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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의 주전 원톱, 과연 누구일까?

 

2013/14시즌 첼시의 주전 원톱을 맡을 선수는 누구일까? 기존 선수 중에서는 페르난도 토레스, 뎀바 바, 로멜루 루카쿠를 거론할 수 있다. 외부 영입 후보군 중에서는 에딘손 카바니(나폴리)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딘 제코(맨체스터 시티) 크리스티안 벤테케(애스턴 빌라)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만약 외부 공격수를 데려오면 기존 공격수 중에 한 명이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첼시의 원톱이라면 과거의 디디에 드록바(갈라타사라이)처럼 거의 매 경기마다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쳐야 한다. 득점력과 연계 플레이, 제공권,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움직임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제 몫을 다하는 원톱이 있어야 첼시가 앞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공격수는 드물다. 아무리 만능적인 기질이 충분한 선수라도 빅 클럽에서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빅 클럽에서 항상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하는 중압감에 시달리면서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아야 한다. 이를 이겨내는 공격수를 발굴하는 것이 조세 무리뉴 감독과 첼시의 과제다.

 

 

[사진=에딘손 카바니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무리뉴 감독이 주전 원톱을 낙점하기 위한 1차적 과제는 기존 공격수 3인방을 그대로 안고 갈지 여부다. 토레스는 첼시 이적 후 두 시즌 반 동안 유로파리그를 제외하고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거듭했고 뎀바 바는 빅 클럽에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루카쿠는 지난 시즌 웨스트 브로미치에 임대되어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 터뜨렸으나 20세의 어린 나이에 첼시의 주전 공격수로서 좋은 활약을 펼칠지 알 수 없다. 현 시점에서는 세 명 모두 믿음이 가지 않는다.

 

만약 무리뉴 감독이 외부 공격수 영입을 원하면 첼시가 높은 이적료를 투자해야 한다. 가장 무게감이 실리는 공격수는 카바니다. 1년 넘게 첼시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으며 예상 이적료가 자신의 바이아웃인 6300만 유로(약 918억 원)에 근접하거나 초과할 수도 있다. 이 액수는 토레스가 2011년 초에 경신했던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 5000만 파운드(약 847억 원)를 뛰어 넘는다. 현실적으로 카바니를 데려올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클럽은 첼시밖에 없다. 지난달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카바니의 천문학적인 몸값에 부담을 느끼면서 사실상 영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바니는 첼시에게 이상적인 공격수라고 볼 수 있다. 뛰어난 득점력과 강력한 몸싸움, 풍부한 활동량, 빼어난 연계 플레이, 빠른 순발력 등에 이르기까지 만능적인 기질을 발휘하면서 기량의 완성도가 높다. 특히 무리뉴 감독이 선호하는 역습 전술에 익숙한 유형이다.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드록바의 예전 활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만약 첼시로 이적하면 아자르-오스카-마타 같은 테크니션들의 활발한 공격 지원을 받으며 많은 골을 터뜨릴 이점을 얻는다. 첼시의 에이스로 떠오르며 인간계에서 신계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첼시의 카바니 영입은 불안한 구석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을 기준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두각을 떨쳤던 공격수가 첼시에서 먹튀로 전락했거나 기대에 어긋났다. 아드리안 무투(AC 아작시오) 에르난 크레스포(은퇴) 안드리 셉첸코(은퇴)가 그 예다. 이들이 첼시에서 순탄치 못한 시절을 보내지 못한 사정은 서로 다르겠으나 카바니는 프리미어리그만의 빠른 템포에 적응할지 알 수 없다. 선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존 리그에 익숙했던 선수가 새로운 리그에 정착하는 과정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카바니의 이적료가 비싼 것도 첼시에게 부담이다. 이미 첼시는 안드레 쉬를레 영입에 1800만 파운드(약 305억 원)를 투자했다. 잠재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강할 수도 있다. 카바니 영입에 5000만 파운드 이상의 돈을 쏟으면 FFP(재정적 페어 플레이) 룰 위반을 걱정해야 한다. 그동안 선수 영입에 많은 자금을 지출하면서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팀이 고액 이적료를 쓰는 것은 재정적으로 부담스럽다. 카바니의 파리 생제르맹 이적설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 파리 생제르맹은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대체자를 확보하거나 아니면 즐라탄과 투톱으로 공존할 공격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벤테케가 애스턴 빌라에 이적 요청서를 제출했다. 첼시는 카바니가 아닌 벤테케 영입에 눈을 돌릴 수 있다. 애스턴 빌라가 원하는 수준의 이적료를 제출하면 벤테케를 데려올 것으로 보인다. 벤테케는 벨기에 대표팀 주전 공격수이며 루카쿠보다 팀 내 입지가 튼튼하다. 그러나 첼시의 기대치에 부응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과연 무리뉴 감독이 올 시즌 첼시의 주전 원톱으로 누구를 선택할지, 외부 공격수를 영입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