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의 영광은 개최국 브라질에게 돌아갔다. 결승에서 스페인을 3-0으로 제압했으며 경기 내용에서 시종일관 우세를 점했다. 특히 스페인은 유럽과 세계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다. 22위 브라질이 스페인을 이긴 것을 놓고 볼 때 내년 6월에 펼쳐질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브라질은 자국에서 진행될 월드컵에서 우승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했던 팀은 다음 년도에 펼쳐지는 월드컵을 제패하지 못했던 징크스가 존재한다. 그 시작은 컨페더레이션스컵이 처음으로 개최됐던 1992년 대회로 향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펼쳐졌던 1992년 제1회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우승했다. 그러나 2년 뒤였던 1994년 미국 월드컵 16강 루마니아전 2-3 패배를 통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사진=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의 영광은 브라질에게 돌아갔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그 이후 컨페더레이션스컵의 개최 연도가 짝수년에서 홀수년으로 변경되면서 2년마다 진행됐다. 1995년 제2회 대회에서는 덴마크가 정상에 올랐고 1997년 제3회 대회는 브라질이 제패했다. 당시 브라질은 세계 최강을 질주하며 이듬해 프랑스 월드컵을 우승할 유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월드컵 결승 프랑스전에서 0-3 완패를 당하면서 월드컵 2연패 도전이 물거품으로 끝났다. 1999년 제4회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는 개최국 멕시코에게 3-4로 패하면서 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프랑스도 징크스의 희생양이 됐다. 2001년 제5회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했으나 이듬해 한일 월드컵 32강 조별본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개막전에서 세네갈에게 0-1로 패했으며 우루과이전 0-0 무승부, 덴마크전 0-2 패배로 32강 본선 3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2003년에는 자국에서 열렸던 제6회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통해 한국에서 실추되었던 축구 강국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은 2005년 제7회 대회부터 4년에 한 번씩 펼쳐졌다. 2005년에는 브라질이 정상에 올랐다. 결승에서 라이벌 아르헨티나를 4-1로 눌렀던 것. 그러나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 프랑스전 0-1 패배로 또다시 월드컵 2연패가 좌절됐다. 2009년 제8회 컨페더레이션스컵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의 위용을 되찾는 듯싶었으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에서 네덜란드에 1-2로 덜미를 잡혔다.
2013년 제9회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브라질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지금까지 이어졌던 징크스를 놓고 볼 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제패할지 알 수 없게 됐다. 자국에서 열렸던 1950년 월드컵 결승 우루과이전 1-2 패배의 악몽을 겪게 될지 모를 일.
하지만 브라질은 1975년 이후 38년 동안 홈 경기에서 패하지 않았다. 2014년 월드컵은 자국에서 펼쳐지는 만큼 우승을 위해 2006년, 2010년보다 더 많은 노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을 지휘했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지난해 11월 말에 영입하며 경기력 향상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과연 브라질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주목된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역대 우승팀, 그리고 우승팀들의 다음 월드컵 성적
1992년 아르헨티나 우승 (BUT 1994년 미국 월드컵 16강 탈락)
1995년 덴마크 우승
1997년 브라질 우승 (BUT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준우승)
1999년 멕시코 우승
2001년 프랑스 우승 (BUT 2002년 한일 월드컵 32강 조별본선 탈락)
2003년 프랑스 우승
2005년 브라질 우승 (BUT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 탈락)
2009년 브라질 우승 (BUT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 탈락)
2013년 브라질 우승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성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