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은 지난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2/13시즌 UEFA 유럽 베스트 플레이어 어워드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10명이며 '유럽 축구 최고의 선수 TOP 10'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2011/12시즌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 바르셀로나)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상을 받았으며 2012/13시즌 수상의 주인공은 다음달 말에 결정된다. 지난 시즌 유럽 축구를 뜨겁게 빛냈던 10명이 과연 누구인지,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살펴봤다. (참고로 숫자는 순위와 관련 없으며 개인적 성향에 의해 10명을 선정한 것이 아니다.)
[사진=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1.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 스웨덴)
즐라탄은 2012/13시즌 파리 생제르맹이 19년 만에 리게 앙(리그1) 우승을 거두는데 큰 공헌을 세웠다. 팀에서 유일하게 두자릿 수 득점(34경기 30골 8도움)을 올렸던 것. 리게 앙에서도 득점왕을 달성했는데 득점 2위 오바메양(19골, 당시 생테티엔. 현 도르트문트)과의 골 차이가 무려 11골이었다. 동료 선수의 골도 많이 도와줬다. 리게 앙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총 15도움 올린 것.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골(3골)보다 도움(7도움)이 더 많았다. FC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경기에서는 모두 공격 포인트(1골 2도움)를 올리며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약한 징크스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
2.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네덜란드)
판 페르시는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특히 2012/13시즌에는 수아레스(리버풀) 베일(토트넘) 등의 강력한 추격 속에서 26골 터뜨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기여했다. 한때 유리몸이라는 오명을 받았으나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다득점을 과시하며 예전과 다른 선수임을 입증했다. 아쉬운 것은 챔피언스리그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16강 2경기에서 골이 없었던 것. 팀이 16강에서 탈락했던 원인 중에 하나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임에 틀림 없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네덜란드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서 유럽 대항전과 월드컵에서 분발해야 한다.
3.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 폴란드)
레반도프스키는 폴란드 3부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유명하다. 폴란드 2부리그에 이어 1부리그에서도 득점왕을 달성하더니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2위(31경기 23골)로 도약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 2위(13경기 10골)에 올랐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전 4골은 자신의 존재감을 지구촌 전역으로 확신시켰던 결정타가 됐다. 유럽 축구의 유명 골잡이들과 달리 3부리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자신의 역량을 키웠고 그동안 땀흘리며 노력했던 댓가가 비로소 값진 결실을 맺게 됐다. 그의 올해 나이는 25세. 앞으로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것이 많다.
4. 가레스 베일(토트넘, 웨일즈)
베일은 현존하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다. 2012/13시즌 PFA(영국 프로축구 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상과 올해의 영 플레이어상을 휩쓸었던 것. 토트넘의 빅4 재진입 실패 속에서도 가공할 골 결정력과 빠른 순발력, 번뜩이는 드리블을 과시하며 축구팬들에게 호날두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실제로 호날두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리킥 자세까지 똑같다. 2월 9일 뉴캐슬전에서는 호날두의 전매특허인 무회전 프리킥으로 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에 성공했으며 때로는 오른쪽 측면으로 스위칭을 하며 왼쪽 윙어의 틀에서 벗어났다. 상대 수비가 막기 힘든 독보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5.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포르투갈)
호날두는 2012/13시즌 무관의 아쉬움 속에서 다섯 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2경기 12골)에 올랐다. 지난 4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거머쥐었던 메시와의 경쟁에서 이긴 것.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메시에게 12골 차이로 밀려 득점 2위에 머물렀으나(34경기 34골) 챔피언스리그에서 맞수를 넘은 것은 의미가 있다. FC 바르셀로나에 강했던 면모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12/13시즌 6경기에서 6골 작렬한 것. 특히 캄 노우에서 펼쳐졌던 코파 델 레이 4강 2차전에서는 2골 넣으며 팀의 3-1 승리와 동시에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만약 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면 메시를 완전히 넘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사진=리오넬 메시 (C) FC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cbarcelona.com)]
6.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
메시는 2012/13시즌 50경기에서 60골 14도움 기록했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득점왕(32경기 46골)과 팀의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다운 기량을 과시했다. 일부 빅 매치에서 봉쇄 당했던 아쉬움 속에서도 공격 포인트 횟수 만큼은 경이적이다. 정규리그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유럽 주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성공시켰다. 비록 FC 바르셀로나 시대는 막을 내렸으나 '메시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2013년 FIFA 발롱도르의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다. 다만, UEFA 유럽 베스트 플레이어에 선정될지는 미지수. 챔피언스리그 4강 탈락 및 바이에른 뮌헨전 부진이 아쉽다. 그럼에도 기량 만큼은 유럽과 세계 No.1이다.
7.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독일)
바이에른 뮌헨이 2012/13시즌 트레블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뮐러의 공이 대단했다. 챔피언스리그 4강 FC 바르셀로나전 2경기에서 3골 1도움 기록하며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고, DFB 포칼컵 결승 슈투트가르트전에서는 1골 1도움 올린 끝에 팀의 3-2 승리와 우승을 결정짓게했다. 2선 미드필더임에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팀 내 득점 1위(13경기 8골)에 오른것도 인상적이다.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이 적었으나(1골-2골-3골-1골) 2012/13시즌에는 분발했다. 국내를 기준으로 놓고 볼 때 다른 슈퍼스타들에 비해 인지도가 약한 편이나 유독 큰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득점왕을 달성했다.
8.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 독일)
슈바인슈타이거는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을 이끈 중원 사령관이다. 자로 잰듯한 패싱력과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바탕으로 중원에서 팀의 공격을 풀었던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다. 2012/13시즌에는 분데스리가에서 7골 넣었는데 2002년 프로 데뷔 이후 정규리그 최다골을 기록했다. 수비 또한 일품이었다. 팀 내 태클 1위(2.8개)를 기록하며 상대 팀 공격을 차단하는데 충실했다. 챔피언스리그 4강 FC 바르셀로나전에서는 사비와의 중원 싸움에서 이기면서 팀의 결승 진출을 도왔다. 이제는 트레블을 계기로 유럽의 톱클래스 중앙 미드필더로서 부족함이 없는 선수로 진화했다.
9.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네덜란드)
잦은 부상만 아니었으면 메시-호날두와 함께 '신계'를 형성했을지 모를 일이다. 2012/13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재능 만큼은 최고다. 빠른 발과 감각적인 개인기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면서 스스로 골을 해결지으며 팀의 화력을 끌어 올렸다. 그동안 개인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했으나 경기 상황에 따라 이타적인 기질을 발휘하며 예전보다 경기 운영이 향상됐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도르트문트전에서는 후반 44분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10.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프랑스)
리베리는 로번과 더불어 바이에른 뮌헨의 측면 공격을 맡는 윙어다. 2012/13시즌 분데스리가 27경기에서 10골 14도움 기록했으며, 팀 내 킬러 패스 1위(3.2개) 드리블 성공 1위(4.5개) 파울 유도 1위(2.5개)에 이르기까지 공격형 윙어로서 파괴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파울을 많이 얻어낸 것은 상대 수비수가 자신의 빠른 가속력을 제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예측 불허의 드리블과 유연한 연계 플레이가 일품이며 직접 골까지 넣으며 공격형 윙어로서 완성된 모습을 선보였다. 일각에서 기복이 있다는 평가도 있으나 2012/13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메시-호날두와 더불어 UEFA 유럽 베스트 플레이의 강력한 수상 후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