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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뮌헨의 바르사전 승리, 일방적인 경기였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이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원정에서 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시간으로 2일 오전 3시 45분 캄 노우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르사 원정에서 3-0으로 이겼다. 후반 4분 아르연 로번 결승골에 의해 결승행을 굳힌 것. 후반 27분 헤라르도 피케의 자책골, 후반 31분 토마스 뮐러 추가골까지 더해지면서 세 골 차이로 이겼다. 1차전 4-0 승리를 포함하여 통합 스코어에서 7-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뮌헨은 오는 25일 잉글랜드 런던의 웸블리에서 도르트문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다투게 됐다. 1992년 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독일 클럽끼리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바르사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는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었으나 결장했다.

 

[전반전] 뮌헨의 강력한 압박, '메시 없었던' 바르사를 괴롭혔다

 

경기는 예상대로 바르사의 점유율이 많았으나 뮌헨이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취하지 않았다. 바르사 진영과 하프라인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횟수가 제법 많았다. 경기 초반 바르사 점유율이 60%를 넘지 못했던 원인이다. 전반 12분에는 로번이 오른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에 의한 역습을 시도했다. 1분 뒤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 바깥에서 안쪽으로 크로스를 띄우며 동료 선수에게 골 기회를 밀어줬다. 뮌헨이 선제골을 의식했음을 알 수 있다. 첫 골을 따내면 바르사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면서 결승 진출을 굳히는 이점이 있다.

 

바르사는 0-4 열세를 따라잡아야 하는 팀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빌드업이 늦었다. 수비진이 뮌헨 공격 옵션의 전방 압박에 부담을 느꼈던 것.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은 뮌헨 진영에서 상대 팀 수비에 읽히는 패스를 반복했다. 허리에서 여러차례 패스가 끊기면서 뮌헨에게 공격권을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전반 22분까지 송과 이니에스타의 패스 성공률은 각각 76%와 70%에 그쳤다. 스리톱에서는 비야가 57%에 머무른데다 볼 터치가 8회에 불과할 정도로 뮌헨 수비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뮌헨은 전반 중반이 되자 압박 강도를 높였다. 4선을 밑으로 내린 뒤 서로의 간격을 좁히면서 협력 수비를 취했고 공격 옵션들의 전방 압박은 느슨한 틈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만주키치는 전반 33분까지 팀에서 태클 1위(3개)를 기록하며 원톱으로서 수비에 적극적이었다. 전반 37분에는 볼을 소유했던 송을 마크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유도하며 팀에 공격권을 안겨줬다. 뮌헨은 전반 38분까지 바르사에게 슈팅 6개를 허용했으나 대부분 실점으로 이어질 만한 장면이 아니었다. 전반 내내 빈틈없는 압박을 유지하며 상대 팀에 치명적인 실점 위기를 허락치 않았다.

 

바르사는 메시가 부상 여파로 선발 제외된 공백이 컸다. 뮌헨 진영에서 개인의 힘으로 상대 수비진을 벗겨낼 선수의 존재감이 약했다. 페드로-파브레가스-비야로 짜인 스리톱이 임펙트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던 것. 특히 파브레가스는 2선으로 내려와 패스를 주고 받는 플레이가 많았을 뿐 최전방 공격수 답지 않게 전반전에 슈팅이 없었다. 볼을 다루는 솜씨도 예전 같지 않았다. 전반전은 득점 없이 끝났으나 뮌헨의 경기 내용 우세가 두드러졌다.

 

[후반전] 로번의 왼발, 뮌헨의 결승 진출 이끌다

 

뮌헨은 후반 4분 로번 선제골에 의해 1-0으로 앞섰다. 로번은 페널티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안쪽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아드리아누를 앞에 두고 왼발로 대각선 슈팅을 날리며 바르사 골망을 흔들었다. 오로지 개인의 힘으로 골을 터뜨렸던 저력이 놀라웠다. 뮌헨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페드로-파브레가스-비야가 배워야 할 장면이었다. 그 이후 뮌헨은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며 바르사 공격 옵션들을 상대로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바르사는 후반 10분 사비를 빼고 산체스를 교체 투입했다. 최전방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파브레가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갔으며 비야가 중앙으로 이동했다. 사비를 교체한 것, 메시를 첫번째 교체 멤버로 투입하지 않은 것은 빌라노바 감독이 팀의 결승 진출 실패를 인정한 수순으로 보여진다. 빌라노바 체제가 과르디올라 체제보다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공격 옵션들의 전방 압박이 예전처럼 끈질긴 맛이 없으며 중원에서 패스미스가 많아진 느낌이다. 과거에 비해 선수들이 공수 양면에서 똘똘 뭉치는 결속력이 약해졌다.

 

후반 27분에는 피케가 자책골을 헌납했다. 골대 앞에서 리베리 컷백을 걷으려했으나 볼이 자신의 오른발을 맞고 골대 안으로 향했다. 후반 31분에는 뮐러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골대 앞에서 리베리가 왼쪽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받아낸 것. 두 명의 마크를 뿌리치고 크로스를 띄웠던 리베리의 재치가 돋보였다. 리베리는 팀의 두번째와 세번째 골 기회를 만들어내며 도우미 몫을 톡톡히 해냈다. 후반 39분까지 핵심 패스 팀 내 1위(4개)를 기록하며 바르사 원정 승리를 공헌했다. 뮌헨은 3-0 승리를 확정지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FC 바르셀로나vs바이에른 뮌헨, 출전 선수 명단

FC 바르셀로나(4-3-3) : 발데스/아드리아누-바르트라(후반 42분 몬토야)-피케-알베스/이니에스타(후반 20분 티아고)-송-사비(후반 10분 산체스)/페드로-파브레가스-비야
바이에른 뮌헨(4-2-3-1) : 노이어/알라바-판 부이텐-보아텡-람(후반 32분 하피냐)/슈바인슈타이거(후반 21분 구스타보)-마르티네스(후반 29분 티모슈크)/리베리-뮐러-로번/만주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