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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를 아시나요?

 

레드불 본사는 오스트리아 푸슐암제라는 곳에 속했다. 푸슐암제의 인근 도시가 잘츠부르크다. 잘츠부르크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 장소인 오스트리아의 관광 도시다. 아울러 2011/12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우승팀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연고지다.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1933년 창단되었으며 본래 팀명은 SV 잘츠부르크였다. 2005년 레드불의 지원을 받으면서 팀명과 유니폼에 스폰서 이름이 붙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변화했다. 홈구장은 레드불 아레나이며 유로 2008 본선 개최 장소 중 하나였던 3만 명 규모의 축구장이다.

 

[사진=FC 레드불 잘츠부르크 선수들 (C) 레드불 콘텐츠풀 홈페이지]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의 신흥 명문으로 거듭나다

레드불은 익스트림 스포츠, 모터 스포츠를 후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축구에도 관심이 많다. 축구는 전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 2005년부터 SV 잘츠부르크를 지원했으며 이듬해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에 속한 메트로스타스(지금의 뉴욕 레드불스. 티에리 앙리 현 소속팀)를 매각했다.

그 외에 독일 4부리그에 속한 RB 라이프치히, 브라질 캄페오나토 파울리스타 세리에A2의 레드불 브라질, 가나 디비전1 리그 존 3B에 있는 레드불 가나를 운영 중이다. 다섯 축구 팀의 엠블럼에는 레드불 로고가 삽입됐다.

 

 

 

특히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자국 축구팀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SV 잘츠부르크 시절에는 UEFA컵(지금의 유로파리그) 준우승 1회(1993/94시즌), 정규리그 우승 3회(1993/94, 1994/95, 1996/97시즌)를 이루었으나 90년대 중반을 벗어나면서 침체기를 맞이했다. 2006/07시즌 정규리그 제패 이전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으며 1997/98, 2003/04시즌 이외에는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할 만큼 팀 전력이 떨어졌다. 여기에 재정적인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팀의 위상이 점점 하락했다.

 

[사진=2011/12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우승 세리머니 사진 (C)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공식 페이스북]

하지만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로 변신한 2005/06시즌부터 달라졌다. 재정이 좋아지면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탄력이 붙었다. 2005년 여름 이적시장 당시 독일 최고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알렉산더 치클러, 토마스 링케를 동시에 영입했다. 치클러와 링케는 전성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오스트리아 무대에 진출했으나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전력에 적잖은 공헌을 했다. 2005/06시즌 정규리그 준우승, 2006/07시즌 정규리그 우승 멤버로 활약했던 것. 두 선수와 같은 시기에 등장한 22세 영건 마르크 얀코는 2005/06시즌 17경기에서 11골 넣으며 치클러와 함께 팀 공격을 짊어지는 신선함을 연출했다.

 

 

 

2005/06시즌이 끝난 뒤에는 이탈리아 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독일 축구의 영웅 로타어 마테우스를 각각 총감독과 감독으로 동시에 계약하여 시선을 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 대표로 활약했던 니코 코바치, 박지성-이영표와 함께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당시 스위스의 특급 유망주 요한 폰란텐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분주한 전력 보강을 통해 오스트리아 No.1이 되겠다는 노력은 2006/07시즌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10년 만에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랐다.

그 이후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2008/09, 2009/10, 2011/12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한 것. 레드불의 지원을 받은 이후 7시즌 중의 4시즌을 우승하며 오스트리아의 신흥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에는 26라운드까지 2위를 기록하며(3월 24일 기준 14승9무3패) 강팀의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알렉산더 지클러의 현역 시절 모습 (C)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공식 페이스북]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출신의 스타들

축구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팀에 많은 골을 안겨줄 공격수가 필요하다. 그런 이치처럼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지금까지 골잡이 효과로 재미를 봤다. 2000년대 중후반 오스트리아의 강팀으로 도약했을 무렵에는 독일 출신 공격수 치클러 활약이 눈부셨다. 2006/07시즌 29경기 22골, 2007/08시즌 29경기 16골로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달성했다. 특히 2006/07시즌은 FC 레드불 잘츠부르크가 우승했던 시기였다.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한 물간 공격수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오스트리아 무대의 1인자로 떠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사진=FC 레드불 잘츠부르크 시절의 마르크 얀코 (C) 레드불 콘텐츠풀 홈페이지]

그 이후에는 오스트리아 공격수 얀코의 활약이 눈부셨다. 2008/09시즌 34경기에서 39골 퍼부으며 득점왕에 오른 것과 동시에 소속팀 우승을 이끌었다. 이때의 활약을 계기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풀럼, 버밍엄 시티(현 챔피언십 소속)의 영입 관심을 받게 됐다. 2010년 네덜란드의 FC 트벤테로 둥지를 틀었으며 포르투갈 명문 FC 포르투를 거쳐 현재 터키의 트라브존스포르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 시즌에는 야콥 얀처(현 디나모 모스크바) 스테판 마이어호퍼(현 FC 쾰른)가 공동 득점왕(14골)에 오르며 팀의 우승을 공헌했다. 특히 마이어호퍼의 키는 202cm이며 축구에서 흔치 않은 2m대의 거구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좋아하는 축구팬에게는 소맨 초이라는 카메룬 국적 미드필더가 낯익을 것이다. 초이는 2010/11, 2011/12시즌 웨스트 브로미치에서 활약했으며 다부진 피지컬(190cm, 88kg)과 강력한 몸싸움을 자랑했던 인물이다. 이전 소속팀은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로서 2008/09, 2009/10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2연패 멤버로 위상을 떨쳤다.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는 구자철-지동원이 속한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 입단했다.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2006년 12월 일본 수비수 미야모토 츠네야스,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귀화한 윙백 알레산드로 산토스를 영입했던 전례가 있다. SV 잘츠부르크 시절이었던 2005년 2월에는 한국의 날쌘돌이 서정원을 영입하며 국내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정원은 SV 잘츠부르크에서 2골 넣었으며 그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SV리트로 이적했다. 현재 K리그 클래식 수원 블루윙즈 감독을 맡고 있다.

 

FC 바젤, 셀틱을 롤 모델로 삼아라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무대를 평정했으나 유럽 대항전에서는 이렇다 할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2005년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 진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2차 예선에서는 룩셈부르크의 F91 두델랑게와의 두 경기 접전 끝에 원정 다득점 열세로 3차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유로파리그에서는 32강 진출(2009/10, 2011/12시즌)이 최고 성적이었다. 오스트리아의 UEFA 리그 랭킹이 16위임을 고려할 때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뚜렷한 업적을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신흥 명문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 대항전에서 오스트리아 축구를 빛내야 한다. 특히 오스트리아 이웃 나라인 스위스의 FC 바젤을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 우리들에게 박주호 소속팀으로 익숙한 FC 바젤은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32강 조별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두 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한 것이 16강 진출의 원동력이 됐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에서는 8강에 올랐다. (3월 24일 기준) 지난 두 시즌 선전을 통해 유럽 대항전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의 최대 이변은 셀틱이 FC 바르셀로나를 홈에서 2-1로 제압한 것이다.(32강 조별리그) 셀틱은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명문이나 지난 몇 년 간 유럽 대항전 행보가 지지부진했다. 이 때문에 스코틀랜드의 UEFA 리그 랭킹이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재 24위) 더욱이 FC 바르셀로나가 속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UEFA 리그 랭킹 1위다. 셀틱의 FC 바르셀로나전 승리가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FC 레드불 잘츠부르크가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려면 올 시즌의 셀틱처럼 유럽 대항전에서 강팀을 이기는 이변을 연출할 필요가 있다. 과연 FC 레드불 잘츠부르크가 유럽 대항전에서 두각을 떨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본 포스팅은 레드불닷컴 기고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