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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의 미드필더 개편, 반드시 필요하다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유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올해 여름 이적시장 행보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아질 것이다. 맨유는 지난 2년 동안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들을 영입했다. 2011년 여름에는 다비드 데 헤아, 애슐리 영, 필 존스와 계약했으며 2012년 여름에는 로빈 판 페르시, 카가와 신지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다섯 명 영입에 많은 이적료를 지출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2013년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대형 선수와의 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에도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나타내기 위해 올 시즌보다 업그레이드 된 전력을 갖춰야하며, 팀의 경기력 향상에 힘을 실어줄 가치가 충분한 이적생이 필요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2011/12시즌 32강 조별리그 탈락, 2012/13시즌 16강 탈락으로 잉글랜드 최정상급 클럽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현 스쿼드로는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을 넘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2009년 이후 세 팀에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패했다.

특히 미드필더 개편에 관심이 쏠린다.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에 걸쳐 스쿼드 변화가 불가피하다. 맨유가 고질적으로 중앙 미드필더가 약한 것은 유럽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측면 미드필더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올 시즌 모두 기대 이하였다. 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올 시즌 현재까지 무득점에 그치면서 팀 내 입지가 약해졌으며, 대니 웰백과 루이스 나니는 경쟁자 등장과 부상 여파로 기량이 떨어졌다. 최근에는 카가와가 왼쪽 윙어로 나섰으나 도르트문트 시절의 포스를 꾸준히 재현하지 못했다.

따라서 맨유는 미드필더 개편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야 다음 시즌 우승 희망을 열어갈 수 있다. 특히 중원은 새로운 미드필더 영입이 시급하다. '한때 은퇴설이 제기됐던' 올해 40세의 라이언 긱스, 39세의 폴 스콜스 후계자가 필요하다. 두 노장이 다음 시즌 팀에 남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때 스콜스의 후계자로 꼽혔던 안데르손은 올 시즌에도 미완의 대기에 그쳤다. 마이클 캐릭은 다음 시즌이면 32~33세가 되며 지금처럼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체력적인 어려움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존스는 은근히 부상이 잦았으며 대런 플래처는 두 시즌 연속 궤양성 대장염에 시달렸다. 이러한 불안 요소들을 줄이려면 수준급 중앙 미드필더 영입이 필수다.

새로운 윙어도 보강해야 한다.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윌프레드 자하(올 시즌까지 크리스탈 팰리스 소속)를 수혈했으나 득점력이 뛰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올 시즌 챔피언십 38경기에서 6골 8도움 기록했다. 38경기에서 슈팅 57개 날린 것을 놓고 볼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같은 득점력이 뛰어난 유형과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판 페르시-웨인 루니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파괴적인 윙어를 보유해야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이 힘을 얻을 것이다.

잉글랜드 축구 전문 사이트 <기브미풋볼>은 지난 15일 맨유의 이적시장 영입 대상 10명을 꼽았다. 레이턴 베인스(에버턴)를 제외한 9명이 미드필더다. 2008/09시즌까지 올드 트래포드를 빛냈던 호날두를 비롯하여 앙헬 디 마리아(레알 마드리드) 제임스 로드리게스, 주앙 무티뉴(이상 FC 포르투) 케빈 스트루트만(PSV 에인트호벤) 베인스, 마루앙 펠라이니(이상 에버턴) 빅터 완야마(셀틱) 아르투로 비달(유벤투스) 산드루(토트넘)가 10인에 포함됐다. 현실적으로 맨유가 10명을 모두 영입할 수 없지만 미드필더 영입이 시급하다는 것을 현지 언론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변수는 FFP(재정적 페어 플레이)룰 이다. 맨유는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들을 보강했으나 이제는 FFP룰 위반을 걱정해야 한다. 특정 선수 영입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기가 부담스럽다. 호날두 영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 복수의 이적생 영입을 통한 미드필더 개편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루니가 4-2-3-1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했다. 캐릭과 함께 더블 볼란테를 형성한 것. 지난 시즌에도 몇 차례 4-4-2의 중앙 미드필더를 맡은 경험이 있었으나 올 시즌에는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했으며 시즌 막판에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도맡게 됐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루니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포지션을 바꿨다고 해명했으나 맨유의 중원이 얼마나 취약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쩌면 맨유가 이적시장에서 미드필더 보강이 지지부진할 경우 다음 시즌 몇몇 경기에서 루니를 수비형 또는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도 있다.

루니의 수비형 미드필더 변신을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 영입을 염두한 퍼거슨 감독의 선택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할 수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맨유 이적설로 관심을 끌었던 인물.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하면 맨유 공격 옵션 중에 누군가 팀을 떠나거나 포지션을 바꿔야 한다. 만약 루니가 맨유에 잔류하면서 레반도프스키와 한솥밥을 먹을 경우 다음 시즌 미드필더 출전 횟수가 많아질 것이다. 어쨌든 맨유 미드필더진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