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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 챔스 복귀시 기대되는 시나리오들

 

박지성의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 임대가 확정됐다. 2004/05시즌 이후 8시즌 만에 에인트호번에서 뛰게 되었으며 올 시즌에는 임대 선수로 활약하게 된다. 과거 에인트호번 소속으로서 에레디비지에 우승 2회, KNVB컵 우승 1회, 요한 크루이프 실드 우승 1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공헌했던 경험이 있다. 2007/08시즌 이후 5시즌 연속 에레디비지에 우승에 실패했던 에인트호번 전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박지성 (C) PSV 에인트호번 공식 홈페이지(psv.nl)]

 

가장 기대를 모으는 시나리오는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활약 여부다. 에인트호번은 얼마전 챔피언스리그 3차예선 쥘터 바레험(벨기에)과의 두 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다음달부터 32강 조별리그에 나선다. 에인트호번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대진추첨 라인업에서 리그 그룹에 포함되었으며 새롭게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다섯 팀(아스널, 샬케04, AC밀란, 리옹, 제니트) 중에 한 팀과 조주첨을 통해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복귀시 기대되는 시나리오들을 살펴봤다.

 

(1) 박지성, '아스널 킬러'로 다시 떠오를까?

 

만약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에인트호번과 아스널의 맞대결이 성사되면 32강 조별리그 진출 팀을 예측하기 힘들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에인트호번이 아스널에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에인트호번에는 '아스널 킬러' 박지성이 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시절 27골 터뜨렸으며 그 중에 5골을 아스널전에서 기록했다. 박지성이 아스널전에서 골 넣은 경기는 맨유가 모두 이겼던 공통점이 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골도 아스널전에서 터졌다.

 

박지성은 원 소속팀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에서는 지난 시즌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맨유 시절에 비해 수비적인 비중이 늘어난 특성상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에인트호번에서는 다를 수 있다. 4-3-3 포메이션에서 드리스 메르텐스의 나폴리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왼쪽 윙 포워드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쥘터 바레험과의 두 경기에서 좌우 측면 공격을 담당했던 멤피스 데파이, 자카리아 박카리의 나이는 각각 19세와 17세이며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팀과 맞붙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 아스널전에 유독 강했던 박지성의 측면 공격수 기용에 무게감이 실린다.

 

(2) 박지성vs우치다, 미니 한일전 성사될까?

 

에인트호번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샬케04와 맞붙을 수도 있다. 샬케04에는 일본 대표팀의 오른쪽 풀백 우치다 야쓰토가 있다. 박지성이 에인트호번의 왼쪽 윙 포워드로 기용되면 두 선수가 볼을 다투고 공간 싸움을 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연출 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 한일전'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오른다.

 

박지성은 맨유 시절이었던 2010/11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샬케04전에서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공간 침투, 활발한 연계 플레이로 맨유의 2-0 승리를 공헌했고 이날 부진했던 우치다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 그때의 경험이라면 박지성이 우치다와 다시 맞붙어도 이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PR 소속이었던 지난 3월 3일 사우스햄프턴전에서는 일본 대표팀 센터백 요시다 마야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린 것이 동료 선수의 골로 이어지면서 도움을 기록한 경험이 있다.

 

(3) AC밀란에 강했던 박지성, 이번에도?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는 AC밀란과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 박지성은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AC밀란과 맞붙으며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쳤으며 2골 기록했다. 2004/05시즌 4강 2차전에서는 선제골을 터뜨렸고 2009/10시즌 16강 2차전에서는 맨유의 세번째 골을 작렬했다. 전자가 자신의 기량이 유럽 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각인시켰다면 후자는 '피를로 봉쇄'로 재미를 봤었다.

 

박지성이 이번에도 AC밀란과 맞붙으면 수비형 윙어로서의 진가를 선보이거나 아니면 중원에서 수비적인 임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수비력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빛을 발했음을 필립 코퀴 감독이 모를 리 없다. 어린 선수가 즐비한 에인트호번에서 박지성의 빼어난 수비력과 팀을 위해 헌신하는 특유의 활동 패턴은 AC밀란 같은 강팀을 제압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하다.

 

(4) 박지성, 친정팀 맨유와 맞붙을까?

 

만약 에인트호번이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32강 조별리그에 나선다. 유럽을 대표하는 강팀들과 맞붙게 될 것이다. 과연 박지성이 친정팀 맨유와 맞붙을지 주목된다. QPR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 맨유와의 두 경기에서는 부상과 교체 투입 불발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내밀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에인트호번에서 떨쳐낼지 기대된다. 특히 맨유에는 일본 축구의 에이스 카가와 신지가 있다. 에인트호번-맨유 경기를 향한 한국과 일본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다.

 

(5) 박지성, 맨시티 상대로 복수에 성공할까?

 

박지성이 맨유 소속으로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경기가 2012년 5월 1일 맨체스터 시티전이었다.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으나 7경기 연속 결장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야야 투레의 견제를 이겨내는데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서도 눈에 띄는 공헌을 하지 못했고 결국 맨유는 지역 라이벌에게 패했다.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실패의 결정타가 되었던 경기였으며 시즌 종료 후 박지성은 QPR로 이적했다. 에인트호번으로 임대된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상대하면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며 복수하고 싶을 것이다.

 

(6) 박지성vs손흥민, 챔스에서 코리안 더비 성사되나?

 

과연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또는 토너먼트에서 에인트호번과 레버쿠젠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인가? 만약 두 팀의 격돌이 확정되면 박지성과 손흥민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존하는 한국 축구 최고의 선수와 지난 시즌 유럽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골(12골)을 터뜨렸던 한국인 선수끼리의 격돌이다. 특히 손흥민은 레버쿠젠 이적을 통해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하게 된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한국인 선수 단 한 명도 32강 조별리그에 뛰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손흥민이 출전하며 박지성까지 32강 조별리그에 가세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