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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브라질 우승, 스페인 천하에 제동을 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팀이 1위 팀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 축구 대표팀이 유럽과 세계 챔피언 스페인을 누른 것.

 

브라질은 한국 시간으로 1일 오전 7시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마라카낭에서 펼쳐진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 스페인전에서 3-0으로 이겼다. 차베스 프레드가 전반 2분과 후반 2분에 걸쳐 두 골을 넣었으며 네이마르 다 실바가 전반 44분에 추가골을 작렬했다. 프레드는 스페인전 2골과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비롯하여 유럽팀과의 A매치에서 6경기 연속골을 이어갔다. 네이마르는 이번 대회 전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4골 1도움) 자신의 거품론을 잠재웠다. 브라질이 컨페더레이션스컵 최다 우승(4회) 기록을 이어가는데 앞장섰다.

 

 

[사진=네이마르, 프레드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fifa.com)]

 

[전반전] 브라질이 지배했던 전반전, 프레드-네이마르 득점

 

브라질의 시작은 달콤했다. 원톱 프레드가 전반 2분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에 리드를 안겨줬다. 골대 앞에서 아르벨로아-피케와 볼을 다투다가 넘어졌을 때 자신의 앞에서 볼이 굴절됐다. 이 때 오른발이 볼에 닿으면서 골로 연결됐다. 분위기를 탄 브라질은 전방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스페인의 패스 전개를 어렵게했다. 전반 4분에는 전방 압박에 의한 공격 차단에 의해 역습을 전개했다. 아울러 전반 8분 오스카, 12분 헐크의 슈팅을 통해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1-0으로 앞선 브라질은 전반 18분 수비수끼리 볼을 돌리면서 공격 템포를 늦췄다.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스페인 선수들의 리듬을 빼앗기 위해 지공으로 전환했다. 전반 19분에는 이니에스타가 경기 흐름 전환 차원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려봤으나 세자르 선방에 막혔다. 스페인은 브라질 선수들의 집요한 태클과 인터셉트에 의해 고전하며 공격의 맥이 빠졌다. 토레스가 2선으로 내려가 연계 플레이를 펼쳐봤으나 브라질의 거센 압박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브라질은 공격 차단 이후 빠른 역습을 전개하며 스페인 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키웠다.

 

네이마르의 기교는 여전했다. 전반 32분 왼쪽 측면에서 대각선 패스를 시도했을 때 볼이 스페인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프레드쪽으로 향했다. 그 이전까지 부정확한 패스가 많았으나 킬러 패스를 통해 자신이 결코 거품이 아님을 보여줬다. 전반 35분 역습 상황에서는 스페인 선수 2~3명과 상대하는 과정에서 볼을 쓰면서 반칙을 범했으나 아르벨로아보다 주력이 더 빠른 느낌이었다. 드리블로 스페인 선수들을 위협하는 포스를 보여준 것. 프레드는 전반 39분까지 슈팅 4개를 날리며 끊임없이 골 기회를 노렸고 피케와 라모스를 힘들게 했다.

 

전반 41분에는 루이스의 수비가 빛났다. 페드로 왼발 슈팅을 슬라이딩하여 걷어내면서 팀의 실점 위기를 구한 것. 이 상황에서 몸을 사렸다면 브라질은 동점을 허용했을 것이다. 이날 루이스는 흔들림 없는 수비를 펼치며 첼시 동료 토레스를 비롯한 스페인 공격 옵션들을 위축시켰다. 브라질의 더블 볼란테 구스타보-파울리뉴는 이니에스타-사비와의 중원 싸움에서 우세를 나타내며 팀의 무실점을 도왔다. 전반 44분에는 네이마르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오스카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아르벨로아를 앞에 두고 왼발 강슛을 날렸다. 브라질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반전이 끝났다.

 

[후반전] 프레드 추가골, 브라질 우승 확정

 

스페인은 후반전 시작 전에 아르벨로아를 교체 시켰다. 네이마르 봉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경고 1장까지 받으면서 교체가 불가피했다. 후반 2분에는 프레드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이 3-0으로 달아났다. 프레드는 페널티 박스 왼쪽 안으로 접근했을 때 헐크의 대각선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특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3경기 연속골을 작렬하며 브라질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원톱 갈증을 풀어줬다. 스페인전에서는 전반전과 후반전 이른 시간에 득점을 올렸다. 상대 팀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후반 10분에는 라모스가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오른발 슈팅이 골대 왼쪽을 스쳤던 것. 그만큼 스페인에게 지독하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14분까지 교체 카드 세 장을 모두 쓸 정도로 브라질에게 철저히 농락당했다. 그 시간까지 단 한 명도 바꾸지 않았던 브라질과 대조적이었던 흐름. 득점을 제외하면 브라질보다 경기 내용이 좋은 듯한 인상이었다. 점유율 65-35(%), 슈팅 11-10(개) 우세를 바탕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그러나 우리는 FC 바르셀로나의 바이에른 뮌헨전 두 번의 완패를 통해 높은 점유율이 원만한 경기 내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페인 공격은 브라질의 탄탄한 수비에 의해 고전을 거듭했다.

 

후반 23분에는 피케가 퇴장 당했다. 곧 FC 바르셀로나 동료로 함께할 네이마르의 드리블을 오른발 태클로 막으려했으나 발이 너무 높게 올라가면서 상대를 가격했다. 스페인은 남은 시간 10명으로 싸워야했고 부스케츠가 센터백으로 내려갔다. 사실상 브라질의 우승이 결정됐다. 브라질은 여전히 견고한 압박을 펼치며 스페인 공격을 끊는데 집중했다. 공격 전환시에는 지공과 속공을 번갈아가며 추가골을 노리는 분위기였다. 후반 33분에는 네이마르가 스페인 수비를 뚫고 드리블 돌파를 펼치는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브라질은 남은 시간 3-0 리드를 지킨 끝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스페인과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방적인 우세를 펼친 끝에 3골 퍼부었다. 선 수비-후 역습의 완성도를 높이며 스페인 특유의 점유율과 티키타카의 위력을 떨어뜨렸다. 프레드의 이른 시간 선제골과 더불어 모든 선수들이 서로 힘을 합하여 스페인 선수들을 힘들게 한 것이 주효했다. 브라질은 스페인전 승리와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통해 '브라질 축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입증했다.

 

-브라질vs스페인, 출전 선수 명단-

 

브라질(4-2-3-1) : 세자르/마르셀루-루이스-실바-알베스/구스타보-파울리뉴(후반 42분 에르나네스)/네이마르-오스카-헐크(후반 27분 자드손)/프레드(후반 34분 조)
스페인(4-3-3) : 카시야스/알바-피케-라모스-아르벨로아(후반 0분 아스필리쿠에타)/이니에스타-부스케츠-사비/마타(후반 7분 나바스)-토레스(후반 14분 비야)-페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