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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괴체 뮌헨행, 손흥민 도르트문트 이적 현실로?

 

'독일 축구의 신성' 마리오 괴체(21, 도르트문트)의 차기 행선지가 독일 최고의 클럽으로 손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결정됐다. 도르트문트가 23일 구단 페이스북을 통해 괴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공식 발표 한 것. 같은 날 바이에른 뮌헨도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괴체가 오는 7월 1일 클럽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에른 뮌헨이 괴체 영입에 바이아웃인 3700만 유로(약 538억 원)를 지불하면서 이적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괴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은 도르트문트에게 원치 않는 시나리오였다.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 내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을 무너뜨릴 유일한 적수다. 2010/11, 2011/12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를 달성했으며 지난 시즌 DFB 포칼컵 결승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을 제압했다. 비록 올 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분데스리가 챔피언을 내줬으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통해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괴체가 라이벌 클럽으로 둥지를 틀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며 분데스리가 우승 탈환마저 불투명하게 됐다.

도르트문트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 1위(27경기 23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까지 잃을 수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몇 달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입 관심을 받았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에서 6골 넣으며 유럽 대항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도르트문트는 최근 성적을 놓고 볼 때 빅 클럽이라 할 수 있으나 바이에른 뮌헨 같은 다른 빅 클럽들에 비해 재정이 풍족하지 않다. 불과 몇년 전에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다. 만약 도르트문트가 돈이 많은 클럽이었다면 괴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지난해 여름 카가와 신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은 없었을 것이다.

괴체를 잃게 된 도르트문트는 레반도프스키의 이탈 가능성과 맞물려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공격 옵션을 보강할 것이다. 거물급 선수 보다는 앞날의 미래가 촉망받는 젊은 선수 영입에 무게감이 실린다. 2008년 위르겐 클롭 감독 영입 이후 뛰어난 재능을 겸비한 영건들을 분데스리가 정상급 선수로 도약시켰던 경험이 있다. 함부르크의 에이스 손흥민 영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스타>는 지난 21일 "손흥민이 아스널과 여러 프리미어리그 최고 클럽들을 실망시키고 도르트문트와 계약하려고 한다"며 손흥민의 도르트문트 이적설을 제기했다. 손흥민 이적료로 2000만 파운드(약 341억 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도르트문트가 실제로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인지 의문이다. 하지만 괴체 이적과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로 수익이 늘어나면서 손흥민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에게 도르트문트 이적은 현명한 선택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에 진출하면 새로운 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으나 도르트문트는 그렇지 않다. 기동력과 포어체킹, 투지를 강조하는 클롭 감독의 전술에 적응할 필요가 있겠지만 분데스리가 경험이 부족한 영건은 아니다. 붙박이 주전이 보장되는 이점도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빛내려면 2013/14시즌에 많은 경기를 뛰며 실전 감각을 쌓으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더욱이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 2위를 기록중이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 유력하다.

무엇보다 클롭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신뢰한다. 공수 양면에서 많이 뛰는 축구를 선호하는 특성상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집단적으로 어리다. 괴체와 레반도프스키를 비롯해서 네벤 수보티치, 마츠 훔멜스, 윌카이 귄도간, 스벤 벤더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명의 영건들을 키워냈다. 카가와를 분데스리가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로 성장시켰던 인물도 클롭 감독이었다. 이미 동양인 선수를 성공적으로 육성한 경험이 있는 만큼 손흥민을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수로 길러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아직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함부르크에 잔류하거나 프리미어리그 이적을 선택할 수도 있으나 괴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라는 변수를 만나게 됐다. 다음 시즌 어느 팀 유니폼을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누빌지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