욱 충격적이다. 한국의 FIFA 랭킹이 43위에서 56위로 대폭 추락했다. 일본(37위) 호주(46위) 이란(52위)에 이어 아시아 4위를 기록하게 된 것. FIFA 랭킹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축구팬이 없지 않겠지만, 세계 축구 실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지금까지는 FIFA 랭킹이 어느 정도 신뢰성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한국은 일본-호주-이란과의 최근 전적에서 각각 4연속 무승(2무 2패), 3연속 무승(2무 1패), 2패를 기록했다. 특히 호주-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열세를 나타냈다.

 

한국의 FIFA 랭킹 13계단 추락은 '당연한 결과' 였다. 지난달 동아시안컵에서 호주-중국-일본을 상대로 2무 1패에 그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첫 출항을 했던 홍명보호의 경기 내용은 이전 대표팀 체제에 비해 좋았지만 결과가 매끄럽지 못하면서 FIFA 랭킹 하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보다는 한국 축구가 2011년 아시안컵 3위 입상 이후부터 아시아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과적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했으나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및 최종 예선을 어렵게 통과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광래 전 감독이 경질된 것은 2011년 11월 15일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레바논 원정 1-2 패배가 결정적이며, 최강희 전 감독(현 전북 감독)은 최종 예선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팀의 거듭된 졸전에 의해 여론의 혹독한 질타를 받았다.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6월 18일 이란전에서는 0-1로 패하여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와의 최근 A매치 10경기에서 2승 4무 4패에 그쳤다. 2승을 거두었던 카타르전(2013년 3월 26일) 우즈베키스탄전(2013년 6월 11일) 경기 내용도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10경기에서는 8골에 그쳤으며 그 중에 2골이 상대 팀의 자책골이었다. 이러한 골 가뭄이 아시아 무대에서 분발해야 하는 대표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FIFA 랭킹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게 됐다. 여전히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강이다' 라고 믿는 축구팬이라면 이제는 한국 대표팀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한국 대표팀의 침체를 놓고 볼 때,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얼마나 잘 이끄냐에 따라 한국 대표팀이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대로 정체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홍명보호 행보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도약이냐, 아니면 퇴보를 판가름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다. 당연히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전자를 원할 것이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수준을 끌어 올리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득점력 부진, 롱볼 축구 딜레마, 상대 팀의 두꺼운 수비를 완전히 뚫지 못했던 공격 전개를 볼 때 대표팀이 가야 할 길은 멀다.

 

하지만 동아시안컵 3경기는 어떤 관점에서 다행이다.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선전하기 위해 어떤 문제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났다. 본선 직전에 여러가지 단점이 노출되는 것보다 팀의 강점을 키우면서 약점을 극복하도록 거듭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홍명보호가 대표팀 업그레이드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앞으로의 대표팀 성적이 꾸준히 좋으면 한국의 FIFA 랭킹이 일본을 앞지르는 날이 언젠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