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다음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기대된다. 맨체스터 두 팀과 첼시(글의 편의상 EPL 빅3로 칭한다.)가 감독 교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새로운 사령탑을 구했으며 새로운 공격수까지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세 팀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레벨이다. 맨체스터 두 팀이 지난 두 시즌 동안 '2강'을 형성했다면 첼시는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올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을 통해 유럽 무대에서 선전했다. 아울러 첼시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를 기록중이다.
EPL 빅3 중에서 어느 감독이 팀을 효율적으로 잘 이끌었고 새로운 공격수 영입 효과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여부가 결정 될 것이다.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다면 앞으로는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 또한 EPL 빅3는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챔피언스리그 명예회복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앞으로 세 팀은 세계 축구팬들에게 신선한 이슈를 전해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다음 시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휘하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C) 맨체스터 유나아티드 공식 홈페이지(manutd.com)]
퍼거슨-만치니-베니테즈에서 모예스-페예그리니-무리뉴로 변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에버턴의 모예스 감독과 6년 계약을 맺었다. 감독의 계약 기간은 보통 3년이나 모예스 감독에게 6년을 맡긴 것은 그의 지도력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이다. 모예스 감독은 재정이 좋지 않은 에버턴에서 11년 동안 롱런하며 팀을 중상위권 클럽으로 도약시켰다. 흔히 클럽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감독은 두 분류로 나뉜다. 강팀의 꾸준한 성적 관리를 도모하는 지도자와 약팀을 다크호스로 끌어 올리는 기질이 남다른 지도자다. 모예스 감독은 후자였다.
이제는 전자가 되어야 한다. 퍼거슨 감독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많은 우승을 안겨주는 것이 과제다. 수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전략과 로테이션을 운용하는 것이 모예스 감독의 성공 과제다. 일각에서는 모예스 감독의 챔피언스리그 경험 부족을 단점으로 꼽는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 경험 부족이 빅 클럽 감독의 필수적인 성공 조건은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베니테즈 현 첼시 감독이 3년 전 인터 밀란에서 성적 부진으로 조기 경질되었던 전례를 떠올려 봐야 한다. 지난 시즌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지도자는 디 마테오 당시 감독 대행이었다. 모예스 감독이 올드 트래포드에서 새로운 신화를 이루어낼지 여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만치니 감독 경질이 유력하다. 지난 주말 FA컵 결승에서 '생존왕' 위건에 패하는 굴욕을 당하자 여러 언론에서 만치니 감독 경질설이 제기됐다.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탈락, 프리미어리그 2연패 실패에 이르기까지 중요 대회에서 제대로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만치니 감독이 챔피언스리그에 약한 문제점은 맨체스터 시티 발전의 걸림돌이 됐다. 맨체스터 시티의 스쿼드라면 올 시즌의 도르트문트처럼 챔피언스리그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었다.
만치니 감독의 후임은 말라가의 페예그리니 감독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말라가는 FFP(재정적 페어 플레이) 룰 위반으로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며 페예그리니 감독과 팀 내 주축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재정 악화에 시달렸던 말라가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2009/10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 못했으나 비야 레알과 말라가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공교롭게도 페예그리니 감독과 모예스 감독은 우승권이 아닌 팀에서 나름의 업적을 이루었다.(페예그리니 감독은 유럽 무대가 기준) 맨체스터 No.1은 감독의 역량에서 좌우 될 가능성이 높다.
첼시는 곧 있으면 베니테즈 임시 감독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베니테즈 감독은 다음 시즌 첼시 감독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며 구단이 새로운 사령탑 영입 작업중이거나 또는 완료했음을 내비쳤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베니테즈 감독이 스탬포드 브릿지를 떠나는 쪽에 무게감이 실린다. 첼시의 새로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중인 무리뉴 감독이 유력하다. 무리뉴 감독은 얼마전 현 소속팀에 잔류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 올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첼시가 레알 마드리드에 위약금을 지불하고 무리뉴 감독을 영입하면 프리미어리그 최강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EPL 빅3 공격수, 과연 달라질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루니와 작별할 수도 있다. 루니가 모예스 감독의 부임 소식을 듣고 팀에 이적을 요청한 것이 드러난 것. 퍼거슨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의 이적을 원치 않고 있으나 모예스 감독이 루니를 원치 않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참고로 루니는 13일 스완지 시티전에 뛰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내내 도르트문트의 골잡이 레반도프스키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0골 넣으며 도르트문트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다른 빅 클럽도 레반도프스키를 원하고 있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를 영입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1월 발로텔리에 이어 시즌 종료 후에는 제코를 잃을 수도 있다. 제코는 올 시즌 팀 내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13골)를 기록했음에도 아궤로-테베스에 밀려 로테이션 멤버에 만족했다. 만약 제코가 수많은 경기에 선발 출전하고 싶다면 팀에 이적을 요청할 수도 있다. 최근 도르트문트, 유벤투스, 아스널 이적설로 관심을 끌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팀의 미래를 책임질 공격수로서 레반도프스키를 비롯하여 카바니(나폴리)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고메스(바이에른 뮌헨)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 만약 대형 공격수와 계약하면 얼마나 많은 이적료를 쏟을지 주목된다.
첼시는 토레스 이적 여부를 놓고 고민할 것이다. 토레스는 유로파리그 8경기에서 5골 넣으며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으나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난해 12월 23일 애스턴 빌라전 이후 거의 5개월 동안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그동안의 부진한 활약으로 아틀리티코 마드리드 복귀설이 제기되었다. 첼시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정복하려면 그 목표를 실현시킬 가치가 충분한 공격수가 필요하다. 팔카오, 레반도프스키, 카바니와 더불어 최근에는 루니 영입에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공격수를 선택할지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