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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의 유로파리그 우승, 후반 48분에 웃었다

 

첼시가 두 시즌 연속 유럽 대항전에서 우승했다. 2011/1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2012/13시즌에는 유로파리그를 제패했다.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3시 45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소재한 암스트레담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2/13시즌 유로파리그 결승 벤피카전에서 2-1로 이겼다. 후반 14분 페르난도 토레스의 선제골로 앞섰으며 후반 23분에는 오스카르 카르도소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48분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버저비터 골에 의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첼시의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에당 아자르 부상 여파로 경기 내내 공격 전개가 순탄치 못했던 것. 벤피카와의 중원 싸움에서도 밀리면서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1-0으로 앞섰던 후반 22분에는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의 핸드볼 파울이 벤피카의 페널티킥에 이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상대 팀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좋지 못했던 행운이 따랐다.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집념을 잃지 않은 끝에 토레스와 이바노비치 득점으로 정상에 등극했다. 라파엘 베니테즈 임시 감독은 2003/04시즌 발렌시아의 UEFA컵(지금의 유로파리그) 우승, 2004/05시즌 리버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어 자신의 세번째 유럽 대항전 우승을 달성했다.

 

[전반전] 두 팀 모두 공격력이 좋지 못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은 팀은 벤피카였다. 전반 15분까지 슈팅 3-0(개) 점유율 61-39(%)로 앞선 것. 좌우 측면을 활용한 돌파로 첼시의 수비 공간을 허물며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패스 줄기가 살아났다. 좌우 인사이드 미드필더 호드리구와 페레즈는 많은 패스를 시도하며 팀 공격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특히 페레즈는 전반 18분까지 패스 16개가 모두 정확하게 향했다. 그 이전인 전반 14분에는 오스카를 상대로 경고를 유도했다. 벤피카는 전반 중반이 되자 공격 템포를 낮췄다. 첼시 선수들의 리듬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였다.

 

첼시는 벤피카와의 중원 싸움에서 밀렸다. 루이스와 램파드가 벤피카 선수들의 견제를 받으면서 패스 지점을 다양하게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토레스와 마타가 눈에 띄지 않았던 이유. 팀의 소극적인 공격도 문제였다. 후방에서 롱볼을 날리거나 체흐쪽으로 백패스를 연결하는 장면이 노출된 것. 빌드업까지 늦어지면서 미드필더들이 벤피카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벤피카에 비해 패스 거리도 길었다. 전반 32분까지 패스 66-128(개), 패스 성공률 71-82(%)로 밀렸으며 수비 인원을 늘리는데 급급했다.

 

당초 첼시의 전략은 선 수비-후 역습이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측면 자원의 빠른 순발력을 이용한 돌파보다는 후방에서 볼을 주고 받는 장면이 많았으며 이렇다할 역습을 전개하지 못했다. 이는 첼시가 지공으로 경기를 풀어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벤피카에게 기선 제압 당하면서 롱패스가 늘었으며 토레스는 최전방에서 고립됐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전반 38분에는 램파드가 페널티 박스 왼쪽 바깥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으나 별 다른 효과는 없었다.

 

벤피카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전반 20분 이후부터 공격이 소강 상태에 빠진 것. 전반 초반 첼시 수비진을 허물었을 때 골을 넣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렸다면 편하게 경기를 리드했을 것이다. 첼시 포백이 안정을 되찾은 이후에는 살비우-가이탄의 기동력이 무뎌지면서 침투 활로를 개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카르도소는 전반전에 슈팅 4개를 날렸으나 유효 슈팅이 없었다. 두 팀 모두 공격력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이바노비치 결승골, 첼시의 우승 이끌다

 

벤피카는 후반 초반 첼시 진영에서 위협적인 공격 장면들을 연출하며 선제골을 노렸다. 특히 후반 6분에는 카르도소의 헤딩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득점이 무산됐다. 그 이후 벤피카는 수비 전환시 첼시 선수를 강하게 견제하는 끈끈함을 보였다. 공간을 파고드는 상대 팀 선수를 터프하게 몰아 붙인 것. 미드필더 세 명이 포백과 거리를 좁히면서 압박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 첼시 선수들의 페널티 박스 침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고전했던 첼시는 후반 14분 토레스 골에 의해 1-0으로 앞섰다. 59분 동안 드물었던 역습이 드디어 통했다. 첼시 골키퍼 체흐가 하프라인쪽으로 길게 내줬던 볼이 마타에게 향했고, 마타는 자신의 앞쪽에 있던 토레스에게 전진 패스를 공급하면서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창출했다. 토레스는 빠른 가속력으로 루이장과 아르투르를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날 첫번째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된 것. 전반전 4개의 슈팅을 놓쳤던 카르도소와 대조적이었다. 카르도소에 비해 볼 터치가 적은데다 움직임까지 매끄럽지 못했으나 한 번의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잘 살렸다.

 

그러나 첼시는 후반 22분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위기를 맞이했다. 아스필리쿠에타가 핸드볼 파울을 범한 것. 1분 뒤 카르도소에게 왼발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스코어가 1-1이 됐다. 벤피카에게는 다행이었으나 후반 33분 가라이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교체 선수 세 명을 모두 바꿨다. 반면 첼시는 후반 30분 넘은 이후에도 선수를 바꾸지 않았다. 폼이 좋지 않았던 하미레스를 모제스로 교체할 필요가 있었으나 베니테즈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선발 11명을 후반 막판까지 기용했다. 모제스 이외에는 팀 공격에 힘을 실어줄 조커가 없었다. 마린과 베나윤은 빅 매치 승부처에서 투입하는데 무리가 있다.

 

첼시는 후반 48분 이바노비치의 극적인 골이 터지면서 2-1로 앞섰다. 이바노비치는 마타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자르델과 알메이다를 앞에 두고 헤딩골을 넣었다. 첼시의 유로파리그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벤피카를 상대로 슈팅 11-17(유효 슈팅 7-11, 개) 점유율 46-54(%)로 밀렸으나 마지막 세트 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얻으며 끝내 웃었다.

 

-벤피카vs첼시, 출전 선수 명단

 

벤피카(4-3-3) : 아르투르/멜가레호(후반 20분 올라 욘)-가라이(후반 33분 자르델)-루이장-알메이다/호드리구(후반 20분 리마)-마티치-페레즈/살비우-카르도소-가이탄
첼시(4-2-3-1) : 체흐/콜-이바노비치-케이힐-아스필리쿠에타/루이스-램파드/오스카-마타-하미레스/토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