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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의 루니 영입 효과, 과연 존재할까?

 

과연 첼시가 팀의 약점이었던 원톱 문제 해소를 위해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를 영입할 것인가? 아직 확신할 수는 없으나 최소한 어느 정도의 의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이 루니의 이적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브라질 월드컵을 운운하며 루니의 불안정한 맨유 입지를 거론했다. 루니는 데이비드 모예스 맨유 감독의 이른바 백업 발언에 의해 주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두 사람의 갈등을 무리뉴 감독이 심리전에 이용했다.

 

 

[사진=웨인 루니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첼시는 무리뉴 감독의 발언으로 맨유를 기선 제압한 분위기다. 맨유는 아직까지 빅 사이닝이 없었으며 오히려 루니의 거취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예스 감독이 루니의 잔류를 원하고 있으나 정작 루니는 팀을 떠나고 싶어한다. 두 사람의 오랜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만약 루니가 잔류해도 모예스 감독과의 불편한 관계가 말끔히 해소될지 의문이다. 맨유는 루니를 지켜도 고민이고 그를 떠나보내면 전력 약화를 걱정해야 한다. 외부 선수 영입에 신경쓰기가 쉽지 않다. 그 약점을 무리뉴 감독이 파고들었다.

 

사실, 첼시는 루니를 영입하지 않아도 된다. 원톱 자원만 세 명이다. 현재까지 영입 실패작으로 꼽히는 페르난도 토레스와 뎀바 바는 아직까지 무리뉴 감독이 안고 가는 분위기다. 로멜루 루카쿠는 잠재적인 디디에 드록바(갈라타사라이) 대체자이며 최근 첼시의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중이다. 세 명 모두 첼시와의 작별에 대한 어떠한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

 

하지만 첼시가 우승을 보장받으려면 토레스-뎀바 바-루카쿠로는 역부족이다. 유럽 무대에서 검증된 특급 공격수 영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토레스가 다시 부활할지 의문이며, 뎀바 바는 빅 클럽 레벨에 맞는 공격수인지 알 수 없고, 루카쿠는 경험이 많은 선수가 아니다. 고질적인 원톱 불안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두 팀의 '2강' 체제의 형성을 막았을 것이며,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불행도 없었을 것이다.

 

무리뉴 감독이 루니를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은 맨유의 약점을 찔러보겠다는 의도와 더불어 첼시의 약점이 최전방임을 스스로 시인한 것과 다름없다. 지난 10년 동안 이적시장에서 굵직한 선수들을 대거 보강했던 첼시의 본심이라면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전방 공격수를 영입할지 모를 일이다. 2011년 1월 이적시장 마감 당일 토레스 영입에 5000만 파운드(약 854억 원)를 쏟았던 전례를 봐도 어느 시점에서 특정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쏟을 수 있다.

 

만약 첼시가 루니와 계약하면 그의 성공 여부를 떠나 맨유 전력이 약화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맨유는 지난 몇 년 동안 여러차례 우승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루니의 영향력이 강했다. 모예스 감독이 루니의 대체자를 확보해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 만큼의 성적을 낼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2002/03시즌 종료 후 데이비드 베컴(은퇴), 2008/09시즌이 끝난 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같은 에이스들과 작별한 이후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2002/03시즌과 2008/09시즌 정규리그를 제패했으나 2003/04시즌 아스널, 2009/10시즌 첼시에게 우승을 허용했다.

 

그러나 첼시는 지금까지 팀에서 이적료 값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공격수가 꽤 있었음을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전례라면 루니가 런던 입성 후 지속적인 맹활약을 펼칠지 알 수 없다. 그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맨유에 여러차례 우승을 안겨줬으나 첼시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어쩌면 맨유 시절보다 주전 경쟁이 빡셀 수도 있다. 첼시에서는 1~3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팀에 빨리 적응해야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루니가 첼시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면 무리뉴 체제는 매 시즌마다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하는 팀으로 거듭날 것이다. 루니의 지금까지 활약상을 놓고 봤을 때 드록바의 존재감을 지울 수 있으며, 2선 미드필더들의 득점력을 높여주면서, 후방 자원들의 톱니바퀴 같은 공격 지원을 얻으며 자신의 득점력을 끌어 올리는 3가지 효과를 창출할 수도 있다. 무리뉴 감독과 첼시에게 긍정적인 일이다. 아직 루니의 최종 거취를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돌아가는 정황 그 자체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