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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의 '새로운 역할'이 기대되는 애버튼전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오름세 활약이 두드러진 박지성(27)이 프리미어리그 16위를 기록중인 애버튼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지성의 맨유는 오는 24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구디슨 파크서 애버튼과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번도 결장하지 않던 그는 지금까지 리그 선발 3회, 교체 1회를 기록했고 지난 18일 웨스트 브롬위치전에서는 선발 출격했다. 3일 뒤인 21일 셀틱전서 후반 36분 교체 투입되었던 그였기에 애버튼전 선발 출격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셀틱전서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박지성의 선발 출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 매 경기 선발 출장했던 호날두는 셀틱전서 피로 여파로 6개의 슛을 날리고도 단 한번의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데다 부상까지 겹쳐 애버튼전 출장이 어려워졌다. 이미 라이언 긱스와 대런 플래처가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했고 오언 하그리브스가 장기간 부상으로 결장해 박지성이 애버튼전을 빛낼 ´믿을맨´으로 기대받게 된 것.

그런 절묘한 시점에서 박지성의 지치지 않는 저력은 애버튼과 상대하는 맨유 공격력을 끌어올릴 ´중요한 돌파구´가 될 전망. 지난달 21일 첼시전을 비롯 리그 경기서 선발 출장했던 경기에서 폭 넓은 움직임과 활발한 활동량, 빼어난 공간 창출을 앞세워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리그 15위로 부진했던 팀이 5위로 올라서는 결정적 공헌을 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30경기 연속 선발 출장 무패 공식(26승4무)을 계속 이어가는 중.

맨유는 무한 스위칭 효과로 최근 6경기서 17골 넣는 놀라운 득점력을 발휘했지만 ´호날두의 선발 출장이 어려운´ 애버튼전에서는 새로운 전환점이 불가피하다. 이번 경기에서는 7경기 연속골로 오름세 중인 웨인 루니에 대한 애버튼 수비진의 저항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두 번의 맨유전서 루니를 상대로 거친 수비를 일관하며 꽁꽁 묶은 경험이 있기 때문.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챔피언스리그서 4골 넣었음에도 여전히 느린 기동력으로 맨유의 빠른 공격에 적응하지 못했다.

따라서 박지성은 애버튼전에서 호날두의 역할을 이어받아 팀 전술의 중심 역할을 맡을 공산이 크다. 지난 1월 20일 레딩전서 부상으로 결장한 긱스의 역할을 부여받아 코너킥을 전담하고 활발한 크로스를 올렸던 것 처럼 평소와 다른 역할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 최근 리그 경기서 드러났던 것 처럼 적극적인 문전 침투로 골을 겨냥하는 장면이 늘어났던 박지성이기에 어쩌면 애버튼전은 중요한 고비때 마다 ´이기적인´ 면모를 내뿜을 박지성의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좌우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는 박지성은 맨유 공격의 트렌드인 ´무한 스위칭´ 공격 전술을 빛냈던 선수. 그동안 호날두와 웨인 루니, 카를로스 테베즈와 함께 전방 이곳 저곳을 골고루 휘젓는 빠르고 활발한 공격을 펼쳐 상대팀 수비진 압박을 한 꺼풀씩 벗겨내는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팀의 활발한 스위칭을 통해 지난 시즌에는 호날두가 동료의 기대에 부응하여 많은 골을 넣었지만 그가 빠지면서 박지성의 어깨가 제법 무거워졌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지난해 FA컵 결승전 오피셜 프로그램 책자를 통해 "박지성은 팀에 다양한 공격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내며 박지성이 무한 스위칭에 없어선 안 될 선수임을 힘주어 말했다. 당시 박지성은 2006년 12월 부터 이듬해 3월까지 10경기서 5골 1도움을 기록한 것과 동시에 활발한 스위칭으로 팀 공격의 활기를 불어 넣으며 퍼거슨 감독의 마음을 흡족케 했다.

박지성을 향한 퍼거슨 감독의 마음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블랙번전을 앞둔 정례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은 장기간 부상을 거쳤음에도 첼시전서 매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앞으로 경기 출장 시간을 늘리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그의 존재감을 칭찬하며 팀에 없어선 안될 선수로 키워줄 뜻을 밝혔다.

이에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여 애버튼전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해야 한다. 그동안 이타적인 활약에 치중했으나 호날두의 선발 출장 불투명과 ´애버튼 수비수만 만나면 한 없이 약해지는´ 루니의 고전 가능성, 베르바토프의 저조한 기동력이란 팀의 여러 불안 요소를 고려할 때 어쩌면 박지성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 더욱이 박지성은 맨유 무한 스위칭에 없어서는 안 될 공격 옵션.

물론 박지성은 자신의 슈팅을 폭발시킬 시점이 다가왔다. 시즌 첫 골을 넣은지 한참 지난데다 골 침묵이 길어지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애버튼전서 시즌 두 번재 골을 터뜨려야 앞으로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이 탄력 받을 수 있다.

지난달 18일 비야 레알전 부상 복귀 이후 뚜렷한 오름세로 자신의 진가를 떨친 박지성. 그가 애버튼전에서는 평소와 다른 역할로 팀의 승리를 이끌지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